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집요한 혁신의 역사 - 삼성 혁신의 중심에서 40년, 최전방 CEO 손욱의 생생한 현장 기록
손욱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삼성은 항상 궁금한 회사다. 나름대로 잘 나간다는 한국의 대기업들 사이에서도 삼성은 항상 독보적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기업들은 많지만, 세계의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글로벌 탑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한국 기업은 삼성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한국적 핸디캡을 똑같이 가지고 있지만 유독 삼성만이 이렇게 잘 나가는 이유가 항상 궁금했다. 우리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은 아닌데, 삼성과 비교하면 어딘가 어설프다. 그래서 항상 삼성관련 서적들이 나오면 실망할 것을 알면서도 손이 간다. 삼성은 벤치마킹 하려고 해도 한국기업들에게 쉬이 문을 열어주는 회사가 아니라서 더더욱 그렇다. 외국의 경영서적을 보면 기업 경쟁력을 분석한 좋은 자료들이 많다. 삼성은 논란이 많지만 그대로 한국의 대표적 기업자산이다. 외국 기업들을 벤치마킹 하는 것보다 같은 국적기업인 삼성을 벤치마킹하는게 배울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경영학계도 연구를 더, 삼성도 문호를 더 열어 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이번에는 저자가 굉장히 묵직하다. 그 동안 봐왔던 삼성관련 서적은 삼성의 핵심까지 가 보지 못한 저자들의 책이었다면 이 책의 저자는 삼성의 최고경영층까지 올랐던 분이다. 그것도 창업주부터 이건희 회장까지 측근에서 보좌한 경험과 사장까지 역임한 분이다. 기획실 비서실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삼성의 혁신활동들을 도입한 경험이 있으신 분이다. BPR, PI 등의 프로세스 혁신 활동, ERP 도입, 식스시그마 도입 등의 굵직한 활동들이다. 그러나 책의 내용은 조금 아쉽다. 은퇴한 최고경영자의 회고록 비슷하다고나 할까? 제목과 내용이 똑같다.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연구된 것이 아니라 저자의 경험을 중심으로 쭈욱 써내려간 일대기 비스무리 하다. 물론, 삼성의 도약과정에서의 기업 에피소드들을 보는 솔솔한 재미는 있다.

 

■ 결국, 삼성의 경쟁력은 사람이 아닐까 한다. 한국 최고의 기업브랜드로 우수인재들을 빨아들이고, 치열한 내부경쟁을 통한 스마트 하드워킹, 경쟁이 빡센 만큼의 과감한 인재에 대한 투자, 그리고 초장부터 방향 잘 잡은 무노조전략 등 인적경쟁력이 오늘의 삼섬을 만든게 아닐까 한다. 물론 그 배경에는 창업주로부터 내려오는 실질적인 인재중심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른바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구상이란 에피소드가 있다. 삼성이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임원을 몇백명씩 현업에서 빼내서 세계 최고의 호텔, 기업, 공장 등을 견학시키고 현장에서 토론케 하였던 일화다. 최고의 서비스, 최고의 생산현장, 최고의 상품을 경험해 보지도 못한 경영층이 어떻게 최고가 될 수 있겠느냐라는 발상에서 시작한 것이다. 보통의 기업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임원이 몇백명씩 빠져나가는 경영공백 (실제적으로는 경영공백에 대한 두려움이겠지.)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임원들 휴가도 제대로 못가는 것이 보통의 한국기업인데 말이다. 삼성이 다른 이유의 한 단초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