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사이드 - 학살과 은폐의 역사
최호근 지음 / 책세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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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5년에 초판이 출판된 책이다. 2022년에 개정판이 출간되어서 그제서야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왜 지금 제노사이드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그에 대해 두 가지로 답한다. 첫째, 제노사이드는 서로에 대한 보복을 유발하여 평화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다. 둘째, 우리 역시 한국전쟁 당시에 일어났던 학살들을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제노사이드 교육은 역설적으로 평화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효과적인 예방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제노사이드를 우리가 왜 공부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답이다. 여기에 2022년의 문제의식을 더한다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전쟁을 무시할 수 없는 남한인’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은 4부로 나뉜다. 1부는 제노사이드의 의미 규정, 2부는 실제 국제법에 근거한 재판 사례들, 3부는 세계사에서 자행된 제노사이드의 구체적 사례를 제시했다. 4부는 한국 현대사에서 제노사이드로 볼 수 있는 사건들을 다룬다.

저자는 제노사이드를 예방하기 위해 국제적 수준의 대책과 국제 여론의 적극적인 관심, 제노사이드 협약 비준을 위해 미가입국가의 여론 형성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적으로도 제노사이드를 처벌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해야 하고, 역사 교육과 정치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제정치는 도덕률에 따라 돌아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국제정치에서 제노사이드를 제대로 예방하고 처벌하기 위해서는 개인 차원에서의 도덕률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이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아직도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데, '전쟁범죄'와 '인도에 반하는 죄'를 저지르는 모습이나 정황 증거들이 SNS와 뉴스를 통해 중계되었다. 제노사이드 범죄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세계의 위태로운 평화는 이미 깨졌다. 전쟁을 억제해야 한다는 초국가적 공감대가 다시 필요해진 시점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전쟁범죄나 제노사이드에 관한 책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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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라 불린 사람들 - 지능과 관념 · 법 · 문화 · 인종 담론이 미친 지적 장애의 역사
사이먼 재럿 지음, 최이현 옮김, 정은희 감수 / 생각이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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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라 불린 사람들> 제목만 보고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을 들으면서도 특수교육은 늘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 많았으며, 그중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주제는 단연 '탈시설화' 였다. 토론을 하면서도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일단 지적장애 당사자가 아닌 내가 의견을 내도 괜찮은지에 대한 문제, 그리고 끊임없이 내가 생각하는 내용이 장애인 혐오적인지 아닌지에 관한 고민이 그것이었다. 더불어 내가 직접 지적장애인을 만난 경험이 있는지 생각해보았는데, 지적장애인을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중고교시절 '특정 학급'과 '특정 지하철' 뿐이었다. 그곳이 아니면 지적장애인들은 내가 볼 수 없는 시설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터였다. 사회에서 내가 본 지적장애인들의 일부는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그래서 '탈시설화'에 내가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하는지를 생각하면 항상 머리가 복잡해졌다.


이 책은 지적 장애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정신질환은 그 스스로 기록을 남길 수 있지만 지적장애는 자신에 대한 기록을 남길 수 없다. 더구나 탁월한 지능을 활용하여 연구에 매진하는 학자들은 지적 장애나 낮은 지능에 대한 관심을 잘 기울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저자는 가혹하게 소외되고 배제당한 존재가 아닌 일상에서 만나는 사회 구성원의 면모를 찾기 위해 당시 일상생활 자료를 분석해 기록하였다. 지적장애인들은 이전에는 분명한 사회의 일원이었으나 18세기 초를 기점으로 배제당했다. 이후의 역사는 지적장애인들이 사회로 돌아오기 위해 벌인 투쟁이었다.


18세기 이전

백치(과거 지적장애, ‘선천적 바보’를 일컫는 표현)는 우수한 혈통을 위협하는 존재였으며 재산 유지에 문제가 되었다. 그들은 스스로 재산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여겨진 존재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왕이나 영주는 백치의 재산을 물려받는 대신 이들을 돌봐줘야 했다. 당시 법 이론에서는 백치를 일상적인 사회적 거래를 이해하지 못해 잘 속고 나약한 자로 파악했고, 이론적으로는 군주의 소유물로 생각했다. 법정에서는 이들의 가족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그를 적극적으로 변호한다면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하는 관계망이 안전하게 작동한다고 판단하여 관대한 처분을 내려주었다.


18세기

18세기 구전설화에서는 지능은 떨어져도 마음씨가 좋은 백치가 등장한다. 18세기 일상 사회에서는 백치가 놀려먹기 좋지만 나름 본받을 만한 점이 있는 지역 구성원으로 여겨졌다. 당시 사람들은 백치가 외형적 특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림에서 대부분 백치는 코가 크고 늘어진 입술을 가진 사람으로 묘사되었다.

백치에 대한 외형적 편견은 유럽인들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다양한 인종과 맞닥뜨리며 인종주의와 결합되게 된다. 유럽인들은 유럽의 우월한 문명을 목도하고도 외부인들이 아무런 관심과 지적 흥미를 보이지 않는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유럽인들은 야만인들의 모습을 백치 개념과 연결지어 설명했다. 야만인들의 게으름, 관찰되지 않는 지적 활동과 성적 수치심, 왕성한 식습관은 백치의 그것이었다. 야만인의 멍한 표정, 튀어나온 입, 처진 눈 등의 외형적 특성은 백치의 그것과 일치했다. 유럽인들은 비유럽인들의 자원을 차지하고 비유럽인들을 지배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19세기

19세기에는 의료계에 변화가 생겼다.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백치를 이제 치료 가능한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다. 사회 법규에 따를 수도 없고 이해조차 못 하는 백치는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기 위해 시설에 격리되어야 했다.

계몽주의와 혁명, 선거권 및 교육의 확대를 거치면서 백치는 더 이상 우스운 사람이 아니라 사회에서 소거되어야 하는 존재가 되었다.

유럽 바깥에서도 백치보다는 지능이 발달했으나 완전한 지적 능력을 갖추지 않은 치우 개념을 이용한 차별과 배제의 역사는 지속되고 있었다. 이제 극단적인 인종 차별주의가 고개를 들었다. 이들은 ‘작은머리증’에 집중하면서 지능과 두뇌 크기의 상관관계를 입증하려고 했다. 

빅토리아 시대, 국가의 중앙집권화가 진행되면서 무기력하고 위험하고 취약한 사람들을 대대적으로 시설에 수용하는 조치가 시행되었다. 백치는 정신개혁 대상자 중 가장 열등한 집단으로 수용되었다. 19세기가 끝날 무렵 사람들은 백치를 동정하고 이따금 혐오하거나 두려워하면서 이들과 떨어져 있고 싶어 했다.

우생학은 백치를 인류 전체의 지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존재로 간주했다. 우생학의 전파는 사람들로 하여금 낮은 지능에 대한 공포심을 갖게 했다. 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심리학계에서 IQ가 개발되었다. IQ는 절대적인 지능 평가 지표로 사람의 모든 지능이 평가되는 잣대로 활용되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인종의 지능이 백인보다 열등하다고 규정됐다. 


20세기

우생학이 극에 달했을 때 나치 독일에서는 ‘퇴보한’ 사람들을 제거하기 위해 단종 수술을 실시했다. 1939년에는 장애가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학살하는 T4 프로젝트가 시행되었다. 여기에 참여했던 의료인들은 학살에 참여한 이유를 비참한 생명의 고통스러운 삶을 끝내주기 위해 참여했다고 대답했다. 

전쟁이 끝나고 나치의 만행이 밝혀짐에 따라 우생학은 급격히 꺾이고 정신결함자를 제거하고 싶은 욕구가 급감한다. 그러나 우생학적 인식은 전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존속하고 있었다. 기존 시설의 많은 환자와 함께 계속해서 새로운 장애인들이 시설로 유입됨에 따라 이들은 조용하지만 확고하게 시설로 수용되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시설로 보내지 않고 직접 키울 권리를 주장했다.

일련의 시설 비리 사건과 학대 사건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배타적인 고립주의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제 정신병원에 수용되던 시기는 끝났다. 이제부터는 사회모델이 보편화되었다. 핸디캡은 평범한 생활을 방해하는 일련의 사회적 장애물이 되었다. 지역사회는 이런 어려움을 최소화하고 일상에서 겪는 곤란한 문제들을 보조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다. 그렇게 탈시설화 지역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이들의 존재가 다시 지역사회에서 가시화됨에 따라 사회이론가들은 이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였다. 지역으로 돌아온 이들은 장애인이라는 낙인이 찍혀 정신적 감옥에 갇힌 상태였다. 사회이론가들은 지적장애인의 삶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만 이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낙인이 벗겨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제 쟁점은 이들이 진정한 지역사회 ‘구성원’이 되는가에 대한 문제였다. 지적장애인이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지역사회 구성원이 되는 시혜적 모델을 철폐하고 지적장애인들에게도 삶의 가치가 있으며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 책을 읽고 나서

일단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탈시설화에 대한 생각이 분명해진 것은 아니었다. 지적장애에 대한 이해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탈시설화가 어떤 맥락에서 필요한 일인지 역사적인 맥락에 비추어 볼 수는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도 난제는 여전했다. 지적장애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에게 어떤 일이 바람직한지는 내가 쉽사리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그럼에도 탈시설화 운동에 대한 맥락을 안다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맥락을 모르고 입장을 정하는 것과 맥락을 알고 사회 공론장에 참여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확실한 것은 지적장애인들도 인격이 있으며, 사회가 이들에게 맞출 필요성이 있다는 점이다. 시민으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우리 사회가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본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할 만하다.

저자가 탈시설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에 장애라는 관념이 없이 다 같이 마을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칭찬하는, 다소 과거를 낭만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한계는 존재한다. 또한 지적장애의 중요한 논의점 중 하나인 성폭력이나 성교육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기 때문에 이런 내용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다른 책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iframe_url_utf8=%2FArticleRead.nhn%253Fclubid%3D10758331%2526articleid%3D218999%2526commentFocus%3Dtrue)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계속 살았다면 이 가엾은 녀석은 장애 때문에 점점 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행해졌을 겁니다. 그러니 지금이 더 낫습니다, 선생님. 암요, 암요, 지금이 더 낫고 말고요. - P194

여기서 디킨스는 자의식이 생긴 백치는 오직 죽기만을 바란다고 암시한다. 세상에서 자신이 처한 위치를 깨달은 치우보다 아무것도 모른 채 히죽히죽 공허하게 웃는 백치가 더 낫다는 이야기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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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보는 서양사 만화라서 더 재밌는 역사 이야기 1
살라흐 앗 딘 지음, 압둘와헤구루 그림 / 부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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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는 학문이 가진 여러 딜레마가 있지만, 그래도 최근에 왈가왈부하는 지점을 하나 꼽자면 ‘역사의 대중화’가 아닌가 싶다. 상충하는 관점들을 대략 요약해 보자면, 학인들의 입장에서는 엄밀하게 설명해야 하는 부분을 지나치게 단편적으로 설명하게 될지도 모르는 현상이 우려스러울 것이다. 또 너무 자극적인 부분만 다루는 게 아닐까 하는 고민이 생길 것이다. 받아들이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저자의 전문성이 어떤지 의심하게 되고, 역사가 주는 지루한 이미지에 거부감을 미리 갖기도 할 것이다.

이래저래 복잡한 부분을 긁어 주는 책이 나타났다. <전쟁으로 보는 서양사>는 누구나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만화에 밈과 전쟁사를 적절하게 섞었다. 물론, 욕설이 난무한다는 점에서 아동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니다. 철저히 성인(그중에서도 커뮤식 말투에 익숙한) 독자의 니즈에 맞춘 셈이다. 글작가와 그림작가는 둘 다 사학과 전공생이 아니지만, 사학과 학부생들의 도움을 받아 고증에도 신경을 썼다고 하니 시중에 나와 있는 흥미유발 역사 컨텐츠 중에서는 나름 전문적이라고 봐도 괜찮아 보인다.

표지에는 가장 핫한 정치 지도자인 푸틴이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리겠어’라며 미국의 1차대전 참전 독려 광고인 ‘I Want You For U.S.A Army’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 양반은 참전 독려가 아니라 징집인 게 문제지만. 아무래도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인 만큼 러-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언급은 앞부분의 4컷 만화가 끝이다. 푸틴만 보고 러-우크라이나 전쟁 이야기를 기대하신 분은 뒤로 가기. 그렇지만 푸틴을 풍자하는 4컷이 빠졌으면 아쉽긴 했을 것 같다.

이 책과 풍자는 분리하기 어렵다. 애초에 저자 서문에서도 밝혔듯 책에서 등장하는 전쟁은 대부분 지휘관이 멍청한 판단을 하거나, 아주 어이없는 일로 군대를 진창에 처박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캐릭터들은 실제 인물의 얼굴을 따왔으나 표정을 우스꽝스럽게 짓는다던가, 소위 말하는 ‘킹받는’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낸다. 말투에는 욕설이 뚝뚝 묻어나오고 인물들의 관계는 가깝게 과장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는 외국 사이트에서 유행하던 컨트리볼 만화가 연상되기도 한다. 독자들은 ‘트롤러들 하는 짓 참 뭐같다’하며 비웃을 수도 있고 ‘저런 사람들 때문에 대체 몇 명이 죽은거임’이라고 반응할 수도 있다.

책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특징은 커뮤니티의 댓글을 각 장 맨 앞에 붙여 놨다는 점이다. 그냥 기대감과 재미를 표현하는 댓글들도 많았지만 특히 눈에 띄는 댓글이 있었다. 밈으로 역사를 다루다 보면 실제 사람과는 관계없이 인물에 대한 이미지나 평가가 왜곡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댓글이었다. ‘역사의 대중화’에서 중요한 소비축을 차지하는 게 역덕이니 이런 식의 자기반성(?)도 일어나는가 싶었다. 이 댓글은 정확히 이 책의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지적하기도 한다. 밈으로 잘못 알려진 인물의 평가를 수정하게 만들지만, 다른 곳에서는 ‘치질 나폴레옹’ 짤이 만들어져 돌아다닐 수도 있지 않은가.

이외에도 밈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유머 코드가 ‘그게 뭔데 십덕아’로 받아들여질 여지도 있다. 나 역시 중간 몇몇 유머장면은 원본을 몰라서 그냥 넘어가기도 했으니까. 달리 말하면 이 책의 독자층이 20-40대 인터넷 세대에만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만화가 커뮤니티에 연재될 때에는 댓글이 있어 역덕들이 떡밥을 물고 신나게 놀았겠지만, 책은 댓글 기능이 없으므로 만화의 재미 자체만 보고 독자를 끌어 모아야 할 것이다.

처음 읽을 당시에 피식피식 웃으며 1시간만에 후루룩 읽었으니 재미는 보장된 편이다. 다 읽고 나서 실질적인 전쟁의 역사가 담겨 있지 않아 아쉽다거나, 전쟁을 가볍게 다루어도 되는가 등등의 생각들이 남겠지만 만화의 본질적인 목표인 재미를 충족했으니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218252)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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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 가족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의 특별한 삶
양영희 지음, 인예니 옮김 / 마음산책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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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와 이데올로기>를 감상하신 분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바라는 책. <디어 평양>과 <굿바이, 평양> 뒷이야기도 들어 있고 가족사의 맥락을 좀 더 알 수 있게 된다.
재일한국이라는 소수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너무나 다른 이데올로기를 갖게 된 가족. 이 때문에 돌이킬 수 없어 보일 듯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지기도 한다.
어찌보면 자신의 트라우마를 헤집는 과정이기 때문에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끝내 카메라를 들어서 아버지, 조카, 어머니를 기록한 강인한 자아에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바다를 사이에 둔 것처럼 사상적으로 달라도, 혹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가족은 가족이라는 것.
가족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

가족을 바라보는 감독님의 시선은 각자의 가정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위로를 주기도 한다.
더불어 소수자 정체성과 국가폭력과 같은 거대한 주제도 곱씹게 만든다. 소수자, 국가와 개인, 공산주의와 자유주의가 가족의 이야기와 한데 섞여 수프처럼 오랜 시간 고아지고 있다.
모두가 다 봤으면 하는 다큐멘터리, 모두가 다 읽었으면 하는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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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전쟁과 평화
아자 가트 지음, 이재만 옮김 / 교유서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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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샀던 책인데...
일단 저자는 진화생물학적 이론을 기반으로 전쟁을 설명하는 전쟁사가이다.
그렇기에 책의 내용도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설명하듯 흘러간다.
전반부에서는 선사 시대의 전쟁이 왜 시작되었는가? 에 대한 답을 화석+현재 남아있는 유목민족을 연구하여 내놓고 있다.(인류학에 신세를 많이 졌다)
후반부에서는 근현대와 과거를 비교해 명백하게 전쟁이 줄어든 요인에 대해 분석한다.(국제관계학에 신세를 많이 졌다) 그는 전쟁이 손해인 걸 사람들이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평화가 가져다 주는 이익이 압도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이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 상업주의, 민주주의, 도시화, ...등등이 있다.

하나의 거대 이론으로, 특히 진화로 인간사회를 설명하는 책을 좋아하지는 않으나 현재 세계정세에 대한 판단은 꽤 정확했고 미래예언적인 부분도 꽤 잘 예측했다.

그런 면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주는 책이다. 단 너무 맹신하지는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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