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VS 뮤지컬 - 종합예술 집안의 半半한 자손들, 오페라와 뮤지컬이 전하는 변치 않는 이야기들
임윤전 지음 / J&jj(디지털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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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는 음악, 연기, 무대 미술, 문학이 결합된 종합 예술로, 그 매력은 단순히 음악적인 요소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페라는 극적인 이야기와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예술 장르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오페라를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며, 그로 인해 이 훌륭한 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우리는 오페라의 본질과 그 대표작들을 살펴보며, 오페라가 실제로 얼마나 흥미롭고 접근 가능한 장르인지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오페라와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 최근 뮤지컬이 인기를 얻고 있다. 명성왕후를 비롯하여 안중근 의사를 주제로 하는 영웅 등 수준높은 뮤지컬 공연도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다. 생각해보니, 뮤지컬과 오페라가 어떻게 다른지 어떤 측면에서 차별점이 있는지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이번에 이 주제로 오페라와 뮤지컬을 대비하면서 흥미롭게 이야기 해 주는 신간을 읽었다. 임윤전님의 <오페라 VS. 뮤지컬>이었다. 이번 기회에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점을 바르게 이해하고 공연에서 주는 좀더 깊은 감동을 얻고자 한다. ^.^

음악과 극이 결합된 공연 예술의 대표적인 장르로 오페라와 뮤지컬이 있다. 두 장르는 모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감동적인 이야기와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 두 장르는 기원, 음악적 특징, 공연 방식, 무대 연출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를 상세히 분석하고 각 장르의 고유한 특징을 탐구하고, 역사적 작곡가와 그 작품들에 대해 흥미롭게 전달해 준다. 책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삽화는 AI로 구현해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오페라는 16세기 말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공연 예술 장르로, 음악과 연극을 결합한 형식으로 시작되었다. 최초의 오페라로 여겨지는 작품은 야코포 페리(Jacopo Peri)의 다프네(Dafne)(1598)이며, 이후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Claudio Monteverdi)의 오르페오(Orfeo)(1607)를 통해 본격적으로 발전하였다. 오페라는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하며, 전통적으로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성악가들의 노래로 이루어진다. 벨칸토(bel canto) 기법이 주요 성악 스타일로 사용되며, 이 기법은 아름답고 유려한 선율과 뛰어난 발성 기법을 강조한다. 오페라는 또한 아리아(Aria), 레치타티보(Recitativo), 코러스(Chorus) 등의 음악적 요소로 구성된다. 전통적인 오페라는 주로 이탈리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유럽의 주요 언어로 공연된다. 무대 연출은 웅장하고 화려하며, 대형 무대 장치와 정교한 의상, 역사적인 배경을 재현하는 데 중점을 둔다. 현대 오페라는 이러한 전통적인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새로운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뮤지컬은 20세기 초 미국에서 발달한 공연 예술 장르로, 오페레타(Operetta)와 보드빌(Vaudeville)의 영향을 받아 탄생하였다. 1920~30년대에 브로드웨이(Broadway)를 중심으로 발전하였으며,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dgers)와 오스카 해머스타인(Oscar Hammerstein II) 등의 작곡가들이 등장하면서 현대적인 뮤지컬의 형태가 확립되었다. 뮤지컬은 대중음악을 기반으로 하며, 클래식뿐만 아니라 재즈, 록, 팝, R&B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활용한다. 뮤지컬의 노래는 스토리 전개와 감정 표현을 강조하며, 대사와 노래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형식을 가진다. 또한 뮤지컬은 대중적인 성악 스타일을 사용하며, 오페라처럼 성악적 기교보다는 감정 전달과 스토리텔링을 중시한다. 뮤지컬은 주로 영어로 공연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언어로 번안되어 세계적으로 공연되고 있다. 무대 연출은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조명, 특수 효과, 무대 장치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특히 뮤지컬에서는 춤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안무가 극의 흐름과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페라는 클래식 음악과 성악적 기교를 중심으로 하며, 오케스트라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뮤지컬은 대중음악을 바탕으로 하며, 밴드나 소규모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한다. 또한 오페라는 전체 공연이 노래로 진행되지만, 뮤지컬은 노래뿐만 아니라 대사와 춤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오페라는 레치타티보를 통해 이야기 전개를 이루며, 감정 표현이 아리아에 집중된다. 반면, 뮤지컬은 노래, 대사, 춤이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있으며, 극적 흐름이 대화를 통해 명확하게 전달된다. 오페라에서는 감정 표현이 음악을 통해 전달되는 반면, 뮤지컬은 보다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오페라는 전통적으로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 연출을 특징으로 하며, 역사적 배경과 고전적인 스타일을 강조한다. 반면, 뮤지컬은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무대 연출을 활용하며, 첨단 기술과 특수 효과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뮤지컬에서는 무대 장치가 유동적으로 변화하며, 극의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데 활용된다.

​현대 오페라는 전통적인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실험적인 무대 연출과 현대적인 주제를 반영하는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영화와 접목된 오페라나, 전통적인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들이 증가하고 있다. 뮤지컬은 이제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장르로 성장하고 있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전 세계에서 공연되며, 한국, 일본, 유럽 등에서 독창적인 뮤지컬이 제작되고 있다. 특히 영화와 TV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뮤지컬이 증가하면서 대중과의 접점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각 장르의 특징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더욱 풍부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으며, 두 장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공연 예술이 탄생할 가능성도 크다. 오페라와 뮤지컬의 공존과 발전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흥미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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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살아볼 만한 삶이겠다
이서연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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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삶의 무게에 짓눌린다고 느낀다.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경제적 불안정성은 우리의 삶을 더욱 힘겹게 만든다. 인간관계마저 팍팍해진 지금, 우리는 때때로 ‘과연 살아볼 만한 삶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이러한 질문 앞에서 흔히 우리는 철학과 문학을 통해 위안을 얻는다. 이번에 아직은 삶만한 세상에 대한 담담한 에세이집을 읽었다. 이서연님의 <어쩌면 살아볼 만한 삶이겠다>였다. 아직은 우리 사회가 살아볼만하고 희망이 있는 곳이 아닐까? 저자의 글에 위안을 받고 싶다. ^.^

‘나를 대신해서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 준 누군가의 글을 읽으면 그렇게 눈물이 날 수밖에 없다.’

이서연 저자가 프롤로그에 쓴 문장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슬프고 우울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정의하지 못할 때, 비슷한 경험을 한 누군가의 솔직한 글을 마주하면 가슴 깊이 울림을 느끼게 된다. 마치 한 대 맞은 듯 먹먹함과 함께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경험, 이유조차 모른 채 흐르는 눈물 속에서 우리는 공감과 위로를 발견한다.

사람은 때때로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자신의 내면에서 외치는 목소리를 외면할 때, 마음속 깊은 틈이 점점 벌어지는 법이다. 아프면 아프다고 인정하고, 힘들면 쉬어가며,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해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이서연 작가는 슬픔과 우울을 극복하라는 흔한 메시지 대신, 감정 자체를 전달하고자 한다. 글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이를 받아들일 용기를 가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어쩌면 살아볼 만한 삶이겠다』는 복잡한 현대 사회 속에서 흔들리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는 에세이다. 우리의 우울이 찬란해지는 순간 우울과 슬픔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저자는 울음과 웃음의 이면에서, 행복을 향한 인간의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혼자만 힘들다고 느껴지는 순간, 공허함에 사로잡히는 이유를 살펴보며, 우울을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보지 않고 성장과 자기 이해의 과정으로 바라본다. 또한 우린 꽤 괜찮은 사람이란 걸 알아차리고 인간관계와 자기 인식에 대헤 이야기 한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법, 건강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신이 이미 충분히 괜찮은 사람임을 인식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길 권한다.

​불안이 우릴 지켜주는 순간 불안과 두려움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법은 어떨까? 불안을 완전히 없애려 하기보다는 그것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저자는 불안을 다스리는 다양한 방법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를 통해 독자들이 불안을 새로운 시각으로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마지막으로 사라이야기는 공감이 많이 간다. -나도 너도 사랑할 수 있을 거야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의 본질과 그로 인한 감정의 변화, 사랑을 통해 얻는 성장과 깨달음에 대해 탐구하며, 관계 형성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닌,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요소임을 강조한다.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저자의 솔직하고 담담한 문체다. 마치 친한 친구와 대화하듯 편안하게 다가오는 글은 화려한 수사 없이도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이 녹아 있어 더욱 진솔하게 다가오는 이 책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현실적인 조언과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삶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에 직면한 이들에게 따뜻한 등불이 되어 줄 것이다. 단순히 힘내라는 메시지가 아니다.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울과 불안이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님을 깨닫게 하고, 그것을 안고 살아가는 방식을 이야기한다. 관점을 바꿔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알려주는 이 책은, 한 줄 한 줄이 마음 깊이 와닿는다.

책 속의 인상적인 문장들:

"나는 당신이 살아주면 좋겠습니다." - 자격이 필요하지 않은 행복

"부정적인 감정이 내 마음속에서 자릴 비켜줄 때가 오면, 우리가 해야 할 연습이 있습니다. 바로 행복을 느끼는 시간을 더 오래 지속시키는 것입니다."

"공허함을 '피하고만 싶은 존재'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원래 내 안에 살던 친구이니, 찾아올 땐 반갑지 않더라도 문을 열어주며 잠시 자릴 내어주면 좋겠습니다."

"인간관계를 맺을 때 자주 하는 착각이 있다. 바로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하지만 정말 좋은 사람이란 내 정신적 에너지를 빼앗지 않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관계가 건강한 관계다."

따뜻한 위로와 단단해지는 마음을 전하는 책이다. 오디오북으로 들으며 내면을 다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편안한 문체와 감성적인 표현 덕분에 쉽게 읽히면서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 책은, 삶을 버티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위안을 받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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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솔숲에서
송혜림 지음 / 메이킹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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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자신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이론과 개념을 사용한다. 정신의학, 심리학, 철학 등은 우리의 내면을 탐구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이러한 이론이 과연 우리의 복잡한 정체성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 우리는 매일같이 자신을 성찰하고,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감정을 분석하지만, 우리 내면의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감정과 정체성은 종종 지나치기 쉽다. 정신의학은 인간의 고통과 고유한 경험을 진단하고 분류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만, 이러한 진단이 과연 개인의 복잡한 마음을 온전히 포착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 현대 사회에서 여러 스트레스와 복합적인 원인으로 우울증이나 조울증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사회적인 시선을 의식하여 이러한 병을 숨기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은, 때로 개인의 질병의 심각성을 단순화하고, 그로 인해 중요한 맥락이 사라지기도 한다. 이번에 자신의 조울증을 숨기지 않고 자신의 조울에 대한 경험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자신의 기록을 상세히 전달해 주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송혜림님의 <나의 솔숲에서>였다. 아직까지 현대의 정신건강 의학이 포착하지 못한 복잡한 인간성이라 할 수 있는 조울에 대해 저자의 경험과 그의 극복을 위한 노력 사례를 통해서 분석하고 우리에게 다시한번 우울증이나 조울증에 대해서 화두를 던지는 시간이 었다.

책의 저자가 경험한 조울증과 그 감정의 기복을 기록한 내용을 읽으며, 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조울증이 단지 감정의 기복만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과 정신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졌다. 저자는 자신의 내면의 갈등과, 그로 인한 고통을 솔직하게 기록하며, 그 감정의 기복이 단순한 감정의 변화가 아니라, 삶의 전반적인 흐름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기록을 읽으면서 나는 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저자가 경험한 극단적인 감정 변화를 깊이 느꼈다. 우울과 고양의 감정 사이를 오가는 그 복잡한 감정선에서, 저자는 자신의 삶을 어떻게 조율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살아간다. 감정이 마치 한순간에 폭발하거나, 또 한순간에 침잠하는 것처럼 보일 때, 그 감정의 격차는 일상적인 삶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나는 그때마다 "내가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감정의 폭풍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재정의하려는 모습은, 조울증이라는 병을 단지 병리적인 문제로만 바라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그에게 조울증은 그 사람의 감정적 풍경을 이룬다. 그 속에서 저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려 애쓰고, 감정의 극단적인 변화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뇌한다. 이 점에서, 나는 저자가 겪은 그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마치 나 자신의 삶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감정의 기복이 큰 나는, 그때그때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나는 내 자신이 저자와 비슷한 상황을 겪을 때, 어떻게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 감정이 극단적으로 흔들릴 때마다, 나도 저자처럼 그 변화에 적응하려고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울한 기분에 휩쓸리거나, 과도하게 들떠 버릴 때, 나의 생각은 흐릿해지고, 그 무엇도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런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시간을 보내는 일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감정들이 다시 흐려지거나, 더 이상 과거처럼 극단적인 변화로 다가오지 않을 때도 있다. 저자의 기록을 통해, 나는 그 감정의 변화를 내 삶에서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게 되었다.

저자가 "체리 콩포트"를 만들면서, 감정의 적당한 농도를 맞추려는 비유를 든 부분은 특히 인상 깊었다. 감정도 체리 콩포트처럼 적당히 끓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나는 많은 위로를 받았다. 지나치게 고조되거나, 흐릿해지지 않도록 감정의 농도를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나 자신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조울증을 겪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감정을 조절하고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내가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삶을 더 잘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감정의 기복이 단지 정신적인 질환만으로 치부되지 않음을 깨달았다. 감정의 변화를 어떻게 다루는지가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느꼈다. 감정은 단순히 일시적인 변화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저자가 겪은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내게 많은 교훈을 주었고, 나는 그 교훈을 바탕으로 내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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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번째 이름은 연아입니다 - 가난하거나, 아프거나, 술 취했거나, 미치지 않으면 나를 만날 수 없다
신아현 지음 / 데이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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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크뢸러뮐러 뮤지엄과의 공동 기획으로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는 고흐전에 다녀왔다. 많은 작품들이 감동과 위안을 주었지만, 그 중에서 전시된 <착한 사마리안인>은 고흐의 독특한 화풍과 감정이 담긴 작품으로, 깊은 감동을 주었다. 이 작품은 인간의 연민과 도움의 손길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고흐의 예술적 비전과 사회적 메 시지를 동시에 전달해 주었다. <착한 사마리안인>은 성경의 착한 사마리안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여, 타인을 돕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흐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애와 연민의 가치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고흐의 독특한 색채 사용과 강렬한 붓질은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고흐 특유의 따뜻한 색조는 보는 이에게 따뜻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인물들의 표정과 자세는 그들의 감정을 잘 전달해 주는 것 같다. 이 작품은 사회적 연대와 도움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고흐는 자신의 예술을 통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을 촉구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번에 사회복지사의 삶과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에세이 집을 읽었다. 신아현님의 <나의 두 번째 이름은 연아입니다>였다. 가슴을 울이는 에세이 집이었다.

세상은 저마다의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화려한 조명 아래 환히 웃는 얼굴이 있는가 하면, 그 뒤편에는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조용히 눈물을 삼키는 이들도 존재한다. 때로는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는 그늘진 자리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포기할 듯한 절망 속에 갇혀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도록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사회복지사들이다. 그들은 거창한 명예나 큰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단지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와 도움을 건네는 일을 삶의 소명으로 삼는다. 길 위에서 쓰러진 이를 일으켜 세우는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사회복지사들은 스스로 걸을 힘이 없는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짐을 나누어 지고 함께 걸어간다.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누군가는 꼭 그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빈곤과 병마, 학대와 소외, 편견과 차별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사회복지사는 등불과 같은 존재다. 그들은 종종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에 작은 기적을 만들어낸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직업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삶을 바꾸는 기적과도 같은 존재가 된다.

처음 이 책을 들었을 때, 제목을 보고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사람의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다. '연아'라는 이름은 마치 새로운 결심을 다짐한 사람처럼 느껴졌고, 책 표지의 노란색과 초록색이 어우러진 모습은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느낌을 주었죠. 마치 사람들의 삶이 변화하는 순간을 다룬 에세이일 것처럼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그러나 책의 첫 장을 넘기고 나서야, 그 제목의 배경과 저자의 진심을 알게 되었다. '연아'라는 이름이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만난 민원인들에게 자조적으로 붙여진 별명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제 마음은 한순간에 무거워졌다.

사회복지 공무원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그간 별다른 경험 없이 상상할 수 있던 것보다 더 고통스럽고 피곤한 일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은 알지만, 하루하루 민원인들의 고통과 불만을 직면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삶은 상상 그 이상으로 고단할 것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는 우리가 쉽게 알지 못하는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의 진짜 얼굴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을까? 저자는 처음 사회복지사를 꿈꾸게 된 순간부터 어려운 시절을 겪으며 그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고, 그 후 수많은 시련 속에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쓰러짐이라는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사회복지사로서의 길을 결심하게 되었고, 어머니를 돌보며 자신의 꿈을 다시 찾게 되었고, 드디어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하지만 사회복지사로서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다. 사람들의 삶은 모두 다 달랐지만, 그 속에서 마주한 것은 고통과 슬픔이었다. 사회복지사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지만, 그들의 삶이 너무나도 힘겨워서 매일 그들의 부정적인 에너지에 밀려가며 고군분투해야 했다. 민원인들로부터 비난과 폭언을 듣고, 이유 없이 찾아와 억지를 부리며 항의하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마다 저자는 좌절하고 고통스러워했다. 그런데도 매일 같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사회복지사로서의 사명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가슴이 아팠던 부분은 민원인들로부터의 폭언과 폭행이었다. "이년아, 저년아"라는 말에서 유래된 그 이름은 저자에게 그만큼 참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은 사람들 속에서 그들을 도와주는 일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민원인들 중 일부는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기 위한 정당한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일 수 있지만, 그들의 내면에는 절실히 도움이 필요한 마음이 있었기에, 저자는 그들을 위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러나 그 모든 일들이 저자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겨주었는지를 알게 되면, 그저 감사함을 느끼며 지낼 수만은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의 진정성과 그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통일 것이다. 물론, 책 속에는 저자가 경험한 따뜻한 이야기도 있다. '행복한 생신상 사업'은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생신을 축하하며 케이크와 선물을 전달하는 일이었고, 그들은 평생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생일 축하를 받았다는 사실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또한, 저자는 그들을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받으며, 그들의 삶에 작은 기쁨을 선사하는 일에 의미를 두었다.

우리 모두가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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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독일사 - 철학과 예술과 과학이 살아 숨 쉬는 지성의 나라 독일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손선홍 지음 / 다산초당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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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행은 우리에게 서로 다름 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기회가 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긴 여행을 떠나기는 쉽지 않지만, 과거 대학 시절 배낭여행을 통해 경험했던 유럽의 풍경과 문화는 여전히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번에 직접적인 여행은 아니지만, 독일의 30개 도시를 따라 역사 속을 탐험하며, 그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흥미로운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손선홍님의 <30개 도시로 일는 독일사>였다. 도시를 따라 여행하면서 알아보는 독일사 탐구는, 유럽과 세계 속에서 독일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는 여정이 될 것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좋은 기회였다. ^.^

독일은 유럽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온 나라로, 정치적 격변과 문화적 융성을 거듭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로마 제국의 경계를 형성했던 라인강 유역에서부터 신성 로마 제국, 프로이센의 부상, 두 차례의 세계대전, 분단과 통일에 이르기까지 독일의 역사는 그 자체로 유럽의 흐름을 대변한다. 이러한 역사적 변화는 독일의 다양한 도시들에 깊이 새겨져 있으며, 각 도시는 독자적인 스토리를 품고 있다. 저자는 독일의 30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독일의 역사를 조망하고자 한다. 베를린, 뮌헨, 함부르크, 쾰른 등과 같은 대도시뿐만 아니라, 아이제나흐, 밤베르크, 뷔르츠부르크 같은 역사적 명소를 포함하여 각 도시가 어떻게 독일사의 흐름을 형성했는지 살펴본다. 이들 도시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장소로서 독일이 걸어온 길을 반영하는 거울과 같아, 독일을 이해하는 데 있어 도시는 필수적인 요소다. 한 도시의 거리와 광장, 성당과 성곽, 박물관과 기념비들은 그곳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유럽의 중심에 위치한 독일은 오랜 역사를 통해 수많은 변화를 겪으며 현대에 이르렀다. 독일의 역사는 유럽과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하는 사건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독일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주요 30개 도시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은 각 지역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 발전을 보다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독일의 역사는 고대 게르만족의 저항에서부터 시작된다. 서기 9년 토이토부르크숲 전투에서 게르만족이 로마군을 격퇴한 것은 독일 역사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이 전투에서 헤르만이 이끄는 게르만 부족들은 울창한 숲을 이용하여 로마군을 매복 공격하였고, 이로 인해 로마는 게르마니아를 완전히 점령하는 것을 포기하였다. 이 사건은 독일 민족의 정체성과 독립 정신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후 중세 초기에는 신성 로마 제국의 출현과 함께 독일 지역은 유럽의 정치적 중심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중세에 접어들면서 독일은 신성 로마 제국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특히 마인츠는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 인쇄술이 발명된 곳으로, 이는 정보와 지식의 보급을 가속화하며 종교 개혁을 비롯한 유럽의 거대한 변화에 기여했다. 16세기에 이르러 비텐베르크에서는 마르틴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발표하며 종교 개혁의 불씨를 지폈다. 이 사건은 로마 가톨릭 교회의 부패를 폭로하며 신앙의 자유를 주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루터의 사상이 독일 전역으로 퍼지는 데에는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인쇄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함부르크와 브레멘과 같은 항구 도시는 한자동맹의 중심지로서 상업과 교역을 통해 독일 경제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독일의 정치적 변화는 근대에도 계속되었다. 18세기에는 프리드리히 대왕이 프로이센을 강대국으로 성장시키며 유럽의 세력 균형을 변화시켰다. 포츠담의 상수시 궁전은 그의 철학과 정치적 업적을 기념하는 중요한 유적지로 남아 있다. 19세기에는 비스마르크가 주도한 독일 통일이 이루어졌고, 이를 통해 독일은 유럽의 강국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프랑크푸르트와 라이프치히 같은 도시는 산업과 금융의 발전을 주도하며 독일 경제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또한, 베를린은 독일 제국의 수도로서 정치적·문화적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독일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극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나치 정권이 등장하면서 뮌헨과 베를린은 독일 제3제국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강제 수용소가 곳곳에 세워졌다. 특히 다카우와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인류 역사상 가장 어두운 장을 대표하는 장소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분단을 겪었으며,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으로 나뉘었다. 분단 기간 동안 본은 서독의 수도로 기능하며 경제 부흥을 주도하였고, 동독에서는 드레스덴과 라이프치히가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문화와 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면서 독일은 통일을 이루었고, 이는 유럽 통합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오늘날 독일은 경제적, 문화적, 정치적으로 유럽의 중심국가로 자리 잡고 있다. 뮌헨에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는 전 세계 관광객을 유치하는 문화 행사로 성장하였으며, 독일의 맥주 산업을 대표하는 축제가 되었다. 또한 프랑크푸르트는 금융과 경제의 중심지로서 유럽 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베를린은 과거의 상흔을 딛고 현대적인 문화와 창의성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으며, 슈투트가르트와 볼프스부르크는 자동차 산업을 통해 독일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독일의 30개 도시는 각 시대별로 중요한 역사적 사건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독일사의 흐름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책을 통해 독일사의 복잡성과 다층적인 구조를 파악하고, 각 도시에 깃든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며 독일이라는 나라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독일로의 휴가 계획을 세우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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