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하는 일
오지은 지음 / 위고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어른’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맨 위에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적혀 있다. 곱씹어볼수록 무섭고도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늙다‘라는 단어는 어떨까.
"사람이나 동물, 식물 따위가 나이를 많이 먹다. 사람의 경우에는 흔히 중년이 지난 상태"라고 나와 있고, 그다음 "한창때를 지나 쇠퇴하다"라고 적혀 있다. 자기 일에 책임을 지지 못하면 아직 어른이 아닌것이다. 그리고 늙는다는 것은 한창때를 지나 쇠퇴하는 것이다. 사전은 종종 잔인하다. - P1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대뜸 좋은 날이 많을 거라고 말했다. 이것보다 훨씬 좋은 일이 앞으로 아주 많을 거라고. "다 잘될 거야."라는 어른들의 근거 없는 호언장담. 나도 태연하게 그런걸 하고 있는 건가 싶었다. 아니다. 첫 마디는 그런 마음에 꺼낸 것 같았는데 다음 문장을 뱉을 땐 진심이었다. 이것보다 좋은 날이 없을 거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젊다. - P2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대예보: 호명사회 시대예보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분산된 협력은 개인의 자립을 북돋습니다. 자립 후 깨어난 핵개인은 스스로의 이름을 찾게 됩니다. 이름은 상대의 존재를 인식하는 수단이나 기호이지만 타인에게 불릴 때 실질적 의미를 갖게 됨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름이 불리면 그 목소리는 그를 깨웁니다. 이름이 불린다는 것은 존재감이 요청되는 과정이고 그것은 그의 깊은 수련을 추동합니다. 이름에 걸맞은 행동을 하겠다는 각오가 나태를 물리치도록 독려하고, 이름을 더럽히지 않으려는 각오가 바름을 잊지 않도록 경계합니다. 자신의 이름에 책임을 지는 이들의 수평적 연대는 각자가 스스로 완결하여 이름의 값을 해내는 신뢰의 사회를 형성합니다.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고 이름에 부응하는 자기 완결성의 사회, 호명사회가 다가옵니다. - P3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다른 삶을 상상하거나 거기에 매혹되는 이유는 어쩌면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불가역한 시간이라는 개념에 익숙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만약 여기에서 벗어난다면 좀더 편안하게 미지의 미래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미래처럼 보이는 과거일 테니까. 이미 일어난 일인데 내가 아직 모를 뿐이니까. - P1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70년에 두 사회학자가 ‘직원 감축과 과정 합리화에도 불구하고 관리층은 왜 점점 커지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들의 물음대로 사무직, 중간관리직, 경영진은 거의 제거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며 늘어나기만 하는 인력 부문을 대표하는 듯했다.
1975년의 한 연구는 여기에 꽤 단순한 원인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늘 그렇듯 인간의 본성, 즉 자기방어 때문이다. 상황이 좋을 때 조직은 관리직과 실무직을 더 고용한다. 사업 주기가 바뀌고 절약해야 할 때가 오면 여분의 노동력 감축은 주로 실무직에 돌려진다. 관리직은 권력에 더 가깝고 자신을 닮은 일자리를 보호하는 데 아주 능숙해서, 실무직보다 사무직이 비율상으로 더 적은 감축이 이뤄진다. - P1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