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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들의 모국어
권여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9월
평점 :
대학때 허영만의 만화 "식객"의 열열한 팬이었다. "식객"은 허영만 작가의 대표작으로, 음식과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만화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다양한 지역의 고유 음식과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풍부한 음식 문화를 소개한다. 주인공은 음식 고수들과의 대결을 통해 그들의 철학과 삶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통해 독자에게 음식의 깊은 의미를 전해 주었다. 주인공은 음식에 대한 깊은 열정을 가진 인물로,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각 지역의 전통 요리와 음식을 탐험한다. 매 에피소드마다 다른 음식 고수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며, 각 고수의 조리법, 재료, 그리고 그 음식에 얽힌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단순한 요리법 이상의 것을 배우게 되며, 음식이 사람과 문화, 그리고 역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식객"에서는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들이 소개된다. 전라도의 김치찌개, 경상도의 생선구이, 강원도의 메밀국수 등, 다양한 지역 음식들이 그 지역의 기후, 지리, 그리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따라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작품은 또한 음식이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이야기 해주어, 감동을 전달하였다. 음식을 통해 나누는 대화,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 친구와의 우정 등이 강조되며,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 음식은 사람들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매개체로 작용한 것이다. 이번에 음식이 또한 안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술꾼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이야기를 자신의 인생 여정과 함께 담담하게 엮은 산문집을 읽었다. 안주를 매개로 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권여선님의 <술꾼들의 모국어>였다.
『술꾼들의 모국어』에서 권여선은 '안주'를 단순한 음식이 아닌, 인간 관계의 매개체로 제시한다. 책에서 저자는 대학 시절 순대와의 만남을 계기로 새로운 미각의 세계를 경험했고, 그 이후 음식을 통해 하루를 세세히 구분짓기 시작한다. 음식은 그녀에게 단순한 섭취 행위 이상으로, 위기와 갈등을 야기하고, 동시에 화해와 위안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음식이 사람들 사이에 교류를 가능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관계의 형성과 해소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책을 읽는 이의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권여선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술과 안주의 조화'인 것 같다. 때로는 술이 없이도 안주를 즐기며 독립적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술과 안주의 관계는 필연적이라는 생각을 놓치지 않는다. 술과 안주의 관계는 일종의 짝꿍처럼, 함께 있으면 완벽하지만 각각으로도 존재의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그녀의 삶과 관계의 방식이 드러난다. 애주가인 본인에게도 안주에 이렇게까지 의미를 두자 않았는데, 안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전해 주었다.
『술꾼들의 모국어』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는 저자의 다양한 음식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각 장에서는 제철 재료를 다루는 방법, 조리 과정, 그리고 그 음식을 통해 형성된 인간관계가 세밀하게 그려진다. 첫 장 '라일락과 순대'는 저자가 대학 시절 처음 순대를 먹고 미각의 신세계를 경험하며 시작된 음식 여정을 소개해 준다. '땡초의 계절'에서는 매운 음식에 대한 애정이 운명처럼 그려지며, '젓갈과 죽의 마리아주'에서는 단식 후 다시 맛보는 음식을 '부활의 음식'으로 표현한다. 이런 방식으로 음식은 일상 속에서 저자와 사람들 사이에 중요한 교류의 도구로 자리잡는다. 특히 저자는 '급식의 온도'와 같은 장에서 창작촌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음식을 통한 새로운 관계의 형성을 강조한다. 음식이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부각시키며, 이는 독자에게도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술꾼들의 모국어』는 다른 음식 관련 산문집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는 것 같다. 일반적인 음식 책들이 요리법이나 재료의 설명에 집중한다면, 이 책은 음식 자체가 아닌 음식이 만들어내는 관계와 감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는 음식에 대한 자신의 감각적 경험을 바탕으로 음식을 통한 인간관계의 형성 과정을 묘사하며, 독자에게 음식이 주는 감각적, 심리적 경험을 섬세하게 전달해 준다. 특히, 음식이 단순히 맛을 넘어 일상 속에서 관계를 맺고 해소하는 매개체로 기능하는 점은 독자들에게 음식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한다. 일반적인 요리책과는 달리, 『술꾼들의 모국어』는 음식이 개인과 공동체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하며, 독자에게는 감정적 연결 고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음식과 술은 관계의 핵심이다'라는 점이다. 그녀는 음식을 통해 인생에서 겪는 갈등과 화해, 희열을 드러내며, 이는 곧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묘사로 이어진다. '음식은 위기와 갈등을 만들기도 하고, 화해와 위안을 주기도 한다'는 말처럼, 음식은 단순히 먹는 행위를 넘어 우리 삶의 여러 국면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음식은 혀의 언어다'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음식이 감각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방식은 언어 이상의 전달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음식을 통한 감각적 경험이 얼마나 우리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술꾼들의 모국어』는 음식에 대한 감각적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요리를 인간 관계의 중요한 매개체로 바라보는 독자들은 이 책에서 깊은 공감을 얻을 것이다. 또한, 음식을 통해 사회적 관계와 감정적 교류를 탐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훌륭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술꾼들의 모국어, 총리뷰
이 책을 통해 일상 속에서 음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음식이 인간관계와 감정의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또한, 저자의 세밀한 묘사와 감각적 표현을 통해 독자들은 음식의 미묘한 맛과 향, 그리고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적 반응에 대해 깊이 공감할 수 있어 좋았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