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사이에서 나는 말에는 말만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살았다. 말이란 전달사항, 장기자랑, 혹은 전투와도 같은 것이었다. 잘한 말이란 잘 휘두른 일격의 칼부림 같은 것이었다. 거침없는 기개와 솔직함 그리고 말재간 덕분에 나는 어딜 가도 말하는 것 하나는 주저하지 않았다. 말은 언제나 나보다 앞서갔다. 내가 하는 말이 오늘 나의 기분이었으므로, 나 또한 내 말을 들으며 마음을 더듬어보아야 했다. 말과 말사이의 간격, 그 사이의 묵음, 침묵의 의미들. 뱉어진 말과 그 말을 대체할 수 있었던 말, 그 말의 진정한 속뜻. 말과 말사이의 순서, 뉘앙스, 맥락 그리고 역학관계. 한 조각 혹은 맺음, 또는 모든 것을 전복하는 말에 대해 나는 아는 것이 없었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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