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새로고침 365 - 부정적 감정을 끊어 내는 52가지 생각 설계 기술
라이언 부시 지음, 김익성 옮김 / 한빛비즈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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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흔히 감정이나 생각이 통제 불가능한 것처럼 느낀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불안이 엄습하며, 나쁜 습관을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 우리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체념하곤 한다. 그러나 Ryan A. Bush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을 보여준다. 우리의 마음은 생물학적 컴퓨터이며, 그 안에서 작동하는 정신적 소프트웨어는 재프로그래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백만 년의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한 우리의 마음은 특정 패턴으로 코딩되어 있다. 위험에 대한 과잉반응, 즉각적 보상에 대한 선호, 사회적 인정에 대한 갈망 등은 생존에 유리했던 옛 환경의 산물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기본 설정은 종종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Bush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뇌의 능력을 통해 우리가 이러한 정신적 소프트웨어를 의도적으로 재설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심리공학(Psychitecture)'이다. 건축가 (architect)가 물리적 공간을 설계하듯, 심리공학자(psychitect)는 자신의 내면 공간을 설계한다. 책은 이와같은 마음 기술을 이용해서 우리의 생각을 설계할 수 있는 52가지의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부시의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는 감정을 '알고리즘'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두려움, 질투, 분노, 불안은 받아들여야만 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 아니라, 재프로그래밍 가능한 심리적 코드다. 이러한 관점은 전통적인 심리학적 접근과 구별되는 부시의 독특한 접근 방식이다. 그는 감정을 소프트웨어의 버그에 비유한다. 프로그래머에게 코드 오류가 있는 것이 '괜찮다'고 말하는 것처럼, 현대 문화는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화내는 것이 괜찮다고 말한다. 물론 그것을 개인적으 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디버깅할 시간이다. 감정은 훈련될 수 있으며, 그 훈련에 전념하든 않든 이미 훈련되고 있다. 예를 들어, 파트너에 대한 지속적인 질투심은 상대방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정신적 소프트웨어의 문제다. 분노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강하게 벽을 쳤다 해도 그것은 약점이다. 심지어 타인에 대한 공감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역설적이게도 그것 역시 약점이며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정을 안정화시키는 법을 배워야만 그것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 부시는 부정적 감정 반응을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지나치게 단순해 보일 수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는 수년간 자신의 경험을 통해, 감정적 알고리즘을 문제의 근원으로 보면 이러한 반응들이 완전히 제거될 수 있음을 반복적으로 증명했다고 주장한다. 각각의 원치 않는 감정 반응은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독특한 도전이다. 어떤 것은 다른 것보다 더 어렵다. 하지만 부정적 감정에 대한 체념이야말로 평온한 마음에 대한 가장 큰 장애물이다.

현대 심리학에서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불가피한 좌절에서 빠르게 회복하는 능력은 실용적이며 가치 있다. 하지만 부시는 더 높은 목표를 제안한다. 회복탄력성이 넘어진 후 다시 일어서는 것이라면, 정신적 강건성(emotional robustness)은 애초에 넘어지지 않는 것이다. 강건한 마음은 강력한 면역 체계를 가진 마음이다. 더 많은 것을 견디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 세네카의 말처럼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을 동요시킬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것보다 더 확실한 위대함의 증거는 없다." 우리는 위협을 회피함으로써가 아니라, 그것을 준비함으로써 마음을 강화한다. 어려움에 노출시켜 마음이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고, 삶의 사건들에 의해 촉발될 가능성이 있는 감정적 알고리즘을 식별하고 재프로그래밍함으로써 해결이 가능하다. 감정을 억압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감정을 정밀한 도구로 인식하고 마스터하는 것이다. 감정은 위대한 일을 달성하는 데 사용될 수 있지만, 충돌하는 열정들은 거의 또는 보통 수준으로만 통제할 수 있다면 노력을 약화시킬 뿐이다. 감정이 원래 만들어진 반사적 기본 반응이라면, 오직 운만이 목표 달성을 도울 수 있다.

부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상태는 평정심(equanimity)이다. 이는 흔들리지 않는 평온과 심리적 안정의 상태로, 그리스 스토아철학의 아파테이아(apatheia), 에피쿠로스주의의 아타락시아(ataraxia), 불교의 우페카(upekkha)와 같이 거의 모든 실천철학과 종교에 동등한 개념이 존재한다. 빅쿠 보디(Bhikkhu Bodhi)는 평정심을 이렇게 정의한다. "그것은 마음의 고른 상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자유, 이득과 손실, 명예와 불명예, 칭찬과 비난, 쾌락과 고통에 의해 동요될 수 없는 내적 균형의 상태다." 이러한 상태는 고대 현자들만이 달성한 영적 열망처럼 보일 수 있지만, 부시는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달성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의 통찰력 있는 사고 실험은 이를 명확히 설명해 주고있다. 평정심은 바로 지금, 현재의 문제들에 대해 5년 전 문제들을 바라보는 그 느낌을 갖는 것이다. 즉, 그것들이 문제가 아니거나, 저절로 해결될 문제이거나, 가질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라는 것. 이 상태는 당신을 방해하는 감정 반응을 식별하고, 재구 조화 및 조절 전술을 사용해 그것들을 교정하며, 환경에도 불구하고 거의 완전한 안정성을 얻을 때까지 각각을 재프로그 래밍하는 점진적 과정을 통해 달성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비유처럼, 끊임없이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 곶과 같이 되라. 하지만 그것은 굳건히 서 있고 그 주위의 물의 소용돌이는 잠잠해진다."

부시의 핵심 통찰은 우리가 환경의 희생자가 아니라 마음의 건축가라는 것이다. 두려움이 야망을 막고, 질투가 관계를 망치며, 산만함이 삶을 지배하고, 내면의 비평가가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기대를 제시한다면, 그것은 고칠 수 없는 결함이 아니라 재프로그래밍 가능한 알고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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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빌어먹을 세상엔 로큰롤 스타가 필요하다
맹비오 지음 / 인디펍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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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은 도피가 아니라 생존의 방식이다. 이 빌어먹을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는 로큰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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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생존 - 지구상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피어난 생명의 경이로움
알렉스 라일리 지음, 엄성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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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생물들의 이야기는 생명이 우리 상상보다 훨씬 강인하고, 창의적이며, 끈질기다는 것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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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쌤의 오픽 편의점 -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IM-AL 오픽 종합서
제니.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LAB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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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직장 생활 5년 차, 나는 최근 승진 심사를 앞두고 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조건 중 하나가 바로 오픽 IM2 이상의 성적이었다. 대학 졸업 후 영어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내게 이것은 꽤나 부담스러운 과제였다. 주변 동료들도 비슷한 처지였다. 30대 후반의 김 대리는 벌써 세 번째 도전이라며 한숨을 쉬었고, 40대 초반의 박 과장은 학원을 알아보다가 수강료에 놀라 포기했다고 했다. 나 역시 퇴근 후 학원에 다닐 체력도, 주말을 온전히 투자할 여유도 없었다. 서점에 가서 오픽 책들을 둘러봤지만 선택은 쉽지 않았다. 어떤 책은 600페이지가 넘어 보기만 해도 숨이 막혔고, 어떤 책은 내용이 너무 간략해서 이것만으로 충분할까 의문이 들었다. 게다가 인터넷을 뒤져보니 오픽의 난이도가 예전보다 높아졌다는 말도 있어서 출간된 지 오래된 책은 피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시원스쿨에서 나온 신간을 발견했다. 제목이 독특했다. '제니쌤의 오픽 편의점'이라니. 편의점처럼 필요한 것만 골라 살 수 있다는 의미일까? 궁금증이 생겨 책을 펼쳐보았다.

첫 장을 넘기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등급별로 구분된 학습 가이드였다. IM1을 목표로 하는 사람, IM2-3을 목표로 하는 사람, 그리고 IH에서 AL로 도약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각각의 전략이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었다. 이것은 내게 큰 위안이 되었다. 나는 당장 IM2만 받으면 되는 상황이었기에, AL 수준의 고난도 표현까지 공부할 필요가 없었다.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IM 보장 답변'이라는 섹션이 인상적이었다. IM1과 IM2-3를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지, 어떤 표현을 써야 안전하게 목표 등급을 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었다. 막연하게 "더 잘해야 한다"는 식의 조언이 아니라, "이런 문장 구조를 사용하라", "이 정도 길이로 답변하라"는 실질적인 가이드가 있었다. 마치 내비게이션처럼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느낌이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나중에 더 높은 등급을 도전하고 싶을 때를 대비한 내용도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이거 쓰면 AL' 코너에서는 고급 표현들이 따로 정리되어 있었다. 지금 당장은 필요 없지만, 언젠가 욕심이 생길 때 참고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책이 더 든든하게 느껴졌다.

오픽 준비에서 가장 두려웠던 부분은 어떤 질문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인터넷 카페에서 후기를 읽어보면 같은 주제를 선택해도 사람마다 받는 질문이 천차만별이었다. 이 책은 그런 불안감을 상당 부분 해소해주었다. '최빈출 기출 콤보'라는 섹션에서 주제별로 자주 나오는 질문 조합을 문제은행 형식으로 정리해놓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집'이라는 주제를 선택하면, 집의 구조를 묻는 질문 다음에 집에서의 추억을 묻는 질문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식의 패턴이 있었다. 이런 콤보를 미리 알고 있으면, 첫 번째 질문에 답하면서 동시에 두 번째 질문을 예상하고 준비할 수 있다. 실제로 연습해보니 답변 준비 시간 15초가 훨씬 여유롭게 느껴졌다. 고난도 문제 대비도 체계적이었다. 특히 14번, 15번에 자주 나온다는 돌발 질문들을 따로 모아놓은 챕터가 있었다. "당신이 사는 지역의 지형적 특징을 설명하라"는 식의 난감한 질문들이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머릿속이 하얘졌을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이런 질문에 어떤 프레임워크로 접근해야 하는지, 어떤 순서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하는지 구체적인 템플릿을 제공했다. 지형 문제라면 위치 → 주변 환경 → 특징 → 개인적 경험 순으로 답변을 구성하면 된다는 식이었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혼자 공부할 때 발음이나 억양을 교정받을 방법이 없다는 점이었다. 학원에 가면 강사가 피드백을 줄 텐데, 독학으로는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건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문제를 QR코드로 해결했다. 각 모범답변 옆에 QR코드가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제니쌤이 직접 그 답변을 읽어주는 영상이 재생되었다. 총 236개의 영상이 무료로 제공된다니, 이것만으로도 책값은 충분히 뽑는 것 같았다. 영상에서는 단순히 답변을 읽는 것을 넘어서,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하는지, 어떤 단어를 강조해야 하는지, 연음은 어떻게 처리하는지까지 세세하게 보여줬다. 저녁 시간에 거실 소파에 앉아 책을 보다가 QR코드를 스캔해서 영상을 보는 것이 내 일과가 되었다. 영상을 먼저 듣고, 그대로 따라 하는 섀도잉 연습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속도를 따라가기 버거웠지만, 일주일쯤 지나니 제법 자연스럽게 따라 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답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IM 레벨 답변은 대략 얼마나 길게 해야 하는지, AL 레벨은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실전모의고사가 수록되어 있었다. 날개에 적힌 쿠폰 번호로 온라인에 접속하면 실제 오픽 형식과 똑같은 모의고사를 볼 수 있었다. 문제 영상이 재생되고, 준비 시간 15초가 주어지고, 답변 시간이 카운트다운되는 방식이었다. 처음 모의고사를 봤을 때는 예상보다 훨씬 긴장되었다. 실제 시험장에서도 이 정도 긴장감이라면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의고사를 본 후에는 해설강의를 들었다. 5개 강의가 무료로 제공되었는데, 각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내가 놓친 부분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내가 답변한 내용을 스스로 돌아보면서, "이 부분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했어야 했는데", "여기서는 과거형을 썼어야 하는데" 같은 반성점을 찾을 수 있었다. 모의고사를 세 번 반복하고 나니, 실전에서 어떤 질문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15초 준비 시간 동안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답변을 어떻게 구조화해야 하는지, 시간이 모자랄 것 같을 때는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는지 등 실전 스킬이 몸에 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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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S 토플 X 시원스쿨 Updated TOEFL 실전모의고사 - 시원스쿨 토플 실전서 Updated TOEFL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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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표지의 'Updated TOEFL'라는 글자가 유난히 크게 보였고, 그 아래 '완벽 반영'라는 문구가 마치 나에게 건네는 약속처럼 느껴졌습니다. 개편된 시험이라는 말에 가슴 한편이 먹먹해졌습니다. 이미 토플이라는 산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그 산의 지형마저 바뀌어 버렸다는 사실이 막막하게 다가왔습니다. 책장을 넘기면서 개편 내용을 읽을 때, 저는 숨을 참고 있었습니다. 마치 중요한 편지를 뜯어보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한 글자 한 글자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읽었습니다. '더미 문제가 다시 추가되었다'는 부분에서는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어떤 문제가 진짜이고 어떤 것이 가짜인지도 모른 채 모든 문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그것은 마치 어둠 속에서 길을 찾는 것과 같은 불안감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상한 안도감도 느꼈습니다. 적어도 이 책은 나를 속이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ETS 공식 파트너라는 이름, 3회분의 완전한 모의고사, 그리고 실제 시험 화면을 재현했다는 설명들이 마치 "우리가 함께 있으니 괜찮을 거야"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습니다.

첫 번째 모의고사를 풀어 본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토요일 아침 9시,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창문을 닫아 조용한 환경을 만들고, 타이머를 설정했습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습니다. 아직 실제 시험장도 아닌데 말입니다. 리딩 첫 지문을 읽기 시작했을 때, 글자들이 눈앞에서 춤을 추는 것 같았습니다. 문장은 읽히는데 의미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다시 읽고, 또 읽었습니다. 시간은 무정하게 흘러갔습니다. 첫 번째 지문을 끝내고 나니 이미 예상보다 5분이나 더 걸려 있었습니다.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렀습니다. 리스닝에서는 더 당황스러웠습니다. 노트를 열심히 적었지만, 정작 문제를 풀 때 보니 정말 필요한 정보는 하나도 적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교수의 말이 귓가를 스쳐 지나가고, 학생들의 질문이 공중에 흩어지고, 저는 그저 멍하니 헤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를 쫓아가기에만 급급했습니다. 라이팅 섹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정신적으로 지쳐 있었습니다. 통합형 문제에서 리스닝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당황했고, 독립형 문제에서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한참을 빈 화면만 바라보았습니다. 결국 시간에 쫓겨 급하게 마무리했고, 제출 버튼을 누를 때 손가락이 떨렸습니다. 스피킹은 차라리 악몽이었습니다. 준비 시간 15초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답변 시간 45초는 영원처럼 느껴졌습니다. 말을 더듬고, 침묵이 흐르고, 의미 없는 단어들만 입 밖으로 나왔습니다. 녹음된 제 목소리를 들었을 때,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3시간의 마라톤이 끝났을 때, 저는 그저 책상에 고개를 묻고 싶었습니다.

며칠 동안 채점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책은 책상 위에 놓여 있었지만, 마치 저를 심판하는 판사처럼 느껴져 쳐다보기도 싫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마주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도망칠 수 없다면 직면해야 합니다. 정답을 확인하면서 예상했던 대로 많이 틀렸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예상만큼 좌절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각 문제의 해설을 읽으면서 "아, 그렇구나" 하는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제가 왜 틀렸는지, 어떤 함정에 빠졌는지, 무엇을 놓쳤는지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라이팅과 스피킹의 모범 답안을 읽을 때는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원어민 선생님들의 답안은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을 정확하게,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답안들을 소리 내어 읽고, 다시 읽고, 또 읽었습니다. 마치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를 외우듯이 자연스럽게 입에 붙을 때까지 반복했습니다. 해설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제가 영어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시험을 대하는 방법을 몰랐다는 것이었습니다. 리딩에서는 세부 사항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전체 구조를 놓쳤고, 리스닝에서는 모든 것을 적으려다 정작 중요한 포인트를 놓쳤습니다. 라이팅에서는 완벽한 문장을 만들려다 시간을 낭비했고, 스피킹에서는 문법을 신경 쓰느라 유창성을 잃었습니다.

세 번째 모의고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30분씩 리딩 연습을 했고, 출퇴근길에는 어김없이 리스닝을 했습니다. 주말에는 라이팅과 스피킹에 집중했습니다. 책의 모범 답안들은 이제 제 일부가 되어 있었습니다. 특정 표현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 답안이 떠올랐고, 문제 유형을 보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보다 향상된 나의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 이 책을 다시 보면 여백에 적힌 제 메모들이 보입니다. 처음에는 좌절과 혼란의 흔적이었던 것들이, 점점 깨달음과 전략의 기록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구겨진 페이지, 형광펜으로 그어진 줄들, 여기저기 붙은 포스트잇들. 이 모든 것이 제가 걸어온 길의 증거입니다. 토플이라는 여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과 함께라면, 그 험난한 길도 조금은 덜 외롭게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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