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길들이기 - 폭주하는 빅테크 기업에 브레이크를 걸다 AcornLoft
게리 마커스 지음, 김동환.최영호 옮김 / 에이콘온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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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AI 기술의 발전을 환영하되, 그것이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계하고 요구해야 할 것이다.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기업뿐만 아니라 사용자, 정부, 시민사회 모두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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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길들이기 - 폭주하는 빅테크 기업에 브레이크를 걸다 AcornLoft
게리 마커스 지음, 김동환.최영호 옮김 / 에이콘온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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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 특히 생성형 AI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GPT-4, Claude, Gemini와 같은 거대언어모델들은 인간처럼 대화하고, 복잡한 질문에 답하며, 콘텐츠를 생성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의 급속한 발전 이면에는 우리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점과 위협이 존재한다. 생성형 AI는 기본적으로 입력된 단어를 바탕으로 다음에 올 단어를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인간과 대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통계적 패턴 매칭을 통해 그럴듯한 대답을 생성할 뿐이다. 이러한 방식은 '통계적 맹글링(statistical mangling)'이라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거대언어모델(LLM)은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일론 머스크가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고 언급하거나, 실제로 진행된 적 없는 인터뷰를 언급하는 등의 사례가 이미 발생했다. 이는 이 시스템이 단순히 다음 단어를 예측할 뿐, 자신이 만든 이야기가 사실인지 확인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생성형 AI가 가져오는 12가지 주요 위협을 고민하고 상기시켜 준다.

1. 정치적 허위정보의 대량생산으로 AI는 거짓 정보를 만드는 '기관총'이나 '핵무기'와 같다. 2023년 슬로바키아 선거에서 AI로 만든 가짜 녹취록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있었다. 이는 해프닝만이 아니라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하는 현상이었다.

2. 시장 조작으로 펜타곤이 폭발했다는 가짜 이미지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주식 시장이 일시적으로 휘청거렸다. 이는 악의적인 목적으로 시장을 조작하는 데 AI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3. 우발적인 허위정보로 의도치 않게도 AI는 허위정보를 자발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 이는 치명적일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 연구에 따르면 의료 관련 질문에 대한 거대언어모델의 답변은 일관성이 부족하고 종종 부정확했으며, 약 7%는 잠재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 명예훼손으로 AI 시스템은 실제 인물에 대한 거짓 정보를 쉽게 생성할 수 있다. 알래스카의 한 법학 교수가 성희롱 사건에 연루됐다는 가짜 기사를 AI가 생성한 사례가 있었다. 이러한 명예훼손은 개인의 평판과 삶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5. 합의되지 않은 딥페이크로 AI를 이용해 합의 없이 만들어진 가짜 누드 이미지나 딥페이크 포르노가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특히 테일러 스위프트의 딥페이크 이미지가 소셜 미디어에서 수천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는 개인의 권리와 존엄성을 심각하게 침해한다.

6. 범죄 가속화오 AI는 사칭 사기와 스피어 피싱과 같은 범죄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고 있다. 음성 복제 기술을 이용해 아이가 납치됐다고 주장하면서 부모에게 송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024년 홍콩에서는 AI를 이용한 사기로 인해 한 은행이 2,5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7. 사이버 보안과 생물 무기 위협으로 AI는 웹사이트를 해킹하고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발견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악의적인 행위자들은 존재하지 않는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환각으로 만들어 낸 뒤, 같은 이름으로 멀웨어가 포함된 패키지를 배포할 수 있다.

8. 편향성과 차별로 AI 시스템은 학습 데이터에 내재된 편향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구글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이름을 검색할 때 범죄 경력 조회 관련 광고를 더 많이 노출하거나, 일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고릴라로 잘못 식별한 사례가 있었다. 이러한 편향성은 사회적 불평등을 강화할 수 있다.

9. 프라이버시 및 데이터 유출로 생성형 AI는 사용자가 입력하는 모든 내용을 학습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 정보가 포함된 자료들이 모델 학습에 사용되고, 이후 예측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다. 이는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

10. 동의 없이 도용되는 지적 재산으로 거대언어모델은 아티스트, 작가, 배우와 같은 창작자의 동의 없이 그들의 저작물을 학습하고 활용한다. 이는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고 창작자들의 생계를 위협한다.

11. 신뢰할 수 없는 시스템에 대한 과도한 의존로 생성형 AI에 대한 과대광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 기술에 과도한 기대를 갖고 있하 그러나 환각, 일관성 없는 추론, 낮은 신뢰성을 가진 시스템에 중요한 결정을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 기존의 잘못된 알고리듬으로 인해 대출과 일자리에서 차별이 발생하거나, 생존자를 사망자로 잘못 분류해 연금 지급이 중단된 사례가 있었다.

12. 환경 비용으로 AI 모델 학습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소비된다. GPT-3의 훈련에는 약 19만 kWh의 에너지가 소요되었으며, GPT-4는 이보다 약 300배 높은 6,000만 kWh로 추정된다. 이러한 에너지 소비는 환경에 심각한 부담을 준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무책임하게 개발하고 배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에는 구글이 전 세계 정보를 목록화하고, 페이스북이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OpenAI가 위험한 AI를 통제하려는 좋은 의도로 시작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권력과 돈의 유혹은 기업의 사명을 망각하게 만들었다. 기업 부패의 핵심 요인 중 하나는 끊임없는 성장 압박이다. 페이스북의 내부 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은 페이스북이 주주들에게 지속적으로 수익을 올려 줘야 하는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해 사용자의 습관을 조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AI 기업들은 기술의 잠재력을 과장하고 위험성은 축소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조종한다. 1950년대부터 이어져 온 AI에 대한 과대광고는 현실과 동떨어진 기대를 만들어냈다. 이는 단기적인 열광을 불러일으키지만, 장기적으로는 실망으로 이어진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선거 자금 기부, 회전문 인사 등을 통해 정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국 부총리를 지낸 닉 클레그가 현재 메타에서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는 AI 기술의 발전을 환영하되, 그것이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계하고 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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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 - 더 아름다운 삶을 위한 예술의 뇌과학
수전 매그새먼.아이비 로스 지음, 허형은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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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미술관의 고요한 공간에서 한 작품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콘서트홀에서 현의 떨림이 가슴을 울리는 순간, 혹은 책 한 페이지가 갑자기 온몸을 사로잡았던 그 순간을.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일상의 무게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로 건너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예술이 우리에게 건네는 첫 번째 초대장이다. 우리는 왜 예술에 이끌리는 것일까? 어떤 이유로 특정 그림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특정 선율에 귀를 기울이고, 특정 구절에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은 단순한 취향이나 감상의 차원을 넘어, 우리 뇌의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고 경이로운 변화와 관련이 있다. 이번에 예술의 뇌과학이라는 접근 방법으로 설명하는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수전 매그새먼과 아이비 로스 공저의 <뇌가 힘들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얐다. 미술관에 가길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는 책인 것 같다. ^.^

    현대 사회는 효율과 생산성을 우선시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정보를 소비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소통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뇌는 과부하 상태에 빠지기 쉽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확인하고, 업무 시간 내내 이메일과 메시지에 대응하며, 퇴근 후에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본다. 잠시도 쉬지 않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의 뇌는 점점 더 지쳐간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현대인들이 번아웃, 불안, 우울, 무감각함을 경험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된다. 짧은 영상, 끊임없는 알림,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콘텐츠들이 우리의 주의력을 더욱 분산시키고, 뇌의 자연스러운 회복 능력을 방해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은 더 강한 자극이나 더 빠른 속도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에 있을지 모른다. 천천히 걸으며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 조용히 앉아 음악을 듣는 것, 한 권의 책에 몰입하는 것,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 - 이러한 예술적 경험들이 지친 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신경미학은 예술 경험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로, 최근 들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분야는 예술 감상이 주관적 경험을 넘어, 뇌의 신경 회로와 화학적 반응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우리가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할 때 우리 뇌의 보상 체계가 활성화되어 도파민이 분비된다. 이는 초콜릿을 먹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경험하는 기쁨과 유사한 신경학적 반응이다. 또한 예술 감상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를 낮추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예술이 뇌의 신경 가소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이다. 신경 가소성이란 뇌가 새로운 경험과 학습을 통해 구조적, 기능적으로 변화하는 능력을 말한다. 예술 활동은 이러한 뇌의 변화를 촉진하여, 새로운 신경 연결을 형성하고 기존의 회로를 강화한다. 이는 노화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고, 뇌 손상 후 회복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미학 연구는 예술이 인간의 건강과 웰빙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보여준다. 예술은 우리의 감정을 정화하고,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며,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경험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직업적 실패, 자연재해, 폭력, 질병 등 다양한 트라우마가 우리의 심신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이러한 상처는 단순한 기억을 넘어, 뇌의 구조와 기능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의 뇌에서는 공포와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영역인 편도체가 과활성화되고, 인지적 통제와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된다. 이로 인해 불안, 우울, 과각성, 회피 행동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예술 치료는 이러한 트라우마로부터의 회복을 돕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그림 그리기, 음악 연주, 춤, 연극, 글쓰기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은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과 경험을 안전하게 탐색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예술 활동은 트라우마로 인해 단절된 몸과 마음의 연결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그림을 그리는 단순한 행위는 우리의 감각과 운동 체계를 활성화하고, 현재 순간에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이는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벗어나,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경험을 강화한다. 또한 예술은 트라우마의 경험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거나, 그림으로 표현하거나, 음악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에서 우리는 수동적인 피해자에서 능동적인 창조자로 변화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자기 효능감과 통제감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술은 삶 그 자체에 대한 깊은 참여를 의미한다. 예술적 삶이란 창작자이든 관람자이든, 매 순간을 감각적으로 깨어 있는 상태로 경험하고, 그 경험에서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삶이다. 이러한 삶은 뇌의 건강과 웰빙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더 풍요롭고 의미 있는 인간 경험으로 이어진다. 미술관을 방문하거나 음악회에 가는 것,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 - 이 모든 행위들은 단순한 취미나 여가 활동이 아니라, 우리의 뇌와 마음, 그리고 영혼을 돌보는 필수적인 영양소다. 그러므로 일상에 예술을 통합하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건강하고 충만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인 것이다.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조금 더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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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생은 불안하다 - 불안을 용기로 바꾸는 하버드 심리학 수업
루아나 마르케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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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인의 삶에서 불안은 피할 수 없는 동반자가 되었다. 우리는 불안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지만,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불안 그 자체가 아니라 불안에 대응하는 우리의 방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스트레스, 우울함 같은 불편한 감정이 사라지면 삶이 즉시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우리 뇌는 위협을 감지하면 편도체(amygdala)가 활성화되어 위험에서 도망치거나 피하도록 신호를 보낸다. 이러한 생물학적 반응은 원시 시대에는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메커니즘이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오히려 사회적 압박이나 실수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회피하게 만든다. 회피는 단기적으로 불안을 줄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를 악화시킨다. 일례로 우리가 직장에서 급여 인상을 요청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자신의 업무 역량이 완벽하지 않다고 자기 의심에 빠지고, 이로 인한 불안을 회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회피할수록 그 생각은 더 강하게 돌아와 부정적인 감정과 결과의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이와 같은 불안은 사태를 더 악화시킨다. 이번에 이러한 불안을 이겨내는 방안ㅇ 대해서 심리학적 접근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루아나 마르케스의 <모든 인생은 불안하다>였다. 불안으로 가득 찬 우리 인생을 이겨내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저가 하버드 심리학에서 제안하는 '불안을 용기로 바꾸는 3단계 전략'은 불안과 관련된 뇌의 자동 반응에서 벗어나 삶을 변화시키는 실용적인 방법으로 제시한다. 이 전략은 심리적 안정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기술일 것 같다. 첫 번째 단계는 '전환(Shift)'으로, 불안한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의 두뇌는 예측 기계처럼 작동하지만, 때로는 세상을 왜곡된 렌즈로 바라보게 한다. 이 낡은 렌즈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과정이 바로 전환이다. 전환을 실천하는 한 가지 방법은 글쓰기다. 자신의 생각-감정-행동(TEB) 주기를 글로 작성하면 전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되어 감정적인 반응에서 이성적인 사고로 넘어갈 수 있다. 이는 두뇌 속 스위치를 전환하는 효과가 있다. 전환은 불안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바꾸는 과정이다. 왜곡된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긍정적인 신념을 키우는 훈련이 필요하다. 상황을 회피하는 대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키우면 두뇌의 예측 기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접근(Approach)'으로,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때마다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시도하는 것dl다. 불안이 강렬할 때 우리는 반사적으로 회피하거나 방어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그러나 감정적인 충동과 반대되는 행동을 취하는 '반대 행동(opposite action)'을 통해 불편한 감정에 다가설 수 있다. 반대 행동은 변증법적 행동치료에서 활용되는 강력한 정서조절 기술이다. 이는 본능을 거스르는 행동이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훈련을 통해 가능해진다. 불안을 느낄 때 오히려 그 상황에 조금씩 다가가는 작은 행동들이 모여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접근 전략은 불편한 감정을 제어하면서 감정을 더 효과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말과 행동으로 발산될 때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행동 교정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단계는 '정렬(Align)'로, 핵심 가치와 삶의 방향성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면의 나침반인 가치를 외면하고 회피를 선택한다. 저자의 경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가치 대신 감정, 목표,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의견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강한 회피의 감정은 생각도 행동도 하지 못하게 하여 그 자리에 머물게 한다. 그러나 익숙하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므로, 스스로 만든 생각의 감옥에서 탈출해야 한다. 자신만의 가치를 정의하고 그에 따라 일관성 있게 행동하면, 어떤 고통 속에서도 소중한 가치를 찾아갈 수 있다. 정렬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가치관을 확립하고 그에 따라 용기를 내어 행동하는 것이다. 남의 기대에 맞추어 살거나 불안을 피하기 위해 선택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에 정렬된 삶을 살 때 진정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바위처럼 단단하게 버티지 말고 물처럼 흐르듯 살아가라고 조언한다. 이는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감정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방향성을 찾으라는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을 느끼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시도가 계속해서 실패로 끝난다. 물은 장애물을 만나도 그 주위를 흘러 결국 목적지에 도달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인생의 어려움을 만났을 때 완고하게 저항하기보다는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용기는 감정이 아니라 훈련'이라는 말의 의미다. 인생에서 문제와 고난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태양이 다시 떠오르듯 고난은 어떻게든 우리를 찾아온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고난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회피라는 적을 항상 잘 지켜보고, 불안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는 법을 배울 때 우리는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다. 불안을 용기로 바꾸는 여정은 쉽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더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바위처럼 단단하게 버티며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물처럼 흐르며 감정의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방향을 찾아가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용기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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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2025 한국출판문화상 교양 부문 수상작
희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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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죽음은 우리 모두의 궁극적 귀결점이지만, 현대 사회는 그것을 직면하기보다 은폐하고 미루는 경향이 있다. 장례라는 의례는 죽음을 인정하고 애도하는 공적 과정이며, 그 중심에는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이 있다. 책은 죽음을 둘러싼 노동의 세계와 현대 사회의 애도 방식,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사회적 관계와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 한다. 조금은 무거운 주제의 책이다.

​장례는 더 이상 가문의 의례가 아닌 가족 행사로 변모했다. "장례의 성격이 가문의 의례에서 가족 행사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 주요한 이유일 테다. 사람들은 장법을 잘 아는 호상을 필요로 하기보다 가족 행사를 매끄럽게 진행해줄 '플래너'를 원했다." 이러한 변화는 장례 산업의 전문화와 상품화를 가속화했고, '웨딩 플래너'처럼 '엔딩 플래너'라는 새로운 직업이 등장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장례 문화가 더욱 축소되고 간소화되었다. "작은 빈소, 적은 문상객, 간소한 절차는 더는 불효로 상징되거나 초라하다는 인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이러한 변화는 장례식장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고, 가족장에 맞는 작은 빈소와 무빈소 상품이 새롭게 등장했다. 장례업은 점차 산업화되어가며 서비스 노동의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되었다. 장례지도사들은 특별한 감정노동을 수행해야 한다. "고객과 눈을 맞출 때는 활짝 웃어서는 안 된다. 무표정도 안 된다. 여기는 슬픈 곳이니 슬픈 표정은 더욱 안 된다. 장례식장과 서비스직, 그 경계에 표정과 몸짓과 눈빛을 놓아야 한다." 이들은 사별의 고통 속에 있는 이들과 감정적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이중적 역할을 수행한다.

장례 노동은 육체적으로도 고된 일이다. 장례지도사들은 시신을 씻기고, 입관하고, 운구하는 과정에서 육체적 노동을 직접 수행한다. 특히 시신을 복원하는 작업은 세심한 기술과 인내가 필요하다. "사라진 눈을 만들고, 부서진 코를 세우고, 눈썹마저 한 올 한 올 새로 그렸다." 시신을 대하는 노동은 또한 죽음의 물리적 현실을 직면하게 한다. "시신은 당연하게도 부패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다. 이럴 때 시신을 물로 씻으려고 하면 피부가 다 쓸려나간다. 탈지면으로 온몸을 감싸고 기다려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죽음의 육체적 측면을 다루는 전문적 기술이다. 장례 노동의 성별화 역시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관을 드는 거리는 입관실에서 장례식장 앞에 세워진 운구 버스까지이다. 그 짧은 거리마저 남성만이 관에 손을 댄다." 이는 우리 사회의 성역할 고정관념이 죽음을 다루는 노동에도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화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깨달음은 중요하다. "나는 사람이 시체로 나타났다는 사실보다 늙은 몸으로 등장한 데 더 놀랐다. 나이 듦이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벗은 몸. 나는 나이 듦도 모른 채 죽음에 대해 알고자 했던 것이다." 노인들의 몸은 삶을 살아낸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살아내는 데 연료로 써버린 듯 근육과 살이 말라붙어 있었다." 이러한 묘사는 노화가 단순한 생물학적 과정이 아니라 삶의 여정을 담은 기록임을 보여준다. 죽음의 공간은 종종 산 자의 필요에 의해 재구성된다. "묘지는 인구가 밀집한 도시와 갈등을 빚는 골칫거리가 되었다... 한국에서 죽은 자의 땅 묘지와 산 자의 땅 도시의 긴장 관계는 산 자의 승리로 귀결된다." 도시 개발 과정에서 묘지는 이장되거나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아파트와 도로가 들어선다. 부산 아미동의 사례는 죽은 자와 산 자의 복잡한 공존을 보여준다. "일본인 무덤 위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화강암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무덤은 단단한 벽과 바닥이 되어주었고, 유골함이 자리했던 광중은 아궁이 역할을 했다." 이는 생존의 필요가 죽은 자를 대하는 태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극적인 예시이다.

모든 죽음이 동등하게 애도받지 않는다는 현실은 사회적 불평등의 또 다른 표현이다. "누구에게 살아갈 수 있는 자원을 배분할 것인가. 국가적으로는 공적 지원 제도가 작동하는 문제다. 누구를 죽일 것인가도 통치의 기술이고, 누구를 살릴 것인가도 권력이 행하는 일이다." 사회는 애도의 위계를 만든다. "사회가 애도(의 비용)를 감수하지 않는 죽음이 생겨난다. 가난한 이의 죽음, 시설에서 사는 이의 죽음, 사회가 '온전하다'고 보지 않는 몸을 지닌 이들의 죽음, 그리고 연고 없는 자의 죽음." 이러한 불평등은 누구의 삶이 가치 있게 여겨지는지에 대한 사회적 판단을 반영한다. 변희수 하사의 사례는 애도의 정치학을 보여준다. "애도(받을 자)의 자격을 묻는 세상에서, 변희수 하사의 죽음을 애도의 위치에 놓은 것은 타인들이 보내는 안부 인사였다고 생각한다." 이는 애도가 단순한 개인적 감정이 아니라 사회적 인정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죽음과 장례를 둘러싼 노동, 의례, 그리고 사회적 관계에 대한 관심은 궁극적으로 '애도의 윤리'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누구의 죽음이 애도받을 만한가가 아니라, 모든 이의 죽음을 어떻게 존엄하게 대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장례 노동자들은 이 과정의 중요한 매개자이다. 그들은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죽음을 대하는 방식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한다. "화장장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뒤편에서 도구와 시설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같이 울어주고 손을 맞잡아주는 것만큼이나 필요한 일이다. 장례 절차가 삐걱거릴수록 사별자들은 더 많은 눈물을 쏟는다." 죽음이라는 보편적 경험 앞에서 우리는 결국 누구도 혼자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내가 죽음에 관해 아는 유일한 한 가지는, 혼자 죽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다." 이 깨달음은 삶의 방식뿐만 아니라 죽음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애도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죽음과 애도의 문제는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고 싶은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모든 이의 삶과 죽음이 존중받는 사회, 죽음 앞에서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를 상상하고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의 윤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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