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때문에 제가 이처럼 당당하게 선생님을 볼 수 있는 거예요.
출발이 이미 결정됐기 때문에…………. 한 가지만 부탁드릴게요.
저를 좀 더 좋은 여자로 기억해 주세요. 선생님이 저를 존중해주시면 좋겠어요.
아스트로프 에이! (재촉하는 시늉을 하며) 제발 부탁이니 가지 말아요. 솔직해지세요. 이 세상에 당신이 할 일은 아무것도 없고,
당신에겐 아무런 인생의 목적도 없으며, 관심을 둘 만한 일도없어요. 그러니 이르든 늦든 당신은 자신의 감정에 어차피 굴복하게 될 겁니다. 이건 피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이 일은 하리코프나 쿠르스크 같은 곳이 아니라, 여기, 자연의 품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더 낫지요. 최소한 시적이라는 장점이 있잖아요.
마침 가을 경치도 아름답고………… 여기엔 보호림도 있고, 투르게네프 취향의 다 쓰러져 가는 저택들도 있고 하니..
옐레나 안드레예브나 선생님도 참 웃기는 분이야. 선생님이 괘씸하지만, 그래도...... 선생님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간직할 거예요.
선생님은 재미있고 독특한 분이에요. 우린 결코 다시 만나지 못하겠지요. 그러니 뭘 숨기겠어요? 저도 조금은 선생님에게 반했어요. 자, 친구처럼 서로 악수를 나누고 헤어져요. 나쁜 기억은 잊어버리세요.
아스트로프 (악수한다.) 그래요. 가세요・・・・・・ (생각에 잠겨 어쩌면 당신은 선량하고 진심 어린 사람일 것도 같은데, 또 어떻게 보면 당신이란 존재 속에는 뭔가 이상한 점이 있는 것 같기도합니다. 당신이 남편과 함께 여기 온 뒤로, 이제까지 여기서 일 - P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