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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그요정
김호준 지음 / 양철북 / 2017년 12월
평점 :
나는 동생이 죽은 후로 매일 자살을 생각 한다. 동생이 죽고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관광버스 기사인 아빠는 한 달에 두서너 번 밖에 집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내게는 아무도 없다. 그런 내가 하는 일은 자살을 생각하는 것뿐이다.
이 암울한 소년은 곁이 없다. 하지만 그런 친구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생겼다. 담임 봉수! 그리고 닭집 사장! 잘 살고 있는 어른이 잘 자라주기를 기대하며 수능을 바라본다. 드디어 수능에게 곁이 생겼다. 좋아하는 친구가 생기고 잘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
성장소설 자칭 매니아인 나는 멋진 새드엔딩보다 촌스러워도 해피엔딩이 좋다. 그래서 주인공 수능에게 곁이 생기고, 좋아하는 친구가 생기고, 좋아하는 일이 생겨서 참 좋다. 그래서 이 책이 청소년 성장소설의 정석대로 쓰여졌다 하더라도 유치하지 않고 따듯하고 안정적이다. 그리고 현직교사 출신의 작가라서 요즘 아이들의 정서와 환경을 참 잘 표현했다. 그리고 문장 표현력이 솔찍 담백하고 가끔은 적당한 무게를 지닌 사색적 표현이 좋다.(사실, 요즘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고 좋아할 수 있게 가볍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참 사랑스럽다. 특히 봉수 같은 선생이 한 학년에 한 분은 아니 한 학교에 한분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뒤처지고 싶은 아이들은 없는데 뒤처지지 말라고 채찍 하는 어른들만 있는 숨 막히는 세상에 들여다보면 참 좋은 사람들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도 찾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모두 삶을 이겨내는 디그 요정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