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도쿄 カフェ東京 - 임윤정

카페 도쿄 - 커피 향기 가득한 도쿄 여행
임윤정 지음 / 황소자리 / 2007년 10월

" 당신은 왜 커피를 좋아하나요? "


혼자 이곳 저곳 돌아다니는 조금 쓸쓸한 취미를 빠져있을 때 즈음 때마다 손에 쥐고있던 까만 커피 한 잔. 집에서 내려먹는 핸드 드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자연스레 핸드 드립이 보편적인 일본 카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직접 느껴보고픈 마음에 여행을 계획하고 1년 반의 준비기간을 거친 후 일본으로 간 작가의 일본 생활. 그 곳에서 사귄 친구들과 카페에서의 추억.


프롤로그의 커피가 왜 좋으냐는 질문에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 향긋함과 씁쓸함에 중독 되어 버릇적으로 마시고 있다는 것 말고는 딱히 이유를 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카페이야기가 아닌 작가가 잘 다녔던 카페의 동네 이야기나 원두만을 로스팅 해 판매하는 가게, 커피 기구 설명, 커피를 모르는 사람을 위한 처음 간 카페에서 선택하기 힘들 때 자기에게 맞는 커피를 고르는 짧은 코멘트 같은 여담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그 외의 다른 이야기들도 풍부했습니다.




내가 알고있는 지역, 그 곳에서 특히 들러본 곳이 나올때엔 반가워하며 끄덕끄덕 공감의 고갯짓도 하고 내가 아는 조그마한 커피숍도 추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네요.



책을 보는 내내 참 신기하다고 느껴진 것이 있는데, 카페를 찾아가고 항상 그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을 만들어 낸 다는 것이었습니다.
카페의 주인장인 마스터나 그 단골들과 친해지려면 그 만큼 얼굴을 많이 봐야 한다는 뜻인데.. 같은 한국도 아닌 타국에서 그들과 친분을 갖고 이러저러한 이야기들도 하며 지낼 수 있었다는것이 참 부러우면서도 그들과 짧다면 짧은 기간 나눈 우정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일본의 크고 작은 카페들.
우리나라는 체인 카페가 엄청나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하고있지만 그래도 점점 단골들을 가진 자그마한 카페가 늘어나고 있어 이곳저곳 아기자기한 카페를 찾아볼 수 있으니 우리와 일본의 차이점을 볼 수도 있는 그러한 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시기상 출판한지 꽤 오래 된 책이라 이 속에 있는 카페둘이 전부 남아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커피를 좋아하고 작가처럼 그래서 일본 여행이 하고싶어졌다면 아마 많은 도움이 될 듯한 책입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 들어가보지 않았지만 저자의 홈페이지(http://zeane.lil.to)에 가면 책에 실리지 않은 더 많은 정보를 업데이트한다고 하니 여행 전 이라면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같네요.

빌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 발칙한 글쟁이의 의외로 훈훈한 여행기 ㅣ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4월

" 맙소사, 내가 대체 어디 와 있는 거야? "


제 지인분들과는 빌아저씨라는 닉네임으로 불리우고 있는 빌브라이슨씨의 유럽여행기입니다.
나를 부르는 숲과 함께 빌아저씨의 책 중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있는 책 이리라 생각 하는데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작가라는 별명을 가진 빌 브라이슨은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마력을 가지셔서 제 주위엔 벌써 여러 분이 이분의 번역된 책을 많이들 가지고 계십니다.


KFC의 하얀 마스코트가 생각나는 미쿡인 아저씨의 북유럽체험기입니다.
번역자후기를 보니 번역자에겐 너무나 힘들다고 했지만 보는 사람에겐 즐겁기만 한 말 장난에 보는 중간 중간 큭큭대며 읽었습니다. 그 특유의 시크함은 말 할 것도 없었습니다.


입소문이 너무 자자해서 내심 기대하고 고대했던 이 한 권의 책이었는데요. 사진 한 장 없지만 그 말빨에 사진따위 아무 상관 없게 되는 그런 여행 책입니다.


읽으면서 들었던 궁금증 한가지가 있는데.. '빌 브라이슨이 우리나라 여행을 한 다음 책을 낸다면?!' 이었습니다. 과연 그의 손 끝에서 어떤 이야기를 풀려 나올지 너무 궁금하네요. 제발 여행 와 주었으면 합니다.




그의 시크함 덕에 빌브라이슨의 여행기는 유럽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제 환상을 와장창 깨뜨렸지만 그래도 그 곳에 꼭 한 번은 가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네요.



발칙한 글쟁이의 의외로 훈훈한 여행기라는 타이틀을 가진 발칙한 유럽산책으로 많은 분들이 함께 빠져 보셨으면 좋겠네요.

욕망이 멈추는 곳、라오스 - 오소희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 소희와 JB, 사람을 만나다 라오스편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3월

" 아무도 미리 준비하거나 계획하지 않아요. 더불어 걱정도 없지요. "


론리플래닛의 라오스편에서 본 구절덕분에 라오스를 마음에 담고 평소와는 다르게 라오스인의 마음가짐을 생각하며 최소한의 계획으로 여섯살 아들 중빈(JB)과 함께 떠난 라오스여행이라고 합니다.

그간 보아 왔던 여행 책과는 확연히 다른 특별함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 보았던 라오스 책과는 또 다른 매력이으로 다가옵니다.
엄마와 아들이 함께 한 여행이라 그런지 모든 글에서는 따스함이 묻어 나왔고, 가슴이 미어질 정도로 짠하기도 했으며 다정하고 혼자 하는 여행이 가진 냉소나 외로움. 그리고 쓸쓸함이 묻어나지 않아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오소희씨의 책을 찾는 팬들은 이런 느낌을 좋아 하나 보다.. 그래서 입소문이 그렇게도 났나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물러나 있는사이, 네가 더 이익을 볼 수도 있다.
우리는 '어째서 너만 이익을 보았는가?'라고 따질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믿는 합리적인 사고이다.
그러나 라오스인들은 '누군가 이익을 보았으니 그러면 되었다'고 사고한다.
네가 오늘 뜻밖의 이익을 보았으니 나도 언젠가 뜻밖의 이익을 볼 것이라고 차분히 기대하면서. - 128p



시간 개념도 분명치 않고, 교통 수단은 너무나 열악하여 불편하지만 우리네 옛 모습을 떠올릴 법한 생활을 현제 하고있으며 새로운 문명으로 인해 망가져가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가진자만의 안타깝움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변치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내내 제게도 다가왔습니다.
언젠가 제가 라오스에 가게 될 날을 기다리며 조금만 더 천천히 혹은 많이 보존하는 방향으로 그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한자 한자 그리고 한장 한장 읽어나가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흥겹기도하고 안타깝기도하고 눈물이 그렁 맺히기도 하는 이 여행기를 보며, 너무나 귀여운 어린 파트너 중빈이와의 대화가 너무 아이답기도하며 성숙하기도 한 귀여움을 담고 있어서 나중에 나도 결혼 해 아이가 크면 이렇게 다니면 좋겠다라는 부러움을 담게하는 책 이었습니다.

모털 엔진 - 필립 리브

모털 엔진 ㅣ 견인 도시 연대기 1
필립 리브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0년 2월

시작부터 내내 손에서 내려 놓기 힘든 강한 흡입력을 지닌 책이었습니다. 어떻게 이어질지 두근거리는 마음과 빨리 다음을 알고 싶은 마음에 화장실 가는것도 미룰정도로 꽤나 집중해서 보았네요. 
 

이야기는 솔트후크라는 작은 광산도시를 최초의 견인도시 런던이 쫓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60분 전쟁으로 종말을 맞은 지구를 배경으로, 종말 이 후, 생존한 사람들이 또 다른 재해로 부터 살아남기 위해 도시진화론을 받아들입니다. 도시진화론은 한정된 자원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바퀴를 달아 움직이는 도시를 만들어 작은 도시를 삼키며 생존 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크고 작은 견인도시가 서로 쫓고 쫓기는 상황이 되고, 물론 이에 반대하는 반 견인도시 주의자들도 생겨납니다. 그렇다보니 그들의 대립은 서로가 살아가기위해 물고 뜯는 그러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지요. 살기 위해서는 죽여야 하는 것이 그들 생존의 법칙이니까요.


부모님이 살해당한 것을 목격하고 원수를 갚기 위해 7년을 헤메이며 밸런타인을 찾아 런던을 향한 헤스더.
부모님을 여의고 모험을 꿈꾸는 역사학자길드의 3급견습생이었으나 헤스더의 암살사건을 막다가 되려 밸런타인에게 죽임을 당할 뻔 한 톰.
두 사람의 모험이 주를 이루며 견인도시 런던의 최후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영국출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 일러스트레이터를 겸하고 있는 필립 리브! 그래서 이런 상상력이 나올 수 있었는가 봅니다.

연대기를 한 권에 다 넣기 위해 빠른 진행에 지루할 틈이 없는 스토리와 캐릭터, 도시 이름 혹은 사물들 마저도 먼 미래(약 3000년 뒤)를 보여주는 것임에도 특징에 맞게 크게 이질적이지 않고 받아들이기 쉽게 잘 표현이 된 것 같습니다.


배경과 시간이 사람들을 변화시키듯 과거 지구를 몰락시킬 전쟁에 쓰인 무기의 부활과 자신이 이끌고 있는 견인도시의 승리를 위해 앞뒤 가리지 않는 모습이 마치 그들의 모습이 전쟁, 멸망, 욕심이 부른 인간 최악의 모습인 듯 했습니다.

크게 기대했음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던 SF소설. 앞으로 주인공들의 관계진행이 어찌 될지 관심이 집중되네요.
반지의 제왕의 피터잭슨 감독이 영화화 결정하고 판권을 샀다고 하는데 과연 언제쯤 개봉 소식이 들리련지..
세계를 헤집고 다니는 방대한 스케일의 견인도시 배경을 어떻게 그려낼지, 또 다음 나머지 세 권의 시리즈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견인도시연대기는 총 4권의 시리즈로 모털 엔진 - 사냥꾼의 현상금 - 악마의 무기 - 황혼의 들판이 있습니다.

싱크홀

싱크홀 - 도시를 삼키는 거대한 구멍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7월

" 인간은 결코 신과 자연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 "



도시를 삼키는 거대한 구멍 싱크홀은 한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재난소설이라고 합니다.
제게 있어 이재익작가의 책은 심야버스괴담 이후로 두번째인데요. 요즘 쉬지 않고 밀려 나오는 책을 보니 작가님 이야기보따리가 터지신 듯합니다.
2010년 겨울 식당 티비에서 싱크홀과 관련된 뉴스를 본 후 작가님께는 남의 일같지 않은 성수대교 붕괴사건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 이후 줄줄이 터진 사건, 사고들이 그에게 이야기의 소스를 준 듯 합니다.



중국 쓰촨성 대지진, 철저한 대비를 갖추고 있음에도 이번 지진, 해일 피해를 피할 수 없었던 일본. 그리고 종종 무너질 두려움에 떨게 되는, 실제로 붕괴 피해도 없지 않았던, 올 여름 미친듯 쏟아지는 비의 폭격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던 대한민국.
언제, 어느 순간,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미리부터 조심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작가님은 아마도 그런 이야기가 하고 싶으셨던 것이 아닌가.. 라고 지극히 제 개인적으로 판단을 해 보았습니다.




마치 우연을 가장한 운명의 장난처럼 재산이라고는 월세집 보등금 천만원이 전부인 서민(소시민) 민주는 대한민국 사체시장의 제일 큰 대부업체 대표의유일한 상속자 동호와의 만남.
산을 좋아해서 세계에서 험하다고 손꼽히는 산들을 정복하고 하산 하던 중에 아끼는 대원이자 동생이자 처남인 영준을 사고로 잃고 산도 더이상 타지 않으며 딸 안나와 만날 때가 아니면 외출도 안하는 처지가 된 혁.
시끌벅적, 성대하게 지어진 시저스타워. 그들이 있었던 곳이 오픈 하루가 끝나는 카운트다운이 끝난 순간 한 순간에 암흑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바로 싱크홀이다.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전의 동굴이 붕괴되면서 땅이 꺼지는 현상.


아무래도 일단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을 수습하는 형식의 책들을 많이 보아서인지.. 처음 페이지를 읽으면서부터 이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 가는걸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헌데 곧 그 생각도 없어져 버립니다.



" 매 순간 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딸아이가 아빠를 부르고 있습니다. 천 미터 땅 밑에서요. 이대로 아이를 잃는다면 저는 평생 제 자신도, 이 나라도 용서하지 못합니다. 저는 내려가야 합니다. 꼭 내려가야 합니다. "


사건이 터진 후. 뒤로 갈 수록 눈을 떼기 힘들정도로 상황이 급박해지고 여느 재난 영화를 보듯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정말이지 코끝이 찡-한 결말이네요. 초반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왠지 산으로 가는 듯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사건이 터진 후부터는 한순간에 훅-하고 결말이 나지만 어느 드라마보다 찡한 결말에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다 읽고 난 후, 책장을 덮고나서 다시 본 표지의 도시 한 복판 휑하니 뚤려있는 어둡디 어두운 구멍을 보니 등골이 서늘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