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 도시를 삼키는 거대한 구멍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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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결코 신과 자연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 "



도시를 삼키는 거대한 구멍 싱크홀은 한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재난소설이라고 합니다.
제게 있어 이재익작가의 책은 심야버스괴담 이후로 두번째인데요. 요즘 쉬지 않고 밀려 나오는 책을 보니 작가님 이야기보따리가 터지신 듯합니다.
2010년 겨울 식당 티비에서 싱크홀과 관련된 뉴스를 본 후 작가님께는 남의 일같지 않은 성수대교 붕괴사건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 이후 줄줄이 터진 사건, 사고들이 그에게 이야기의 소스를 준 듯 합니다.



중국 쓰촨성 대지진, 철저한 대비를 갖추고 있음에도 이번 지진, 해일 피해를 피할 수 없었던 일본. 그리고 종종 무너질 두려움에 떨게 되는, 실제로 붕괴 피해도 없지 않았던, 올 여름 미친듯 쏟아지는 비의 폭격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던 대한민국.
언제, 어느 순간,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미리부터 조심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작가님은 아마도 그런 이야기가 하고 싶으셨던 것이 아닌가.. 라고 지극히 제 개인적으로 판단을 해 보았습니다.




마치 우연을 가장한 운명의 장난처럼 재산이라고는 월세집 보등금 천만원이 전부인 서민(소시민) 민주는 대한민국 사체시장의 제일 큰 대부업체 대표의유일한 상속자 동호와의 만남.
산을 좋아해서 세계에서 험하다고 손꼽히는 산들을 정복하고 하산 하던 중에 아끼는 대원이자 동생이자 처남인 영준을 사고로 잃고 산도 더이상 타지 않으며 딸 안나와 만날 때가 아니면 외출도 안하는 처지가 된 혁.
시끌벅적, 성대하게 지어진 시저스타워. 그들이 있었던 곳이 오픈 하루가 끝나는 카운트다운이 끝난 순간 한 순간에 암흑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바로 싱크홀이다.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전의 동굴이 붕괴되면서 땅이 꺼지는 현상.


아무래도 일단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을 수습하는 형식의 책들을 많이 보아서인지.. 처음 페이지를 읽으면서부터 이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 가는걸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헌데 곧 그 생각도 없어져 버립니다.



" 매 순간 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딸아이가 아빠를 부르고 있습니다. 천 미터 땅 밑에서요. 이대로 아이를 잃는다면 저는 평생 제 자신도, 이 나라도 용서하지 못합니다. 저는 내려가야 합니다. 꼭 내려가야 합니다. "


사건이 터진 후. 뒤로 갈 수록 눈을 떼기 힘들정도로 상황이 급박해지고 여느 재난 영화를 보듯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정말이지 코끝이 찡-한 결말이네요. 초반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왠지 산으로 가는 듯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사건이 터진 후부터는 한순간에 훅-하고 결말이 나지만 어느 드라마보다 찡한 결말에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다 읽고 난 후, 책장을 덮고나서 다시 본 표지의 도시 한 복판 휑하니 뚤려있는 어둡디 어두운 구멍을 보니 등골이 서늘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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