미디어 속에서 접하던 인도의 모습은 대개 무질서나 비위생, 혹은 카스트 제도 같은 단면들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 역시 단편적인 정보나 일면만을 보고 인도라는 국가에 대해 은연중에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번 <넥스트 인디아 코드>를 읽으면서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인도의 참모습을 제대로 이해해보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최근 세계 거시경제의 흐름을 살펴보면 인도가 지닌 무게감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끼게 되었어요. 14억이라는 거대한 인구 규모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과정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현재 인도의 경제 상황을 들여다보면 실질 GDP 성장률이 연 6~7%대를 유지하며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대체 생산 기지로 떠오르는 '포스트 차이나'의 핵심지로 주목받고 있죠. 정부 차원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가 맞물리면서 산업 기반이 빠르게 확충되는 중입니다. 디지털 금융 결제 시스템(UPI)의 대중화로 길거리 노점상부터 대형 쇼핑몰까지 QR코드로 거래하는 디지털 인프라가 정착한 점도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중요한 동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책 <넥스트 인디아 코드>는 이러한 인도의 거대한 변화 속에서 이 나라가 실제로 움직이는 내면의 원리를 파헤칩니다. 10년 이상 현지에서 거주하며 시장을 관찰해 온 저자의 경력이 반영되어 있어서 단순히 숫자나 뉴스 기사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들었던 실제 현장의 맥락을 체계적으로 분석되어 있었어요. 저자는 오늘날 인도를 이해하는 두 가지 핵심 메커니즘으로 '주가드(Jugaad)'와 '리프프로깅(Leapfrogging)'을 강조합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문제 해결책을 찾아내는 임기응변적 사고방식인 주가드가 인도 사회 밑바닥에 흐르고 있다면, 기존의 발전 단계를 건너뛰어 곧바로 최첨단 기술로 도약하는 리프프로깅은 현시점 인도의 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유선전화 시대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전국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단계로 넘어간 사례나, 최저 예산 수준으로 우주 탐사선 발사에 성공한 선례들이 담겨 있었어요. 다만 이 책은 인도의 긍정적인 잠재력만을 부각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 더 다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지역과 종교, 언어별로 파편화된 내부 시장의 복잡성과 까다로운 행정 절차, 법적 규제 등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직면하게 되는 도전 과제들도 가감없이 언급되어있었거든요. 인도를 단순히 하나의 단일한 국가로 볼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문화와 시장이 결합한 개별적인 집합체로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도 인상적이에요. 편견 너머 겉으로 보이는 혼돈 뒤에 작동하는 독특한 시각을 공부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신흥국 시장의 변화와 글로벌 경제의 커다란 축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현실적인 정보들이라 세계의 흐름을 읽어가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넥스트인디아코드 #미래의창 #김재훈 #북유럽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