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꼭 해야 하나요? - 똑똑한 아이들 참 좋은 생각
브리기테 라브 지음, 마누엘라 올텐 그림, 엄혜숙 옮김 / 계수나무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나쁜 습관을 바로잡아 주고 좋은 습관을 들이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생활동화들은 대부분 고루한 자세로 은근슬쩍 강요하려 들거나 과장된 표현으로 으름장을 놓으며 협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에 사실 어른도 가끔 지키지 않는 규칙들을 아이들에게는 예외 없이 꼭 반드시 지킬 것을 강요하기도 하고, 말로 여러 번 주의를 줬음에도 별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조금 부풀려서 아이에게 겁을 주기도 하니 생활동화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음이다.

아이가 돌이 조금 지났을 때 즐겨봤던 책 중에 ‘콧구멍을 후비면’이란 책이 있는데(어느 집이나 있을만한 책이다.) 듣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마지막 펼친그림의 아이 모습에 ‘괴물이다~~!’를 외치며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잠깐 손가락 빨고 고추 만지던 버릇이 어느 새 사라져 버린 경험이 있다. 물론 두 돌전의 아이들에게나 먹힐 만한 협박이 제대로 들어맞은 경우다. 이 책 ‘왜 꼭 해야 하나요?’는 콧구멍 책에서 나온 협박은 콧방귀로 날려버릴 만큼 자란 아이들에게 나쁜 습관들의 폐해를 스스로 깨우쳐서 좋은 습관을 들이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애완동물을 돌보고, 자기 방은 스스로 정리하고, 밤늦도록 밖에서 놀지 말고, 머리를 깨끗하게 하고, 텔레비전을 오래도록 시청하지 말고,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지 말고, 집 나서기 전에는 화장실을 다녀와라....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등한시 하는 것들을 몇 가지 예로 들었다. 귀찮다는 이유로 힘들다는 이유로 일탈이 더 재미있다는 이유로 무시해 버리는 규칙들로 인해서 어떤 결과가 생기는 지 이야기하는 틈에 끼여 마지막 반항도 살짝 보태는 모습이 아이답고 귀엽다. 특히, 집을 떠나기 전에 화장실에 다녀오지 않으면 여행길에 변기를 차 지붕에 싣고 가야할 지도 모르겠다는 말에 비라도 오면 우산 쓰고 변기 위애 앉아 있으면 재밌을 거라고 히히거리는 아이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살짝 동조하다 얼른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군데군데 이가 빠진 아이들의 천진난만하고 장난 끼 가득한 얼굴을 비롯해서 텔레비전을 너무 오래 봐서 소파에 찰싹 들러붙은 아이의 모습을 소파의 장미 문양을 응용해 장미 넝쿨로 휘감은 모습이라든지 아이스크림을 너무 많이 먹어서 고드름이 달릴 정도로 얼어버린 아이의 모습을 담은 그림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책의 효과랄까? 빗질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짧은 머리를 요즘 가끔 빗질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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