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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퓨달리즘 - 클라우드와 알고리즘을 앞세운 새로운 지배 계급의 탄생
야니스 바루파키스 지음, 노정태 옮김, 이주희 감수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우리는 왜 테크노 퓨달리즘에 대해 분석해야 하는가? 이는 단순히 기술 발전의 이면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정체성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우리가 정보의 생산자로서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그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인식함으로써,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현재 ICT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진정으로 우리에게 자유를 주는지, 테크노 퓨달리즘의 의미와 그 분석의 필요성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신간이 발간되어 읽어 볼 기회가 있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의 <테크노 퓨달리즘>이었다. 새로운 개념을 공부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현대 사회는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인한 디지털 혁명에 휘말려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접하고 소통할 수 있는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의 이면에는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노동의 가치와 시장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 존재한다. 야니스 바루파키스는 이러한 현상을 ‘테크노 퓨달리즘’으로 설명하며, 우리가 이제 자본주의가 아닌 기술 봉건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바루파키스는 현대 자본주의가 클라우드 자본의 등장으로 인해 변질되었다고 주장한다. 클라우드 자본은 빅테크 기업들이 지배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형성된 새로운 형태의 자본이다. 전통적인 자본주의가 시장과 이윤을 기반으로 하였다면, 클라우드 자본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새로운 지대를 창출한다. 우리는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대가로 개인 정보를 제공하며, 이는 결국 빅테크 기업의 이윤으로 환원된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데이터 노동자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소셜 미디어에 의견을 공유하고, 블로그에 콘텐츠를 생산하며, 디지털 플랫폼에서 활동한다. 이러한 모든 행위는 우리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우리는 빅테크 기업의 이익을 위해 무임금으로 노동하고 있다. 바루파키스는 이를 “공짜 데이터 노동자”라고 표현하며, 우리가 제공하는 데이터가 어떻게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지는지를 강조한다. 우리의 정보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새로운 자본의 원천이 되어 기업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한다. 테크노 퓨달리즘 시대에는 새로운 지배 계급이 등장하였다. 빅테크 기업들은 클라우드 자본을 통해 ‘신흥 봉건 영주’로 거듭났으며, 이들은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와의 관계를 재구성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 기업의 생태계 안에서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고 있으며, 그 선택은 알고리즘에 의해 조종당한다. 우리의 정체성과 자유는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
저자의 주장은 자본주의가 디지털 거래 플랫폼으로 대체되면서 시장은 붕괴하고, 테크노퓨달리즘이라는 새로운 경제 질서가 자리 잡았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이는 디지털 거래가 단순히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가 아닌, 중세 봉건제와 더 닮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은 시장처럼 보이지만, 이윤보다는 지대(rent)에 기반한 경제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클라우드 지대라는 개념으로 대표된다. 클라우드 자본은 물리적인 자산만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제공하는 데이터와 콘텐츠로 구성된다고 한다. 서버, 광케이블 등의 물리적 인프라 자체는 클라우드 자본의 일부에 불과하며,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만들어지는 사용자 콘텐츠가 진정한 가치를 창출한다. 저자는 교통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 맵의 예시를 통해, 사용자가 제공하는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한다. 이와 같은 데이터는 디지털 플랫폼을 움직이는 핵심 요소이며, 사용자들은 이를 제공함으로써 클라우드 자본의 생산과 재생산을 돕고 있다.
저자는 아마존의 예시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이 어떻게 사용자들의 선택을 통제하는지를 설명한다. 제프 베이조스가 소유한 아마존에서는 모든 거래가 그의 알고리즘에 의해 통제되며, 이러한 알고리즘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선택을 제한한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알고리즘이 자율성을 빼앗고 있으며, 이를 통해 클라우드 영주들은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저자는 클라우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알고리즘이 편향된 사회 구조를 강화한다고 주장한다. 약자들, 특히 소녀들과 정신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이 시스템 속에서 더욱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농노들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나 데이터를 통해 클라우드 자본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생산하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는 과거 자본주의 사회의 임금 노동 개념과는 다른 형태로, 사용자들이 무임금 노동을 제공하는 현대적 농노의 상태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공간은 사실상 클라우드 영주들이 지배하는 사유화된 공간으로 변질되었으며, 이곳에서의 거래는 전통적인 시장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이다. 소비자와 판매자는 자유로운 선택이 제한된 채, 클라우드 영주가 설정한 규칙에 따라 움직여야만 한다.
테크노퓨달리즘 속에서 클라우드 영주들은 새로운 형태의 지배 계급으로 떠올랐으며, 기존의 자본가들을 밀어내고 새로운 사회 질서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에디슨, 포드 같은 전통적인 자본가들이 도달하지 못했던 권력을 쥐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클라우드 영주들의 목표는 더 이상 자본주의적 경쟁이 아니며, 자본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지배 질서를 완성하는 데 있다. 이는 클라우드 지대 수취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통해 이루어진다. 저자는 테크노퓨달리즘에 맞서기 위해 클라우드 자본의 공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클라우드 자본은 더 이상 소수의 영주들이 지배해서는 안 되며, 인간적 협력과 해방의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농노와 프롤레타리아가 연대하여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이러한 집단 행동을 통해 클라우드 자본에 맞서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는 테크노퓨달리즘의 억압적 구조에서 벗어나 자율성과 자유를 되찾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