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혼자서 - 윤동희 산문집
윤동희 지음 / 달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엇을 하면 좋을까’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선택했다. ‘하지 않기’를 선택하자 일이 달라졌다. - P2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힙은 만드는 자가 갖는다. 소비에 지친 사람들의 취향을 다시 설계하는 사람들이 취한다. 그 일을 ‘기획‘하고 ‘제안‘해야 한다. - P1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길은 사람의 다리가 낸 길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마음이 낸 길이기도 하다. 누군가 아주 친절한 사람들과 이 길을 공유하고 있고 소통하고 있다는 믿음 때문에 내가 그 길에서 느끼는 고독은 처절하지 않고 감미롭다. - P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 사이에서 나는 말에는 말만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살았다. 말이란 전달사항, 장기자랑, 혹은 전투와도 같은 것이었다. 잘한 말이란 잘 휘두른 일격의 칼부림 같은 것이었다. 거침없는 기개와 솔직함 그리고 말재간 덕분에 나는 어딜 가도 말하는 것 하나는 주저하지 않았다. 말은 언제나 나보다 앞서갔다. 내가 하는 말이 오늘 나의 기분이었으므로, 나 또한 내 말을 들으며 마음을 더듬어보아야 했다. 말과 말사이의 간격, 그 사이의 묵음, 침묵의 의미들. 뱉어진 말과 그 말을 대체할 수 있었던 말, 그 말의 진정한 속뜻. 말과 말사이의 순서, 뉘앙스, 맥락 그리고 역학관계. 한 조각 혹은 맺음, 또는 모든 것을 전복하는 말에 대해 나는 아는 것이 없었다. - P2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그녀가 단번에 마음에 들었다. 간단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 뭐든간에 간단하지가 않은 사람, 기쁘다는말 대신에 붉은 얼굴로 입을 꾹 다문다든가, 슬프다는 말 대신에 "그래서 밤을 꼬박 새웠나 봐요"라고 말하는 사람. 그런 성질은 서서히 드러나는 것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숨길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라면 종일이라도 싱글벙글한 얼굴로 대답을 기다릴 수 있었다. 나는 느릿느릿, 아장아장, 더듬더듬을 사랑했으니까. 그런 것이라면 아주 작은 것에도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아졌으니까. 나는 곧잘 유창한 말솜씨로 어떤 칭찬도 떨어뜨리지 않고 고봉으로 쌓아주고는 했다. 당신의 느림과 서투름에 대해, 당신만이 발견할 수 있는 것과 당신이 까맣게 모르는 것들에 대해. 그것이 자아내는 아름다움에 대해서 쉬지 않고 말해주었다. - P1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