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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계곡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평점 :
인간은 본질적으로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사유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과거에 대한 미련과 미래에 대한 동경은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며,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품고 현재를 살아간다. 이러한 인간의 심리적 특성은 종종 문학작품과 영화에 반영되곤 한다. 특히, 시간의 개념을 탐구하는 작품들은 과거와 미래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한다.가령, 영화 『백 투 더 퓨처』는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와 미래가 어떻게 얽힐 수 있는지를 흥미롭게 그려냈다.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가 자동차를 타고 과거로 돌아가면서 자신의 부모의 만남에 개입하게 되고, 그로 인해 그의 현재가 크게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시간 여행이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우리의 선택이 현재와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중요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마티가 과거의 사건을 수정함으로써 현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이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과 인간의 선택이 얽히는 복잡한 관계를 일깨워 주었다.
만약 우리가 미래와 과거가 동시에 존재하는 세상에서 살고, 그 사이를 제한적이나마 왕래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이러한 질문은 호기심을 넘어, 인간 존재의 의미와 삶의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낼 것이다. 시간 여행이라는 개념은 문학과 영화에서 오랫동안 다루어져 왔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과거의 선택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미래에 대한 우리의 결정이 현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볼 수 있다.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의<시간의 계곡>은 시간의 흐름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넘어, 과거와 미래가 동시적으로 존재하는 세상에서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다양한 문학적 질문을 이야기 한다. 시간을 초월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우리는 이 질문을 통해 보다 깊은 철학적 성찰을 전달해 준다.
저자인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는하워드는 캐나다 밴쿠버에 거주하는 철학자이자 소설가로, 토론토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후과정펠로우십을 경험하며 기억, 감정, 문학의 관계를 연구하였다. 그의 첫 소설 『시간의 계곡』은 절친한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기회에 대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였다. 원고 공개 직후, 여러 출판사들이 이례적인 선인세를 제시하며 계약 경쟁을 벌였고, 출간 이후 캐나다의 주요 매체에서 베스트셀러로 올랐다. 또한, 뉴욕타임스, 가디언, 월스트리트저널 등에서 극찬을 받으며, 워싱턴포스트의 2024년 소설 50에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전 세계 7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었고,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영상화 판권을 계약하여 제작 중이다. 현재 하워드는 두 번째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
이야기는 하나의 마을을 중심으로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독특한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마을의 동쪽에는 20년 후, 40년 후, 60년 후의 미래가 존재하고, 서쪽에는 20년 전, 40년 전, 60년 전의 과거가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현재와는 다른 시간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만, 이동은 철책으로 제한되어 있다. 통행을 요청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는 오직 위무, 즉 사랑하는 사람과의 재회를 원할 때만 허가된다. 그러나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으며, 두 마을 모두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주인공 오딜은 네 살 때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간다. 시간이 지나 열여섯이 된 오딜은 어머니의 권유로 '자문 기관'에 지원하게 되며, 그곳에서 다른 밸리를 방문하기 위한 청원 내용을 판단하는 시험에 참여하게 된니다. 오딜은 처음에는 과거나 미래를 방문할 기회가 생기더라도 자신은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는 과거의 사람들과의 재회가 진정한 위로가 아닐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그는 우연히 동쪽에서 온 방문객들이 에드메의 부모임을 알게 된다. 이 사실은 에드메가20년 후의 미래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저자는 오딜이 친구의 죽음을 막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리고 그 선택이 현재와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 관계와 개인의 선택이 어떻게 얽히게 될까…
소설은 단순히 시간 여행을 다루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작품은 우리가 감정을 어떻게 다루고, 선택의 순간에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특히, "과거를 구원할 수 있는 건 오직 현재라는 것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 본다. 우리는 종종 과거를 바꾸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곤 하지만, 결국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과 행동이라는 점을 깨닫는다.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설정 중 하나는 ‘애도 여행’이라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통제된다는 것이다. 슬픔을 느낄 자유가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마저도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는 현실은 매우 슬프고 아이러니하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종종 느끼는 감정의 억압과 유사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규범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는 현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주인공 오딜은 사랑하는 친구 에드메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오딜의 여정은 시간 여행을 넘어, 인간의 운명과 선택의 의미를 깊이 탐구하는 과정일 것이다. 그는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자신의 선택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과연 우리는 주어진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그리고 선택의 순간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이 질문들은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하게 만든다. 소설은 특히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는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오딜의 갈등과 선택은 마음을 깊이 흔들며,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이 어떤 것인지를 체험하게 한다. 이는 누구에게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이며, 이로 인해 더욱 몰입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철학적인 질문을 좋아하는 독자, 감성적이고 사유적인 이야기를 찾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사랑하는 이를 잃고 깊은 슬픔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깊은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의 계곡』은 시간과 운명, 그리고 인간의 선택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과거로 가거나 미래로 가는 전통적인 시간 여행 소설이 많은 반면, 이 소설은 현재를 기점으로 미래와 과거가 연속선상에 놓여 있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신선한 접근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이 작품의 영상화를 결정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흔히들 과거는 지나간 역사이고, 미래는 오지 않은 불확실함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하곤 하지만, 만약 과거와 미래를 알 수 있게 된다면, 현재는 또 어떻게 느껴질까?
우리는 이 세 개의 시간을 통해 무엇을 느끼게 될지에 대한 질문은 이 소설이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일 것이다. 시간이란 선형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 우리는 현재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선택의 순간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 단순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의 인생은 각자의 선택이 연결되어 있으며, 그 결과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작품은 깊은 여운을 남기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시간이 흐르더라도, 과거의 상처와 미래의 불안 속에서도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 현재의 선택이 결국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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