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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목숨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8월
평점 :
새로운 스타일의 추리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의 감흥은 마치 익숙하면서도 낯선 길을 걷는 것과 같다. 기존의 고전적인 추리 소설들이 제공하는 안정감과 예측 가능성에서 벗어나, 독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소설을 읽는 것은 또하나의 재미이다. 단순히 범인을 찾아가는 전형적인 플롯에서 벗어나,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관계, 사건의 미묘한 연결고리들에 주목하게 만들며, 머릿속에 서서히 퍼즐 조각을 맞추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소설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피터 스완슨의 <아홉명의 목숨>이었다. 예리한 복선과 교묘한 반전을 통해 끊임없이 독자의 예상을 뒤집고,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들것으로 예상된다. 고전적 추리에 익숙한 독자로서 이러한 새로운 스타일의 추리 소설은 신선한 자극이 될 것 같다.
피터 스완슨은 고전 미스터리 소설과 현대 스릴러의 감각을 융합하는 작가로, 독창적인 시각을 통해 추리 장르를 새롭게 보여준다. <아홉 명의 목숨>에서도 애거사 크리스티와 같은 고전 작가에 대한 오마주가 뚜렷하지만, 스완슨은 단순히 고전을 답습하지 않고, 거기서 새로운 영감을 얻어 독자에게 참신하고 충격적인 미스터리를 선사한다. 그의 작품들은 흔히 ‘누가 범인인가’보다는, 각 인물의 심리와 동기를 미스터리의 핵심으로 이용한다. 스완슨의 작품에서는 ‘살인’이라는 사건보다, 살인에 얽힌 다양한 인물들의 배경과 얽혀 있는 관계가 더욱 중요하게 다뤄진다. 고전 미스터리의 서술 기법을 현대적이고 감각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오래된 미스터리 공식이 얼마나 다채롭고 흥미롭게 재탄생될 수 있는지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오랜만에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추리 소설이었다. ^.^
<아홉 명의 목숨>은 어느 날 의문의 명단을 받는 아홉 명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의문의 명단이 전달되고, 이들은 처음에는 우연한 실수라고 생각하지만, 곧 연쇄 살인이 이 명단에 따라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진다. FBI 요원 제시카가 명단의 비밀을 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이, 살인은 계속되고, 죽음의 위협은 아홉 명 모두에게 서서히 다가온다. 이 소설은 명단을 중심으로 미스터리와 스릴을 이어가며, 각 인물의 과거와 내면의 비밀들이 사건의 퍼즐 조각이 되어 점차 맞춰지게 한다. 스완슨은 이런 배경을 통해 독자가 인물 간 연결 고리를 유추해 나가도록 유도하며, 독자는 자연스레 범인의 정체와 살인의 동기에 대해 궁금증을 느끼게 잘 구성하였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고전적인 미스터리 플롯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했기 때문인 것 같다. 추리보다는 심리적 긴장감, 숨겨진 동기, 복잡한 캐릭터 관계를 다루면서 독자가 사건의 핵심을 스스로 파악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범인은 누구인가’가 아니라,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대해 생각하게 하며, 고전적인 추리와 현대적인 심리학적 관점을 결합한 매력이 있었다. 특히 아홉 명의 개별 인물이 가진 사연과 이들 사이에 숨겨진 연결점은 사건의 진행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 었다. 이들 각각의 배경을 통해 캐릭터들이 겪는 심리적 압박과 위협을 실감할 수 있으며, 이러한 심리적 접근이 미스터리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스완슨의 필력은 독자로 하여금 각 인물에 몰입하게 하여,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닌 인간 내면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선사하였다.
<아홉 명의 목숨>은 클래식한 미스터리의 틀을 가져오면서도 다양한 현대적 요소를 담아낸 작품이었다. 고전의 분위기와 구조를 현대적인 문체와 심리학적 접근으로 풀어내어, 미스터리 장르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스완슨은 소설 속에서 각 인물의 배경, 일상, 심리적 상태를 다층적으로 서술하여 서스펜스를 쌓아 올리며, 아홉 명의 이야기를 교차하여 독자가 각 인물에 더욱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런 서술 기법은 사건이 전개되는 순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각 인물이 서서히 한데 모이면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는 과정에 독자가 직접 참여하게 만드는 효과를 주었다. 또한 문체는 명료하면서도 긴박한 느낌을 주어, 사건의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각 장마다 끝이 정교하게 연결되어 있어 독자는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서도 일종의 끊임없는 긴박감을 유지하게 하였다.
<아홉 명의 목숨>은 클래식 미스터리와 심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한 책인 것 같다. 애거사 크리스티와 같은 고전 추리 소설의 향취를 좋아하는 이들은 이 작품이 주는 오마주적 요소에서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동시에 현대적인 서스펜스를 즐기는 독자들에게도 이 작품은 신선하게 다가갈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심리학적 요소와 인간 관계의 복잡성에 흥미를 가진 독자들에게 새로운 흥미를 선사할 것이다. 독자는 범인을 찾는 과정뿐 아니라, 등장인물의 숨겨진 사연과 이들의 내면 속 갈등을 통해 사건의 본질을 점차 파악하게 되며, 이는 읽는 내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아홉 명의 목숨>은 그간 피터 스완슨의 작품을 즐겨온 팬들에게는 반가운 작품이었으며, 새로운 독자들에게도 추리 소설의 매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