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녀가 단번에 마음에 들었다. 간단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 뭐든간에 간단하지가 않은 사람, 기쁘다는말 대신에 붉은 얼굴로 입을 꾹 다문다든가, 슬프다는 말 대신에 "그래서 밤을 꼬박 새웠나 봐요"라고 말하는 사람. 그런 성질은 서서히 드러나는 것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숨길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라면 종일이라도 싱글벙글한 얼굴로 대답을 기다릴 수 있었다. 나는 느릿느릿, 아장아장, 더듬더듬을 사랑했으니까. 그런 것이라면 아주 작은 것에도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아졌으니까. 나는 곧잘 유창한 말솜씨로 어떤 칭찬도 떨어뜨리지 않고 고봉으로 쌓아주고는 했다. 당신의 느림과 서투름에 대해, 당신만이 발견할 수 있는 것과 당신이 까맣게 모르는 것들에 대해. 그것이 자아내는 아름다움에 대해서 쉬지 않고 말해주었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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