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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군데다뒤져, X를 막아라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24
허은순 지음, 박정섭 그림 / 사계절 / 2012년 5월
평점 :
오만군데 다 뒤져 X를 막아라를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그 신선한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우선 흥미를 확 잡아끌었다.
야광등같이 푸른빛을 내는 돼지 '푸르딩딩형광등', 얀 쥐의 등에 사람 귀와 코가 커다랗게 붙어 있는 '등때기에달린귀'와 '등짝에붙은코', 둘 사이에 마치 거울이 놓여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똑같이 생겨 티격태격 싸우는 원숭이 '내가넌지네가난지아무도모르지'와 '내가널까네가날까그누가알까', 이러한 이름만으로도 이야기의 주제가 가슴에 섬뜩하게 또한 묘하게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수도없이 뉴스에 등장하는 생명과학의 발전과 그 문제점 그리고 동물과 인간의 윤리, 도덕 등
어느 것하나 쉽지 않은 주제들이다. 아파서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를 가까이에서 보면 어떤 줄기세포를 이용하더라도 낫게 해주고 싶은데 윤리를 들고 얘기하면 주눅이 들어버리고..
그렇다고 마구 실험하다보면 결과가 어떨지 뻔히 예상이 되는데도 어른들은 실험을 한다!!!
미래의 주역이 되는 어린이들에게도 어려운 뉴스로서만이 아니라 이러한 과학동화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부담스럽지 않고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나름 무거운 주제를 흥미롭게
소화할 수 있는 작가의 이야기 전개 능력은 정말 높이 사고 싶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다소 뻔해지는 느낌이 들어 긴장감이 약해지는게 아쉬웠다.
이것이 유명한 공포이야기들처럼 뒷부분의 마무리를 살짝 열어놓았더라면 더 생각할 거리를 주지 않았을까 또한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들어져도 훌륭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생명과학, 복제, 유전자 조작 등을 주제로 한 동화로는 손꼽히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