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쟁이 보시베어 따라 하기
데이비드 호바스 지음, 김원정 옮김 / 키즈아이콘(아이코닉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근묵자흑 [近墨者黑]이라 했던가...<심술쟁이 보시베어 따라 하기>의 전편인 <심술쟁이 보시베어>의 후반부에 등장해서 보시베어의 악행에 제동을 걸었던 꼬마 거북이 이 책에서는 심술의 강도가 보시베어와 쌍벽을 이룬다. 전편에 의하면 친구의 선물상자는 물론이고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 보따리도 탐내고, 영화관에서도 긴 줄을 무시하고 먼저 들어가려고 하고, 심지어 느릿느릿 달팽이에게 빨리 가라고 독촉하고, 신호등의 빨간불도 원할 때면 당장 바꿔주길 바랄 정도의 보시베어였으니 그 옆에서 꼬마 거북이 보고 배울 게 심술 밖에 없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꼬마 거북의 행동을 보면서 조금은 불편했을 보시베어는 꼬마 거북에게 바른 행동을 보여주려고 애를 쓴다. 애쓴 보람으로 꼬마 거북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아마도 심술쟁이의 습성을 버리면서 근본적인 변화를 맞게 되는 느낌보다는 본인의 모습을 친구를 통해 바라보게 되면서 잘못을 인지하게 되는 정도의 단계에 들어선 보시베어 정도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갑자기 친절하고 상냥하고 예의바른 보시베어의 모습에 주변 사람들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고, 보시베어 또한 억지로 애를 쓰고 있는 게 빤히 보이는 표정들이다. 글쎄...머리 위의 왕관이라도 벗어던지고 나면 달라질지 모를 일이다.

전편 <심술쟁이 보시베어>의 후반부에 보시베어가 친구가 된 기념으로 자신의 왕관과 똑같은 왕관을 꼬마 거북에게 선물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더니 이 책에서는 보시베어와 꼬마 거북이 똑같이 왕관을 쓰고 등장한다. 전편에서 보시베어를 꼬집던 꼬마거북의 밋밋한 머리 위에 왕관이 씌워진 다음부터 심술궂은 악행이 시작된다. 대부분의 가정에 아이가 한둘 정도이다 보니 왕관만 안 썼다 뿐이지 유아독존 왕자공주처럼 자라는 아이들이 많다는 부분을 왕관을 통해서 상징적으로 이야기 하는 듯하다.

행동이든 지식이든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시기의 유아들에게 바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단순한 내용과 화려한 색지가 시선을 끄니 영아들에게 보여주기 책으로 괜찮을 듯하다. 하지만 그림은 캐릭터 의존도가 너무 높고(이 캐릭터가 미국에서는 선풍적 인기란다.) 이야기는 좀 단순하다. 내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멈칫 하는 순간들을 경험하면서도 순간의 깨달음을 계속 이어 가지 못하게 되는 게 현실이긴 하지만 이런 책을 접하면서 한 번씩 마음을 다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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