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있던 경기병이 신음하며 난간에 쓰러졌다. 로스토프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에게 달려갔다. 누군가가 또 "들것!" 하고 외쳤다. 네사람이 그 경기병을 안아 올렸다.
"ooo......
・내버려둬. 제발" 하고 부상자가 외쳤으나, 그들은 일단 그를 들것에 실었다.
니콜라이 로스토프는 고개를 돌려 뭔가를 찾는 것처럼 먼 경치며 도나우 강물이며 하늘이며 태양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얼마나 푸르고 고요하고 깊은가! 저물어가는 태양은 얼마나 밝고장엄한가! 저멀리 도나우 강물은 얼마나 부드럽고 반짝이며 빛나는가!
•멀리 도나우 강 뒤쪽에 푸르게 보이는 산들, 수녀원, 신비로운 골짜기.
우듬지까지 안개가 낀 소나무 숲은 더한층 훌륭했다..... 저곳은 고요하고 행복에 가득차 있다...... ‘내가 저기에 있을 수만 있다면 아무것도,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정말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로스토프는 생각했다. ‘나 한 사람과 저 태양 속에는 그지없는 행복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신음과 고통과 공포, 그리고 이 모호함, 분주함....... 저기, 또 뭐라고 소리치고, 모두 또다시 뒤쪽 어딘가•로 달려간다. 나도 그들과 함께 달려간다. 아아, 바로 저것이 저것이•지금 내 머리 위와 내 주위에 있는 저것이 그렇다. 죽음이다.………… 눈깜짝하는 순간에 나는 저 태양도, 저 강물도, 저 골짜기도 볼 수 없게될 것이다.......
때마침 태양은 구름 뒤로 숨었고, 로스토프 앞쪽에 또다른 것이나타났다. 그러자 죽음과 들것에 대한 두려움도, 태양과 생명에 대한사랑도, 모든 것이 하나의 병적인 불안한 인상으로 녹아들었다.
290 - P290

리를 누워서 떡 먹기 같은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는 생각했다.
그의 눈은 경멸하듯이 가늘어졌다. 그는 유달리 천천히 육군대신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커다란 탁자 앞에 앉아 처음 일이 분 동안은 그에게눈길조차 주지 않는 육군대신을 보았을 때 그 감정은 더 강해졌다. 육군대신은 양쪽 살쩍이 희끗희끗한 대머리를 두 자루의 촛불 사이에 숙이고 연필로 표시해가며 서류를 읽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발소리가들렸을 때도 그는 고개를 들지 않고 계속 읽었다.
"이걸 가져가서 건네주게." 육군대신은 시종무관에게 서류를 주면서 역시 급사에게는 눈을 돌리지 않고 말했다.
안드레이 공작은 지금 육군대신의 머리를 차지한 모든 일 가운데서쿠투조프군의 동정은 가장 흥미가 떨어지는 것이며, 그가 이것을 러시아 급사에게 느끼게 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것은 내게는 아무래도 좋다‘ 하고 안드레이 공작은 생각했다. 육군대신은 나머지 서류를 끌어당겨 가장자리들을 맞춘 뒤에야 비로소 고개를 들었다. 그는 총명해 보이고, 머리 모양이 독특했다. 그러나 안드레이 공작 쪽으로 눈을 돌린 순간, 총명하고 단호해 보이는 그의 표정은 분명 습관인 듯 의식적으로 변했다. 잇달아 찾아드는 많은 청원자를 만나는 사람에게 흔히 있는 멍하고 위선적인, 그러면서도 그 위선을 숨기려 하지 않는 미소가 그 얼굴에 떠올랐다.
"쿠투조프 원수에게서 왔습니까?" 그는 물었다. "분명히 좋은 소식이겠죠? 모르티에군과 충돌이 있었다고요? 이겼습니까? 이제 이길 때도 됐죠!"
그는 자기 앞으로 온 급보를 침울한 얼굴로 읽기 시작했다. - P297

・아직젊지만 더이상 풋내기 외교관이 아닌, 열여섯 살 때부터 근무를 시작지로 아니 그 이상으로 빌리빈은 외교계에서 촉망받고 있었다..
해파리와 코펜하겐을 거쳐 지금은 빈에서 상당한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수상과 빈 주재 러시아 공사도 그를 알고,
높이 평가했다. 일류 외교관이 되기 위해 어떤 행위를 하지 않거나 프랑스어로 회화를 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자격만을 갖추려 하는 대부분의 외교관과는 달리, 그는 일을 좋아하고 또 일하는 방법을 아는 유능한 외교관 중 하나였다. 그래서 원래는 게으른데도 이따금 책상머리에서 밤을 지새우는 일도 있었다. 그는 어떤 내용의 일이건 한결같이 잘해냈다. 그의 흥미를 끄는 것은 ‘왜?‘가 아니라 ‘어떻게?‘였다. 그는 외교상의 문제가 무엇인가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요령 있고 정확하게, 세련된 문장으로 회람장과 각서와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에서 그는큰 만족을 찾고 있었다. 이런 문서 작성 업무 외에도 상류사회 사람들과 교제하고 재치 있게 담화하는 솜씨로도 인정받고 있었다.
빌리빈은 일을 사랑하듯 담화도 좋아했는데, 그것은 담화가 품위 있고 기지가 넘칠 때에 한했다. 사교계에서도 그는 언제나 훌륭한 말을•할 기회를 노리지만,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대화에 끼지 않았다. 빌•리빈의 담화는 언제나 기발하고 기지가 넘치고, 보편적인 흥미를 끄는완성된 명구로 가득했다. 그런 명구들은 보잘것없는 사교계 인사들도쉽게 외워서 객실에서 객실로 옮기고 다니기에 안성맞춤이었고, 그것은 빌리빈의 머릿속 연구소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 P300

리를 속이려 하고 있고, 프랑스와 단독으로 접촉해서 강화 계획, 비밀강화 초안을 만들고 있어요."
"설마 그럴리가!" 안드레이 공작은 말했다. "그건 너무 추악합니다."
**"
‘때가 되면 알게 되겠죠."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났다는 듯이 빌리빈은 다시 이맛살을 펴면서 말했다.
마련된 방으로 들어가 깨끗한 속옷을 입고, 따뜻하게 덥힌 향기 좋은베개와 깃털 이불에 몸을 누이자, 안드레이 공작은 이번에 자기가 승전보를 가지고 온 전투 같은 것은 까마득히 먼 일같이 생각되었다. 프로이센의 동맹, 오스트리아의 배반, 보나파르트의 새로운 승리, 그리고접견식, 열병, 프란츠 황제의 인견 같은 것이 그의 머릿속을 채웠다.
눈을 감자 귓전에 포성과 총성, 포차 바퀴가 삐거덕거리는 소리가울리고, 또다시 산 위에서 실처럼 열을 지은 소총수들이 내려오고, 프랑스군이 사격을 하고, 그는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고, 슈미트와 나란히말을 달리고, 탄환이 주위에서 즐거운 듯이 소리를 내고, 그는 어릴•때부터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크나큰 삶의 희열을 느꼈다.
그는 눈을 떴다......
‘그렇다, 이건 모두 있었던 일이다!......‘ 그는 행복하게, 아이처럼자신에게 미소지으며 중얼거리고는 젊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P307

"나는 당신의 친구로서 진심으로 말하는 겁니다. 냉정하게 판단해요. 당신은 지금 여기에 남아 있어도 되는데 대체 어디로, 왜 가려는거죠? 지금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둘 중 하나입니다(그는 왼쪽관자놀이 위에 주름을 잡았다). 당신이 부대에 닿기도 전에 강화가 체결되거나, 쿠투조프 전군의 패배와 오욕.
빌리빈은 상대방의 딜레마가 이미 다툴 여지 없는 것임을 느끼고 주름을 폈다.
"나는 그런 걸 판단하고 있을 수 없습니다." 안드레이 공작은 냉정하게 말하고, 속으로는 ‘나는 아군을 구출하기 위해 간다‘고 생각했다.
"친구여, 당신은 영웅입니다." 빌리빈은 말했다. - P320

그는 왼손을 뻗어 바그라티온을 끌어당기더니 반지를 낀 오른손을 들어 자못 익숙한 손짓으로 그에게 성호를 긋고 부은 한쪽 뺨을 내밀었지만, 바그라티온은 뺨이 아닌 목덜미에 키스했다.
"자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쿠투조프는 되풀이하고 포장마차쪽으로 다가갔다. "나와 같이 타세." 그는 볼콘스키에게 말했다.
"각하. 저는 여기서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저를 부디 바그라티온 공작 부대에 남아 있게 해주십시오."
"타라니까." 쿠투조프는 말하더니, 볼콘스키가 주저하는 것을 보고덧붙였다. "내게도 훌륭한 장교가 필요해, 내게도 필요하네."
둘은 마차를 타고 몇 분 동안 말없이 달렸다.
"앞으로도 많은 일이 남아 있어." 볼콘스키의 마음을 다 헤아린 듯이 그는 노인다운 통찰력 있는 표정을 띠면서 말했다. "만약 내일 저부대에서 십분의 일이라도 귀환한다면, 나는 하느님께 감사드리겠네."
쿠투조프는 혼잣말처럼 덧붙였다.
안드레이 공작은 쿠투조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반 아르신 남짓떨어진 곳에서 그의 눈에 띈 것은, 이즈마일 전투에서 총알이 머리를•관통했을 때 입은 상처가 깨끗이 닦인 관자놀이의 주름과 텅 빈 한쪽눈이었다. ‘그렇다, 그라면 사람들의 죽음에 이토록 침착하게 말할 권리가 있다!‘ 볼콘스키는 생각했다.
"그러니까 저를 그 부대로 보내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그는말했다. - P328

쿠투조프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벌써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잊어버린 듯 생각에 잠겨 앉아 있었다. 오 분쯤 지나 마차의 부드러운반동에 경쾌하게 흔들리면서 쿠투조프는 안드레이 공작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얼굴에는 흥분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는 미묘한냉소를 띠면서, 프란츠 황제를 알현한 소상한 이야기며 크렙스 전투에•대한 궁정의 반향이며 두 사람이 다 알고 있는 부인들에 관한 소식을안드레이 공작에게 물었다. - P329

나. 이것은 속임수에 불과하다. 진격하여 러시아군을 섬멸하라......
귀하는 러시아군의 수송차와 대포를 노획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 황제의 부관은 사기한에 지나지 않는다・・・・・・ 전권을 갖지않은 장교는 아무 의미도 없다. 그 역시 그것을 갖지 않은 자다.…………오스트리아군은 빈의 다리에서 귀하에게 기만당했지만, 지금은 귀하가 황제의 부관에게 기만당하고 있다.
나폴레옹보나파르트의 부관은 뮈라에게 보내는 이 위협적인 편지를 들고 전속력으로 말을 몰았다. 보나파르트는 이제 휘하 장군들을 신뢰할 수없었으므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인 고기를 놓칠세라 전군을 거느리고 전장으로 향했지만, 바그라티온 부대의 4천 명은 즐겁게모닥불에 둘러앉아 젖은 것을 말리기도 하고, 불을 쬐기도 하고, 사흘판에 비로소 죽을 쑤기도 했다. 이 부대의 어느 누구도 눈앞에 닥쳐오는 것을 알지 못했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 P333

"보나파르트가 아냐, 황제 폐하야! 이 빌어먹을 자식아......" 그는화를 내며 소리쳤다.
"제기랄, 너희 황제 폐하 같은 게 다 뭔데!"
돌로호프는 러시아어로 거칠게 군인들이 쓰는 욕을 퍼붓고는 총을메고 떠나버렸다.
"갑시다. 이반 루키치." 그는 중대장에게 말했다.
"저게 바로 흐랑스어라는 거로군." 산병선의 병사들이 지껄여댔다.
"자, 이번에는 네 차례야, 시도로프!"
시도로프는 윙크를 하더니 프랑스 병사 쪽을 향해 무슨 말인지 알수 없는 말을 속사포처럼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카리, 말라, 타파, 사피, 무테르, 카스카." 그는 자기 목소리에 억양을 붙이려고 애쓰면서 지껄였다.
"호호, 호! 하, 하, 하 하! 우흐! 우흐!" 자못 건강하고 명랑한 웃음소리가 병사들 사이에서 일어나더니 산병선을 넘어 프랑스병들에게로 옮아갔는데, 이 소리를 듣고 있으면 당장에라도 총에 장전되어 있•는 탄환을 빼내 폭발시켜버리고 그길로 하루빨리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좋은 여전히 장전되어 있었고, 집들과 보루에 설치된 총안은여전히 전방을 노리고 있었으며, 앞차에서 떼어낸 대포는 서로를 향한채 대치하고 있었다.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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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은 안나 파블로브나에게 매력적인 야회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흩어지기 시작했다.
피예르는 서툴렀다. 뚱뚱하고 키가 보통 사람보다 크고 어깨가 넓고 큼직하고 붉은 손을 가진 그는 객실에 들어오는 것도 서툴렀지만 나가는 것은 더 서툴렀는데, 말하자면 나갈 때 뭔가 특별히 재치 있는 말을 할 줄 몰랐다. 게다가 그는 정신을 놓고 있었다. 일어설 때도 자기모자 대신 깃털 장식이 달린 장군의 삼각모를 들고는 장군이 돌려달라고 말할 때까지 깃털 장식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그러나 정신을 놓고있던 것도, 객실에서 서툴게 이야기하던 것도 모두 선량하고 소박하고겸손한 그의 표정이 완전히 메워주고 있었다. 안나 파블로브나는 그에게로 돌아서서 기독교도다운 온후한 표정을 짓고 오늘밤 그의 무례를용서한다는 듯이 가볍게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또 뵈어요. 하지만 친애하는 므시외 피에르, 그때까지 당신이 의견을 바꾸었으면 해요.‘
그녀의 말에 그는 아무 대답 없이 그저 가볍게 절하고 또다시 모든사람에게 특유의 미소를 지어 보였는데, 그 미소는 ‘의견은 의견일 뿐,
당신도 보고 계시듯 전 이처럼 선량하고 훌륭한 젊은이입니다‘라고 말하고 있을 뿐이었다. 안나 파블로브나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 P49

"뭐 때문이냐고? 나도 모르겠어. 그래야 하는 거니까. 또한 내가 전쟁에 나가는 것은......" 그는 말을 멈췄다가 이었다. "지금 여기서 보내고 있는 나의 삶이, 내 삶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야!" - P55

그들은 새로 꾸며진 우아하고 화사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냅킨에서부터 은그릇, 도자기, 크리스털 식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건에 젊은부부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별한 신선함이 깃들어 있었다. 저녁식사 도중 안드레이 공작은 팔꿈치를 세워 턱을 괴더니, 이전부터가슴에 묻어뒀던 이야기를 돌연 털어버려야겠다고 결심한 사람처럼.
피에르가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경질적이면서도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절대, 절대 결혼 같은 건 하지 말게. 여보게, 이게 내가 자네에게 주는 충고야. 자네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는, 그리고 자네가 선택한 여자에 대한 사랑이 식어서 그 여자의 참모습을 명백하게 볼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절대로 하지 말게.
안 그러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과오를 저지르는 꼴이 되고 말 테니까. 결혼은 늙어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늙은이가 됐을 때 하는 거야・・・・・・ 안 그러면 자네에게 있는 훌륭하고 숭고한 것들을 망쳐버리게되고, 모두 보잘것없는 일에 소모되고 말 거야. 그래, 그래, 그래! 그렇게 놀란 얼굴로 볼 것 없네. 자네가 만약 자신의 앞날에 뭔가를 기대하고 있다면, 걸음을 뗄 때마다 느끼게 될 거야. 이제 모든 것이 끝나고,
모든 문이 닫히고, 사교계의 객실, 거기서 궁정의 하인이며 천치 같은 작자들과 똑같은 마룻바닥 위에 서는 일만 남게 될 거라는 걸 말이야………… 정말!..."
그는 세차게 손을 내저었다. - P60

피에르는안경을 벗었고, 그러자 얼굴의 느낌이 바뀌어 한층 더 선랑함이 드러났다. 그는 놀란 눈으로 친구를 바라보았다.
"내 아내는 안드레이 공작은 말을 이었다. "훌륭한 여자야. 내 명예에 대해서는 안심하고 함께 살 수 있는 흔치 않은 여자 중 하나지. 아아. 하지만 별수없어. 나는 독신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대가라도치르겠어! 이런 말은 자네에게 처음 하네. 나는 자네를 좋아하니까."
이렇게 말하는 안드레이 공작은 안나 파블로브나의 집에서 안락의자에 팔다리를 쭉 펴고 앉아 실눈을 뜨고 이 사이로 프랑스어를 밀어내던 그 볼콘스키와는 닮은 데가 거의 없었다. 그의 마른 얼굴의 근육이 가닥가닥 신경질적으로 떨리고 있었다. 좀 전까지만 해도 생명의불이 꺼진 것처럼 보이던 두 눈은 이제 밝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평소활기 없어 보였던 만큼 흥분한 그의 모습은 더 정력적으로 보이는 것같았다.
"자네는 왜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 못할 거야." 그는 계속했다. "이건 인생 전체에 대한 이야기야. 자네는 보나파르트와 그의 공적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는 피에르가 보나파르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보나파르트 이야기를 하지만, 보나파르트도 일을 하고 한 걸음씩 자기 목적을 향해 나아갈 때는 자유로웠어, 목적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거든. 그리고 그는 그 목적을 달성했어. 그런데 여자와 관계를 맺게 되면 마치 차꼬를 찬 죄수처럼 모든 자유를 잃어버리게 되지. 그러면 자기 내부에 있던 희망이자힘이었던 모든 것이 그저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고, 후회 때문에 자책하게 되는 거야. 객실, 가십, 무도회, 허영, 보잘것없는 일이런 것들 - P61

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일과 학업에 피예르는 경탄하고 있었다. 안드레이 공작에게 공상적 사색(피예르는 특히 이런 경향이 있었다)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은 피예르를 놀라게 했지만그는 그것 역시 결점이라기보다 강점이라고 느꼈다.
아무리 훌륭하고 친하고 흉허물 없는 관계라 해도 아첨과 찬사라는것은 바퀴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기름처럼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나는 끝난 인간이야." 안드레이 공작은 말했다. "그러니 내 이야기를 해서 뭘 하겠나. 그보다 자네 얘기나 하세." 그는 잠시 말없이 있다가 스스로를 달래는 듯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 미소는 곧 피에르의얼굴에도 반영되었다.
"그럼 저는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피르는 태평하면서도 명랑한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말했다. "저는 도대체 무엇입니까? 전 한낱 사생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는 말하고 갑자기 얼굴을 붉혔다. 이 말을하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름도 없고 재산도 없고...... 별수없습니다. 정말.. 그러나 그는 무엇이 정말인가는말하지 않았다. "저는 아직도 자유로운 몸이고, 그래서 좋습니다. 다만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진지하게상의하고 싶었어요."
안드레이 공작은 선량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우애에 가득찬 그 부드러운 눈길 속에는 여전히 우월감이 담겨 있었다.
"자네는 내게 소중한 사람이야, 지금 이 사회에서 오직 자네만이 살아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지. 자네는 행복해. 자네가 원하는 길을 선택하게, 어떤 길이든 상관없어. 자네는 어디에 있든 행복할 테니까. 다만 - P63

"아, 사랑하는 벗이여!" 안나 미하일로브나 공작부인은 대꾸했다.
"정말 당신에게 그런 걸 알려주고 싶지는 않아요. 한없이 사랑하는 아들만을 데리고 어디 의지할 데 하나 없는 과부로 살아가는 건 너무나힘들고, 그러자니까 무슨 일이든 배우게 됐던 거예요." 그녀는 약간 뽐내듯이 말을 이었다. "소송이 가르쳐주었지요. 만약 이른바 거물이라는 누군가를 만날 필요가 생기면 나는 ‘모 공작부인이 모씨를 만나뵙고자합니다‘라고 편지를 보내고 가요. 삯마차를 불러 타고 두 번이고세 번이고 네 번이고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누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전혀 상관하지 않고 가죠."
"그러면 당신은 누구한테 보렌카의 일을 부탁했나요?" 부인은 물었다. "당신의 아드님은 벌써 근위 장교인데 우리 니콜루시카"는 견습사관으로 출정하잖아요. 누구 하나 힘써주는 사람이 없으니 말이에요.
당신은 누구한테 부탁했나요?"
"바실리 공작한테지요. 그분이 굉장히 친절하게 해주셨어요. 두말없이 응낙하고 황제께 상주해주셨죠." 안나 미하일로브나 공작부인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참고 견뎌야 했던 모욕은 깡그리 잊고 기쁜 듯이御말했다. - P97

공작영애에 뒤이어 바실리 공작이 나왔다. 그는 비틀거리면서 피예르가 앉아 있던 소파까지 다가가 한 손으로 눈을 가리고 소파에 쓰러졌다. 피르는 그의 얼굴이 창백하고 아래턱은 열병 걸린 사람처럼덜덜 떨리는 것을 보았다.
"아아, 여보게!" 그는 피에르의 팔꿈치를 붙잡고 말했다. 그 목소리에는 피에르가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진실함과 가냘픔이서려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속이며 많은 죄를 거듭하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럴까? 나는 벌써 예순이야, 여보게…………… 참으로,
나는모든 것은 죽음으로써 끝나지. 모든 것은 죽음은 무서운 거야." 그는 울기 시작했다.
마지막에 나온 사람은 안나 미하일로브나였다. 그녀는 조용하고 느린 걸음으로 피예르에게 다가갔다.
"피예르!......" 그녀는 말했다.
피예르는 묻는 듯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젊은이의 이마에 키스했고, 눈물이 그 이마를 적셨다. 그녀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분은 이제 이 세상분이 아니십니다......"
피예르는안경 너머로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갑시다. 내가 데려다줄게요. 맘껏 울어요, 눈물만큼 마음을 가볍게해주는 것도 없으니까."
그녀는 피예르를 어두운 객실로 데려갔고,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
는 것이 피예르는 기뻤다.  - P171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그런 어려운 책을 읽는것은 공연한 일이 아닐까요. 이해할 수 없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이미 아무런 이익도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이 뻔하기 때문이죠. 세상에는 흔히 사람의 마음에 의혹만 심어놓는 신비주의 서적을 탐독해서 자기의 사상을 어지럽히고 상상력을 자극하여 기독교의 소박함과는 정반대의 과대망상을 길러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나는 그러한 사람들의 열정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사도행전이나 복음서를 읽읍시다. 그리고 설령 이런 것을 읽는다 하더라도 그 안의신비적인 면에는 너무 깊이 파고들지 않도록 합시다. 왜냐하면 인간과 영원한 것 사이에 꿰뚫을 수 없는 장막을 드리우고 있는 육체라는 옷을 몸에 걸치고 있는 이상, 우리 같은 불쌍한 죄인들이 어떻게하느님의 두렵고도 신성한 비밀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구세주가이 지상에 우리의 길잡이로서 남겨주신 위대한 계율을 공부하는 것이 한결 낫습니다. 그것을 지키고 실천하도록 노력해봅시다. 우리가 우리의 부족한 마음에 방종을 허용하지 않을수록, 자신에게서 나오지 않은 모든 지식을 거부하시는 신의 뜻에 미치는 결과가 된다는것, 그리고 신이 우리에게 감추는 편이 좋다고 여기시는 것에 깊이파고들지 않을수록, 도리어 신은 그 거룩한 예지로 우리에게 그것을보여주신다는 것을 믿도록 합시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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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장은 총사령관의 얼굴에 두 눈을 못박은 채 허리를 반듯이 펴고조심스럽게 다가가 경례를 하는 태도나,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그 몸을 흔드는 걸음걸이를 간신히 억누르면서 장군들 뒤에서 대열 사이를돌아다니는 모습이나, 총사령관의 말 한마디 동작 하나에 굽실거리며뛰어가는 품으로 보아 분명 상관으로서보다는 부하로서의 의무를 수행하는 데 더 큰 기쁨을 느끼는 듯했다. 연대장의 엄격함과 노력 덕택에 연대는 브라우나우 쪽에 같이 도착한 다른 연대에 비해 상태가 훨씬 양호했다. 낙오병과 부상병은 217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구두를 빼놓고는 모든 것이 정비되어 있었다.
쿠투조프는 대열 사이를 다니면서 이따금 발을 멈추고 터키 전쟁 때얼굴을 익힌 장교나 때로는 병사에게까지 몇 마디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그는 병사들의 구두를 바라보고 몇 번인가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으나 딱히 누구를 나무라지는 않고, 이 비참한 상태가 눈에 걸린다는 표정으로 오스트리아 장군에게 구두를 가리켜 보였다.  - P229

다. 총사령관 가장 가까이에는 잘생긴 부관이 따르고 있었다. 그는 불하주 뚱뚱하고, 키가 훤칠한데다 호인답게 늘 웃는 잘생긴 얼굴에 콕콘스키 공작이었다. 그와 나란히 가는 사람은 동료인 네스비츠키로.
촉한 눈을 가진 영관이었다. 네스비츠키는 자기 옆에 있는 가무잡잡한 경기병 장교가 유발하는 웃음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경기병장교가 연대장의 등에 눈을 고정한 채 웃지도 표정을 바꾸지도 않고 정책한 얼굴로 그의 몸짓을 일일이 흉내내고 있었던 것이다. 연대장이몸을 흔들고 앞으로 구부릴 때마다 그도 똑같이 몸을 흔들고 앞으로구부렸다. 네스비츠키는 킥킥거리면서 이 익살맞은 인간을 보라는 듯이 다른 사람을 쿡쿡 찔렀다.
쿠투조프는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상관을 지켜보는 수천 개의 눈앞을 느릿느릿 활기 없이 걸어갔다. 제3중대 앞까지 오자 그는 문득걸음을 멈췄다. 이 정지를 예상하지 못했던 수행원들은 총사령관에게부딪힐 뻔했다.
"오, 티모힌!" 푸르스름한 외투 때문에 야단을 맞았던 코가 빨간 대위를 알아보고 쿠투조프가 말했다.
조금 전 연대장이 주의를 주었을 때, 티모힌은 그 이상 꼿꼿할 수 없을 만큼 몸을 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총사령관이 그에게 말을 걸자, 만약 총사령관이 조금 더 바라보았다면 도저히 견디지 못했을 만큼 그는몸을 곧추세웠다. 쿠투조프는 그의 입장을 이해하고 이 대위를 편하게해주려는 듯 얼른 얼굴을 돌렸고, 부은데다가 부상 때문에 흉한 쿠투조프의 얼굴에는 보일락 말락 미소가 스쳤다.
"이즈마일* 공격 때 전우야." 쿠투조프는 말했다. "용감한 장교지 - P230

"무슨 청원이라도 있나?" 살짝 얼굴을 찡그리고 쿠투조프는 물었다.
"이 사람이 돌로호프입니다." 안드레이 공작이 말했다.
"아!" 쿠투조프는 말했다. "이번 일의 교훈이 자네를 바로잡아줄 거라 기대하네. 충실히 근무하도록. 황제 폐하는 자비로우신 분이다. 자네가 공적을 세운다면 나도 결코 자네를 잊지 않겠네."
밝은 파란색 눈은 연대장을 바라보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대담하게총사령관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마치 그 표정으로 병사인 자신과 총사령관을 멀리 떼어놓고 있는 계급의 장벽을 무너뜨리려는 것 같았다.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각하." 그는 잘 울리는 목소리로 단호하고침착하게 말했다. "제 과오를 씻고, 황제 폐하와 러시아에 대한 충성을증명할 기회를 베풀어주십시오."
쿠투조프는 얼굴을 돌렸다. 아까 티모힌 대위에게서 얼굴을 돌렸을때와 똑같은 미소가 그의 눈에 스쳤다. 그는 얼굴을 돌리고 미간을 찌푸렸는데, 지금 돌로호프가 자기에게 한 말도, 또 자기가 돌로호프에게 할 수 있는 말도 모두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것이며, 이제 그런 것에는 넌더리가 나고 또 전혀 자기가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그 표정으로 나타내려는 것 같았다. 그는 몸을 돌려 포장마차 쪽으로걸어갔다. - P232

첫 냉담한 대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래, 상관과는 사이가 어때?" 제르코프는 물었다.
"아무 문제 없어. 좋은 사람들이야. 그런데 자네는 어떻게 참모부로가게 됐나?"
"파견된 거야. 당직을 하고 있네."
그들은 입을 다물었다.
"매를 날려보낸 오른쪽 소매에서." 어느덧 군가 소리는 활기차고 즐•거운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이런 군가 소리 속에서 이야기하지않았다면 그들의 대화는 아마 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인가. 오스트리아군이 당했다는 것이?" 돌로호프는 물었다.
"알게 뭐야. 그렇다는 소문이야."
"통쾌하군." 돌로호프는 군가가 요구하듯이 짧고 명료하게 대답했다.
"어떤가, 언제 밤에 한번 오지 않겠나? 파라온이라도 하자고." 제르코프는 말했다.
"돈깨나 모았나?"
"오게."
"안 돼, 맹세했거든. 복관될 때까지는 술도 노름도 않겠다고."
"그럼 할 수 없군, 첫 공을 세울 때까지는.......
"뭐 이제 알게 되겠지."
다시 침묵이 흘렀다. - P238

안드레이 공작은 처음의 두세 마디로, 쿠투조프가 이야기한 것뿐만아니라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까지도 이해했다는 듯이 머리를숙였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공통으로 한 번 절하고 서류를 모아 들고조용히 융단 위를 걸어 응접실로 나갔다.
안드레이 공작은 러시아를 떠난 지 오래되지는 않았으나, 그동안 많이 변했다. 표정이나 동작, 걸음걸이에서 예전과 같은 가장한 구석이나 피로, 나태 같은 것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자기가 남들에게 어떤인상을 주는지 따위를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즐겁고 재미있는 일에 몰두하는 사람의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얼굴에는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만족감이 보였다. 그리고 미소와 눈빛은 전보다 밝고 매력적이었다. - P243

작은 페테르부르크 사교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상반된 두 가지평판을 듣고 있었다. 소수의 사람들은 안드레이 공작을 자기를 비롯한모든 사람과 다른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고, 그가 앞으로 크게 출세할거라 기대하며 그의 말을 따르고, 그에게 감탄하고, 그를 따라했다. 이사람들에게 안드레이 공작은 담백하고 유쾌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드레이 공작을 좋아하지 않았고, 거만하고냉담하고 불쾌한 사람이라 여겼다. 하지만 이 사람들에게도 안드레이공작은 자신에 대한 존경심과 심지어 두려움까지 품도록 처신할 수 있었다. - P244

"흥이 날 게 없잖아." 볼콘스키는 대답했다.
안드레이 공작이 네스비츠키와 제르코프를 만난 바로 그때, 복도 다른 편에서 러시아군의 식량 상황을 시찰하기 위해 쿠투조프의 참모부로 편입되었던 오스트리아 장군 슈트라우흐와 전날 도착한 군사위원회의원이 그들 쪽으로 걸어왔다. 넓은 복도는 두 장군이 세 장교 옆을지나갈 만큼 공간이 충분했지만, 제르코프는 한 손으로 네스비츠키를밀면서 숨찬 목소리로 말했다.
"오신다! 오신다!...
길을 비켜주시오, 길을! 자, 길을!"
장군들은 귀찮은 경례 교환을 피하고 싶은 표정으로 그대로 지나가려고 했다. 익살꾼 제르코프의 얼굴에 갑자기 억누를 수 없는 듯한 바보스러운 기쁨의 미소가 떠올랐다.
"각하." 그는 앞으로 나아가 오스트리아 장군에게 독일어로 말했다.
"삼가 축하드립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춤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아이처럼 어색하게 한발 한발 뒤로 미끄러뜨리며 비벼댔다.
군사위원회 의원인 장군은 엄한 표정으로 그를 돌아보았는데, 그 바보스러운 미소에 담긴 진지함을 알아채자 잠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수 없었다. 그는 듣고 있다는 표시로 실눈을 떴다.
"삼가 축하드립니다. 마크 장군도 무사히 도착하셨습니다. 다만 여길좀 다치셨을 뿐" 하고 그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자기 이마를 가리켰다.
장군은 눈살을 찌푸리고 얼굴을 돌리더니 그대로걸어가기 시작했다.
"정말 유치한 놈이로군!" 몇 걸음 떨어지자 그는 화가 난 듯이 말했다. - P247

네스비츠키는 낄낄대며 안드레이 공작을 껴안았으나, 볼콘스키는 한충더 창백해지고 증오의 표정을 띠며 그를 밀어젖히고 제르코프 쪽으로 몸을 돌렸다. 마크의 모습, 패배 소식, 러시아군을 기다리는 운명에대한 생각 등이 불러일으킨 신경질적인 초조함이 때와 장소를 분간 못하는 제르코프의 익살에 대한 분개 속에서 배출구를 찾아낸 것이었다.
"이봐, 친절한 나라." 아래턱을 가볍게 떨면서 날카로운 목소리로안드레이 공작은 말하기 시작했다. "만약 당신이 광대가 되고 싶다면,
난 방해할 생각 없어. 하지만 분명히 말해두지만, 만약 당신이 다음에도 감히 내 앞에서 그따위 광대 짓을 한다면, 나는 당신에게 행동거지라는 걸 가르쳐주겠네."
네스비츠키와 제르코프는 이 말에 어리둥절해서 눈을 휘둥그레 뜨고 말없이 볼콘스키를 바라보았다.
"뭐, 난 그저 축하의 말을 건넸을 뿐인데." 제르코프는 말했다.
"난 당신하고 농담하는 게 아니야, 입 다물어주시게." 볼콘스키는이렇게 소리친 후 네스비츠키의 손을 끌고, 말문이 막혀 멍하니 서 있는 제르코프의 옆을 떠났다.
"이봐 형제, 대체 왜 이러나?" 네스비츠키는 달래듯이 말했다.
"왜 이러느냐고?" 안드레이 공작은 흥분해서 발을 멈추고 말했다.
"생각해보게, 우리는 황제와 국가에 봉사하고 우군 전체의 성공에 기뻐하고 실패에 슬퍼하는 장교들인가, 아니면 주인의 일에는 아무런 상관없는 단순한 하인들인가? 4만의 우군이 죽고 우리 연합군이 섬멸됐다는데 자네들은 어떻게 그걸 가지고 농담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말하고 이 프랑스어로 의견을 뒷받침하려는 듯이 말했다. "자네 친구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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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과 존재의 현존이 티끌 한 점을 알면서 하나로 알려진다는 것,
이것이 그 티끌 한 점을 가장 경이로운 기적으로 만듭니다.
이러한 이유로 카슈미르 샤이비즘 Kashmir Shaivism 일파는 이러한 경혐의 탐사를 ‘경이, 놀라움, 환희‘의 요가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는 그저 열려 있고, 비어 있으며, 침묵하며, 알지 않고 경이로워하며 있을 뿐입니다.
물론 이러한 열려 있음 속에서는 현재 상황에 대한 적절한 반응인 표현이 생깁니다. 표현은 상황 그 자체에서 비롯되며, 그 결과 표현은 상황과 밀접하게 상호 작용합니다.
이러한 반응의 한 예로 실재의 본성에 대한 표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표현은 질문이나 상황에 대한 잠정적인 반응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사라지면 반응도 함께 사라집니다.
반응은 실재의 표현이자 실제를 가리키지만, 실재를 결코 표현하지않습니다.
반응은 알지 않기에서 생겨나, 잠시 질문과 함께 뒤엉켜 춤을 추다가결국 질문과 함께 합쳐지고, 질문을 그 원천인 고요함으로 되돌립니다.
사실, 진정한 반응은 고요함 그 자체입니다. 질문을 사라지게 하는것은 바로 이 고요함입니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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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욕망하기, 행동하기를 통해 충동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그것을 마주할 용기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것을 벗어나지 않을용기가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용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결핍감이 온전히 존재하도록 둘 뿐입니다. 우리는 결핍감에 그 무엇도 덧붙이지 않습니다. 이것은 쉽습니다. 우리, 즉 의식은이미 모든 사물을 허용하는 것이자 맞이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단지 의식이 모든 것을 보살피게 둘 뿐입니다.
이러한 느낌을 명확히 본다면, 느낌이 사실은 생각하기, 욕망하기, 두려워하기를 일으킬 고유한 힘이 없는 중립적인 몸에서의 감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결핍감이나 분리간은 차치하더라도 말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이해 속에서 느낌을 몸에서의 감각으로 격하시키는것은 명확한 보기를 통해 애쓰지 않고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느낌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는 느낌에 대해 무언가를 하는 것을 멈춥니다. 우리는 느낌에 실재를 가리는 힘을부여하는 것을 멈춥니다. 우리는 느낌에 불행과 그에 수반하는 찾기를일으키는 힘을 부여하는 것을 멈춥니다.
우리가 몸에서의 감각에 느낌을 덧씌우는 것을 멈추는 순간, 느낌은더 이상 무지와 혼란의 거처가 되지 않습니다. 대신 느낌은 현존의 비어 있음에서 춤추는 창조적인 에너지를 아름답게 보이며, 매 순간 그충만함이 드러납니다.
물론 욕망은 계속해서 일어나지만, 그 목적은 이제 느낌을 피하는 것도, 행복을 얻는 것도 아닙니다. 욕망의 목적은 행복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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