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십이국기 1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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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봐야해요!! 완전!!!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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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빌라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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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보는 세상엔 보이지 않는 것이 얼마나 많을까. 누군가 곁에 있다면 같은 것을 두 배로 볼 수 있는 것이다. "



전경린작가 역시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작품을 읽기는 처음이네요. 작가는 많고 읽어야 할 책은 더더 많기만 합니다.


어릴 적 자신을 돌봐준 고모 부부. 고모부가 자신의 친부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고모부가 돌아가신 후 실제로는 작은 고모인 이린이 자신의 친모인 것을 알게 되고 그녀와 함께 살게 된다. 이린과 함께 인듯 함께 가 아닌 듯 공존하며 살기 시작하면서.. 유지는 자신이 보이지 않는 사람인양 행동하며 피아노 연주로 자신을 표현하며 살아가는데 연주실에서 수시로 만나게 되는 생물교사 이사경과 특별한 인연이 시작되고.. 어떤 사건으로 인해 유지는 이사경의 어머니인 노부인에게 매주 집으로 찾아가 피아노를 배우게 된다. 그렇게 유지는 커서 '피아노 호텔'이라는 학원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게 되고..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혼란스러움이 크더군요. 앞뒤 없이 마구 이야기를 풀어놓는 느낌이었달까.. 근데 마지막까지 읽고 보니 모든 감정이 다르게 느껴져요. 유지가 끌고 가고 싶은 이야기가 어떤 것이었는지..  모든 걸 다 이해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는 보이더라고요.


우리는 어쩌면 본질적으로 자기 뜻을 관철할 수 없고 목적지에 다다를 수 없도록 설계된 존재인지도 모르지요. 우리는 늘 생각지 않은 문제에 부딪히고 모르는 곳에 도달하는 존재지요. 실은 그 편이 더 자연스러운 거 같아요. 우린 언제나 모르는 것만을 목적지로 삼으니까요.  -14p


사람들이 살면서 다 같은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기에 어딘가엔 이런 인생이 있겠지요. 겪고 싶지 않은 인생입니다만.. 부딪히고 깨지고 날카롭고 예민하고 신경 쓰이는 모든 것들이 벗어나고만 싶을 것 같은데.. 유지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네요.. 종종 아버지라는 존재에 유독 신경 쓰는 듯 한 모습을 보게 되는데..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그리움이나 집착이었을까요?


나는 하나의 질문을 입안에 물고 굶주려 죽어가는 새였다. 이린은 끝내 생부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나에 대한 완전한 부정이어서 나 자신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투명인간 같았다.  -22p
삶이란 부재의 사과를 깎는 일이다, 할 때의 그 사과이지. 삶이란 사과 껍질을 가급적 얇게, 끊어지지 않게 깎는 일이야. - 76p
너처럼 연주하는 사람은 없어. 나에게도 음악에게도 넌 단 하나뿐인 존재야. 유지, 그걸 잊지 마.  -160p


책을 읽자마자 리뷰를 쓸 수가 없었어요. 리뷰를 쓰면서도 고민을... 하고 있달까요.. 왠지 그냥 쓰고 싶은 대로 쓰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은 둘째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읽은 후기가 궁금했고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가 궁금해서 검색을 먼저 하게 된 것 같아요. 
해변 빌라라는 제목에서 풍겨오는 왠지 모를 낭만적인 느낌과는 전혀 달랐던 내용이었달까요.. 먼저 책을 읽은 지인에게 금세 읽을 수 있을 거야~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읽을수록 보이는 것들에 왠지 전 그저 금방 읽어버릴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 결국엔 유지는........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도네요.. 오랜 여운을 가지게 하는 소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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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서른 살, 까칠하게 용감하게
차희연 지음 / 홍익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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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그대, 제대로 성깔 부리며 살아라


" 마음이 팔자를 만듭니다. 지금부터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한번 가보시겠습니까? "

이미 서른을 넘겼지만.. 여자 서른으로 용감하고 까칠하게 사는 법을 아직 터득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저....... 삐뚤게 사는 법을 익혔을 뿐...
저자인 감정 조절 코칭연구소 소장이신 차희연님은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컨설팅을 자처한다고 합니다.
감정 조절이 뭔가요? 먹는 건가요? 그런 것 따위 모르고 제멋대로 살아온 저... 이 책을 시작으로 좀 변해보렵니다.
프롤로그인 당신의 서른, 이대로 괜찮을까? 의 시작부터 글은 심장을 후벼파네요.
흡사 내 마음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어쩜 이리 지금 내 마음을 고대로 글로 옮겨 놓았는지.. 깜짝 놀랐어요.
거기다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도 공감되고 버릴 수 없는 글들이 많아서 같은 문장을 읽고 또 읽었네요.


1. 당신, 행복하니?
선택 불가능한 것들이 주는 충격에 빠져 선택 가능한 것들조차도 손을 놔버려서는 안 됩니다. - 59p
2. 여자의 삶, 진지한 블록버스터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자존감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서는 절대로 높아질 수 없습니다. 스스로를 존중할 때에 비로소 높아질 수 있습니다. - 96p
3. 성깔 있네? 살아있네!
누구나 삶에는 굴곡이 있다고 하는데, 그 삶의 굴곡을 만들어 내는 것은 바로 자신의 감정입니다. 남들이 보기에 불행한 일이라고 해도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면 행복한 것이고, 남들이 행복하다고 얘기하는 것도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기면 불행한 것입니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 149p
4. 갇힌 공주보다 차라리 마녀를
내일부터 행복하겠다는 다짐으로 오늘을 희생해서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즐겨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부터 행복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어차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삶을 살면서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느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누군가가 나를 기분 나쁘게 한다면... 그 사람 때문에 기분 나빴다고 생각하던 것을 내가 더 잘하면 될 거야로 바꾸기 위해서는 말처럼 쉽지 않고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노력은 해 보아야겠습니다.
매 챕터,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직장생활, 기본적인 삶에 대한 마인드.. 모두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그동안 책 속에서 해서는 안된다는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지.. 나는 그동안 어떠한 태도로 살아왔는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부리는 성질이 타인에게 히스테리로 비칠 것인지.. 아니면 타당한 화 냄으로 보일 것인지.
흔들리지 않고, 나를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서 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솔직히 없을 것 같지만.. 조금 더 단단하고 강단 있게 살아가기 위한 마음을 잡는 방법을 제시 받은 것 같네요.
나는 앞으로 잘 살기 위해 나에게 투자를 하는 것인지.. 그저 지금을 살고 있는 것인지.... 책에서 읽은 내용들은 앞으로 도 많은 숙제로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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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십이국기 1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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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전에서 떠나지 않고, 충성을 맹세할 것을 서약한다. "



오노후유미작가는 마성의 아이라는 미스터리 한 책으로 처음 만났는데 그 이후 우연히 시귀라는 애니를 본 후 관심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마성의 아이를 읽었을 때는 십이국기라는 책을 모를 때여서 결말을 보고 어라... 하며 검색을 했었는데 그 당시 십이국기를 본 사람이라면 아마 결말에 대한 이해가 쉬울 거라는 글을 봤었거든요.. 십이국기를 보고 나니.. 이제야 얼추 감이 오는 것 같네요.


평범한 고등학생인 요코는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점차 거리를 좁히며 다가오는 꿈을 매일 꾸는데.. 어느 날 코앞까지 그들이 다가오고 요마들에게 습격당하기 직전에 깨어나지만 그 직후 게이키를 만나고 꿈에서 본 것과 같은 요마에게 습격을 당한다. 그리고 요마들을 피해 학교에서 만난 게이키의 충성 맹세와 도망을 치다가 바다를 통해 이세계로 건너가는데 그곳에서도 습격을 받아 게이키 일행과 떨어지게 되고 그때 붉은 머리카락이 바뀌며 짐승이 되는 꿈을 꾸는데 현실에서도 해객이라는 이유로 갇혀있다가 이송되는 중 개를 닮은 요마에 습격 받고 헤매다가 만난 이세계의 사람인 친절했던 닷키에게 배신당하고 다시 도망쳐 헤매던 중 여관에서 만난 자신도 해객이라며 일본어를 하는 할아버지에게 또다시 배신을 당하고 도망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다시 숲에서 낮에 자고 밤에 요마와 싸우고 숲을 해매며 굶기를 반복하다가 쓰러졌을 때 쥐(라쿠슌)를 만난다.
"사대四大, 사주四州, 사극四極으로 십이 국" -275p
사대 : 경동국, 주남국, 범서국, 류북국
사주 : 안주국, 공주국, 재주국, 교주국
사극 : 대극국, 순극국, 방극국, 연극국
요코는 라쿠슌과 함께 교주를 떠나 안주로 가면서 이세계에 대해 설명을 듣는데.. 십이국 말고도 각국에서 왕이 통치를 하고 그 아래로 뭐가 있으며 신화 같은 이야기까지 듣게 되는데...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애니로 본다면 엄청 재밌게 봤을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는 읽으면서 계속 눈앞에 애니화 되어서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자꾸 장면을 떠올리다 보니 읽다 말고 멍~하니 있는 시간이 종종 있었던 것 같아요.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겠네요.
연약한 소녀가 주인공이라 정신적으로 약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것 같았지만.. 이세계에서 사기를 당하고 이런저런 공격을 마구 받다 보니 점차 현실에 눈을 뜨고 단단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더라고요... 사람을 믿지 못하고 의심을 하게 된다거나 어두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도 했고요.

 


"날씨가 좋고 작물을 잘 보살피면 풍작이 되지, 날씨가 좋고 나쁘고는 하늘의 상태에 달려 있고, 울든 웃든 비가 내릴 때는 내리고 가물 때는 가물지. 바란다고 어떻게 되는 게 아니야."

소원을 빌거나 누군가를 모시거나 하지 않느냐는 요코의 질문에 라쿠슌의 대답입니다.

"그러면 시험에 합격하기를 빌거나 돈이 모이기를 빌지도 않겠구나."

"그런 건 본인이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달린 문제잖아? 빌어서 어쩌는데?"

"그건...... 그렇지."

"시험은 공부하면 붙고, 돈은 벌면 모이는데. 대체 뭘 빌지?" - 278p

이세계에서는 신을 모시지 않고 모든 것은 노력한 만큼 결실을 모을 수 있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에 요코는 또다시 새로운 시각과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는 듯합니다.

사실은 저 뿐 아니라.. 다들 딱 정해놓은 종교가 있진 않더라도 뭔가 간절할 때는 소원처럼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빌곤 하잖아요?? 근데... 이 부분을 읽는 순간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어요.. 아.. 그래.. 노력이 먼저였지.... 하는... 뜨끔함??

라쿠슌은 요코에게 여러모로 꼭 필요한 존재였어요. 처음 등장에 쥐를 닮았고 숲이었고.. 작은 손, 수염... 이러한 설명에 순간 토토로를 떠올렸었는데.. 사실은 통통한 토토로보다는 사람에 가까운 모습을 작가는 설명하고 싶었겠죠??

캄캄한 바다에 달이 하얀 그림자를 비추었다. 49p
요마를 피해 이세계로 도망가면서 요코가 본 이 아무것도 아닌 한 줄이 왜 마음을 설레게 했던 건지..
거친 바다 위에 머문 달그림자 -51p 같이 갑작스레 이유 없이 두근하게 만드는 문장들이 있었어요.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책을 손에서 놓고 싶지가 않아지더라고요. 하지만 판타지이다 보니.. 나열해 놓은 글만으로 이세계의 전체적인 모습과 직급들 또는 새로운 모습들을 눈앞에 떠올리기가 쉽진 않더라고요.. 그럴 땐 그냥 그러려니 하고 패스하고 지나가곤 했는데.. 아마 이 전에 십이국기를 읽은 분들이라면...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었을 테니.. 흥미롭게 읽으셨을 것 같아요.

 

요코가 본격적인 모험(?)을 하기 위한 발판이 되는 십이국기 1권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보는 동안 두근거리기도 하고 다음엔 어찌 될까.. 혹시 요코가 이대로 죽어버리면?(........ 아마 이야기가 10권까지 진행되지 않을 터이니 그럴 리는 없겠지만..) 하는 생각으로 조마조마하면서 봤던 것 같아요.

드디어 게이키와 만나게 되고 진짜 요코의 정체를 알게 되고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되었으니..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펼쳐나가게 될지!!

이미 번역되어 나온 책이 재 출간되며 재번역 된 책이지만.. 그 이야기들을 모르기에.. 재미있었고 긴장하기도 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리즈가 시작된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무려 900만 부나 팔렸다는 이 판타지 소설!! 이번에 출간된 소설은 오노 후유미작가가 가필 수정을 거친 개정판 원고를 번역 출간한 것이라고 하네요. 저는 좋은 기회로 가제본을 받아 보았지만 선물용으로 예판용을 구입해두었어요.

엘릭시르에서 하루빨리 다음권도 출간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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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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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죽이면 사형에 처한다.-이 판단의 최대 장점은 그 범인은 이제 누구도 죽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



오랜만에 읽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입니다. 이번에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세권의 책이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장 관심이 가던 책이었습니다. 출간 전 e book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남들보다 빠르게 읽을 수 있었네요.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다 싶은 느낌이 물씬 난달까.. 속도감이 장난 아니더군요. 금세 페이지가 술술 넘어갑니다.


나카하라와 사요코는 20년 전 딸 마나미를 두고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강도가 들어와 딸을 살해하고 얼마 후 잡힌 범인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받게 한 후 얼마지않아 서로 보기가 힘들어 헤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난 후 나카하라에게 마나미사건 당시 담당형사였던 사야마에게 연락이 오고 사요코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사요코를 죽인 범인은 다음날 바로 자수를 했다. 알지도 못하는 백발의 노인은 금품을 노린 우발적 범행이라고 했지만 자신과 헤어져 산 시간 동안 사요코가 작가로서 쓴 글과 노인의 사위가 보낸 용서해달라는 편지를 보고 뭔가 석연찮음을 느끼고 사요코의 피살 전 행적을 밟아가는데..

 

 


딸과 전 부인이 모두 살해당하는 정말 최악의 상황을 겪게 된 나카하라를 중심으로 흐르는 이야기. 형사도 아니고 탐정도 아니기에 그저 일반인이 지인을 통해 추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밝혀지는 진실이 참... 할 말이 없게 만듭니다.

 


만약 최초의 사건에서 히루카와를 사형에 처했다면 내 딸은 살해되지 않았을 것이다. 내 딸을 죽인 사람은 히루카와지만, 그를 살려서 다시 사회로 돌려보낸것은 국가이다. 즉, 내 딸은 국가에 의해 살해된 것이다. - 285p
사람을 죽인 사람은 계획적이든 아니든, 충동적이든 아니든, 또 사람을 죽일 우려가 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그런 사람을 사형에 처하지 않고 유기형을 내리는 일이 적지 않다. 대체 누가 '이 살인범은 교도소에 몇 년만 있으면 참사람이 된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살인자를 공허한 십자가에 묶어두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징역의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은 재범률이 높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갱생했느냐 안 했느냐를 완벽하게 판단할 방법이 없다면, 갱생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형벌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 285~286p


사형. 이 주제의 이야기는 볼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번 역시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사실 저는 잘못을 하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에 무조건 찬성합니다. 범죄에 있어 가장 큰 벌은 사형이기에 사형제도가 사라지는 것에.. 아니 있으나 마나 집행되지 않음에 유가족들의 상심이 얼마나 클지 어느 정도 공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 집행자들이 겪을 트라우마(예전에 책과 영화에서 봤었죠.. 그들이 겪는 괴로움...) 같은 것이 걱정되는 것도 맞습니다. 그렇기에 사형에는 반대냐 찬성이냐에 똑 부러지게 대답하기가 힘들죠. 책 속에서는 저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형을 판정 받아도 피의자가 반성하지 않는 사형은 옳지 않다. 같은 사정을 가진 사건이 아니라면 벌도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그 벌은?' 참 어렵지요. 작가는 이것들을 어떻게 풀어낼지 읽으면서 내내 궁금해했었습니다.

 


"당신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 뭐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사람을 죽인 자는 어떻게 속죄해야 하는가, 아마 이 의문에 대한 모범답안은 없겠지요"
- 588p

 

 

몇 년 만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느낌이 달랐습니다. 그의 책을 다수 소장하고 있으나 읽은 것은 손에 꼽히지만 그때마다 느꼈던 뒤통수를 때리는 듯한 결말은 아니었기 때문일까요.. 지루함 없이 빠르게 읽히기는 하지만 권선징악의 모습이 아닌 그 틀을 벗어난 듯한 결말이 씁쓸함을 유발했습니다. 아마도 소재가 '살인 후 범인을 잡고 범인은 벌을 받았습니다. 끝~'이 아닌 그 후 그들에게 주어져야 할 합당한 벌은 무엇인가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겠지요.

"지금의 법은 범죄자에게 너무 안이하니까요. 사람을 죽인 사람의 반성은 어차피 공허한 십자가에 불과한데 말이에요. 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는 십자가라도, 적어도 감옥 안에서 등에 지고 있어야 돼요. 당신 남편을 그냥 봐주면 모든 살인을 봐줘야 할 여지가 생기게 돼요. 그런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돼요." - 575p

반성하지 않은 범죄자들의 사형은 과연 옳은 것인가?
사형제도는 계속되어야 하나? 폐지되어야 하나?
공허한 십자가는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가?
단숨에 읽은 것에 비해 여운이 길게 남을 것만 같습니다.
* 본문 내용은 ebook으로 봤기때문에 페이지수가 종이책과 혹은 ebook폰트크기에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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