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를 하자......‘ 그는 자신의 재능에 대해 느꼈던 의구심을 떠올렸다.
뭐 상관없다. 자유롭게 숨쉴 수만 있다면, 처음에는 콘스탄티노플로,
그리고 로마로 가자, 조금이라도 빨리 배심원 직무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그 문제는 변호사와 처리하자.‘
그때 갑자기 사시에 까만 눈동자의 여자 죄수가 그의 머릿속에 더없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피고들의 최후진술 때 울음을 터뜨리던 그녀의모습! 그는 재빨리 그녀를 머릿속에서 지우면서 다 피운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끄고 또 한 개비에 불을 붙여 물고는 방안을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와 함께했던 순간들이 차례로 뇌리에 되살아났다.
그와 그녀의 마지막 만남, 그때 그를 지배했던 동물적 욕망, 그 욕망이충족된 뒤 찾아왔던 환멸이 떠올랐다. 하늘색 리본이 달린 흰옷이, 새벽 예배가 떠올랐다. ‘정말 그녀를 사랑했다. 그날 밤 나는 진정으로 아름답고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했다. 고모들 집에서 지내며 논문을 쓰던그때도 이미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때의 자신을 떠올려보았다.
그 생기로움과 젊음, 삶의 충만함이 거세게 밀려와 그는 견딜 수 없이슬퍼졌다.
그때의 그와 지금의 그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그날 교회에 있었던 카튜샤와 오늘 아침 그들이 재판했던 상인의 술시중을 했던 매춘부 사이의 차이만큼 컸다. 그때 그는 활발하고 자유로운 인간,
앞날에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진 인간이었지만, 지금 그는 어리석고 공허하고 목적도 없는 하찮은 삶의 그물에, 빠져나갈 출구 하나 보이지않는 그물에 사방으로 갇힌 인간이었고, 굳이 빠져나갈 마음도 없었다.
그는 과거에 자신이 솔직함을 자랑으로 여겼던 것을, 언제나 진실만 말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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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은 자신이 초래한 한정된 동일성이라는 경계 내에 포함되지 않은모든 것을 자신 바깥으로 투사합니다. 이제 세상은 ‘바깥‘과 ‘다른 이‘
로 나타납니다. 세상은 ‘파편으로서의 의식‘이 아닌 모든 것이 됩니다.
그리고 세상은 이제 의식과 분리되어 의식 바깥에 존재하는 것처럼나타납니다. 세상은 의식이 자신을 한정적인 파편으로 보는 새로운 관점을 완벽히 확충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은 ‘파편으로서의 의식‘을 담아내는 광활하며 잠재적으로 위협적인 그릇이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실제로 세상은 의식 속의 외관이자 의식의 표현이기에, 세상은 의식이 생각에 대해 품은 생각을 아주 정확하게 반영합니다의식이 자신을 파편이라고, 한정적이라고. 얽매여 있다고, 시공간 속에 나타난다고 믿는다면, 세상은 그 파편에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날것입니다.
의식은 자신의 타고난 권리, 즉 자신의 영원하며 만연한 지위를 스스로 부정하면서 이와 동일한 지위를 외관의 세상에 부여합니다. 의식은자신의 실재를 외관의 세상에 부여하고, 그 대가로 그 세상에게 있는덧없는 연약함을 자신을 위해 취합니다.
의식은 모든 경험의 기반이자 본성인 자신의 실재를 포기하고, 대신그것을 자신의 창조물인 외관의 세상에 투사합니다.
의식은 외관의 세상과 자신의 본성을 교환합니다. 의식은 그렇게 할수밖에 없지요.
사실, 의식은 자신을 경험하는 것을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모든 경 - P75

알고 있음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의 모습입니다.
알고 있음은 모든 경험의 구성에 들어갑니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경험의 구성에 들어갑니다.
‘나‘는 모든 경험 속에 있는 경험하기입니다.
마찬가지로, 세상이나 대상은 그것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세상이 우리 경험 바깥에 존재한다는 증거가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겪는 것은 결코 가능하지 않습니다. 경험 그 자체가 증거를판단하는 시금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경험하기를 대상과 분리한다면, 그 대상이 사유든, 감각이든,
지각이든 간에 그 대상은 사라집니다. 하지만 경험하기는 남아 있으며,
자신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요우리가 아는 한, 그것을 겪는 우리의 경험 바깥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나‘가 경험하기이고, 세상이 세상을 겪는 우리의 경험하기로이루어져 있다면, ‘나‘와 세상, 즉 ‘나‘와 대상은 하나입니다.
개별적이며 독립적인 개체로서의 세상은 우리가 이를 직접적으로 볼때 무너져내립니다.
우리는 사실 하나인 사물을 ‘나‘와 ‘다른 이‘라는 두 개의 이름으로부릅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실 사물이 아닌 것을 일체라는 한 개의 이름으로 부릅니다. 그것은 이름이 없습니다.
마음의 한정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름 없는 것은 모든 사물을 모르는것입니다. 실재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모든 사물의 경험 속에 있는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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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가요, 우리는 여기 잠시 앉아 있을 거예요, 드미트리 이바노비치"카튜샤는 무슨 벅찬 일이라도 있었던 듯 가슴 가득히 모은 숨을 토해내고는 약간 사시인 온순하고 아가씨다운 사랑스러운 눈으로 그의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남녀의 사랑에는 정점에 다다르는 한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순간에는 의식도, 이성도, 관능도 존재하지 않는다. 네흘류도프에게는 이날 예수부활대축일의 밤이 그런 순간이었다. 지금도 카튜샤를 떠올리면, 이날 밤의 그 순간이 그동안 봐왔던 그녀의 이런저런 이미지들을모두 덮어버릴 정도였다. 반짝반짝 윤나는 검은 머리, 가는 허리와 그리 높지 않은 가슴을 소담하게 감싼 주름 잡힌 흰옷, 발그스름한 볼, 밤에 잠을 설친 듯 사시가 좀더 눈에 띄는, 부드럽고 촉촉한 까만 눈, 그리고 그녀의 용모에는 두 가지 특징이 더 있었다. 순결하고 정결한 사랑, 그 한 사람뿐만 아니라 그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모든 사람과모든 것에 대한 사랑,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좋은 것뿐만 아니라 그녀가 입맞춤한 거지에게도 향하는 사랑이었다.
그는 그녀 안에 그런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건 그날 밤과 그날 아침에 자기 안에서도 자각했고 그 사랑 안에서 그녀와 자신이 하나가 되어가고 있음을 자각했기 때문이었다.
아, 모든 것이 그날 밤 품은 그 감정에서 멈췄더라면! ‘그래, 그 모든끔찍한 일은 예수부활대축일 그 밤 이후에 일어났다!‘ 그는 배심원실창가에 앉아 생각했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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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본성을 탐사하는 과정이 끝날 무렵, 마음은 개념적 생각하기의 능력을 최대한 동원해 진실을 파악하는 자신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그 결과 마음은 자연스럽게 끝나게 될 것입니다. 말하자면, 마음은 내면으로부터 무너져내릴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실재에 대해 말하는 어떤 것도 진실일 수 없다는 근거로마음을 잠정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상황과는 매우 다릅니다.
•실재에 대한 선입견과 근거 없는 관념으로 이루어진 신념과 느낌이밝혀지면서 새로운 초대가 열리며 또 다른 가능성이 드러납니다.
이 가능성을 마음으로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가능성은 마음을 넘어서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탐구로 새로운 가능성을 막는 방해물은 드러나며 녹아내립니다.
이 순간 우리는 실제로 단 한 가지만 경험한다는 가능성에 우리가열려 있음으로써 방해물은 녹아내립니다. 즉, 경험은 ‘나‘와 다른 이, 주체와 대상, 나와 세상, 의식과 현존으로 나뉘지 않습니다.
단 하나의 완벽한 총체만이 있고, 의식과 현존은 하나이며, 오직 하나의 실재만이 있다는 가능성에 우리는 열려 있습니다.
경험이 입증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원론적 생각 체계는 잘 세워져 있습니다. 이 체계는 마음 수준의 신념과 몸 수준의 느낌으로 이루어져있고, 밀접하게 얽혀 있으며, 서로를 구현하며 입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과 느낌을 초연하게 관조한다면 그 거짓됨은 해소됩니다. 우리가 한 생각은 우리의 경험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볼 수 있습니다. 이는 경험이 이원적인 생각하기의 무지에서 자유로운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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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생각할 때면, 그는 그녀의 모든 것, 특히 어린아이처럼 맑고 선한 표정을 띤 자그마한 얼굴과 처녀다운 가냘픈 어깨 위에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옅은 금빛 머리칼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앳된 표정은 날씬하고 아름다운 몸매와 어우러져 그가 기억하는 그녀의 독특한 매력을 이루었다. 그러나 매번 그를 놀라게 하는 것은, 바로 상냥하고 고요하고 진실한 그녀의 눈빛과 특히 언제나 레빈을 마법의 세계로 이끄는 그녀의 미소였다. 그는 그 마법의 세계에서 어린 시절에도 좀처럼 맛보지 못한 감동과 부드러움을 느꼈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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