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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 오늘도 사회성 버튼을 누르는 당신에게
남인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사실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 남인숙
"사실 말이야... 나 내성적인 사람이야"
내 성격이 어떻냐고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면
상대방의 반응은 두가지로 나뉜다
첫번째 반응은
"에이 무슨~ 니가 내성적이라는걸 믿느니 팥으로 메주를 쑨다는 말을 믿겠다!"
이고
두번째 반응은
"그래... 그럴줄 알았어. 그동안 숨기고 사느라 얼마나 힘들었니?"
로 시작하여 은근 눈물짜게 만드는 반응....
그래 그렇다...
나 사실은 내성적인 사람이다
내성적이지만 꽤 가까운 사람들도 그냥 활달하고 유쾌한 사람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내성적인 내가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완전 공감하며 읽었던 책
'사실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를 소개하려고한다

(을매나 내성적인지... 산에서 책읽음 ㅋㅋㅋㅋ)
이 책의 저자 남인숙작가는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나는 아직 내게 끌린다
여자의 모든 인생은 자존감에서 시작된다
등 굵직굵직한 에세이를 매년 써내는 꽤 유명한 작가님이다
사실 내게는 이런식의 내가 무조건 옳아!! 하는 식의 단정적인 제목이
그다지 끌리지 않았던지라 아직 작가님의 다른 책은
읽어보지를 못했다. 아니 않았다고 말하는게 맞겠다
'여자의 모든 인생은 자존감에서 시작된다' 같은 경우는
내가 참여하는 독서모임 몇군데에서 지정된 책이었는데도
그땐 표지가 맘에 안들어서 안읽고 모임에도 안나갔다-_-;;
아 작가님 죄송합니다~
이책 '사실 내성적인 사람입니다'를 읽고 난 뒤
나는 남인숙 작가님을 검색해보고
블로그와 인스타를 팔로우 하고
이번에 도서관 가면 전작들을 빌려보려고 작정하고 있다
내가 이렇게 갑자기 태도가 급변하게 된 이유는
이 책 '사실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의 첫페이지부터
줄줄줄 나오던 공감만땅인 문장들때문인데...
p.17
내 지인 중에는 언어 감각이 좋아서 한마디씩 말을 던질 때마다
그 자리를 웃음으로 초토화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다 보니 자꾸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그 기대에 부응해 사람들을 나서서 웃기는 게
습관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실제로는 성격이 너무 내성적이어서
웬만해서는 사람 많은 자리를 피하고, 여가 시간에 혼자 보내고 싶어한다
딱 나거든....
딱 나다...
작가님의 지인중에도 저런 사람이 있다하니
세상에 얼마나 많은 저런 유형의 내성적인 사람들이 있을까...
나처럼 이 부분에서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던
전국의 내성적인 인간들이 얼마나 많을꼬~
내성적인 사람도 편한 사람 앞에서는 제대로 수다를 떠는
선택적인 수다쟁이다
p.45
혼자가 싫어 무리에 한발 걸치고 있기는 해도
내 빈약한 에너지를 그곳에 쏟아붓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쉽게 방전되어 본능적으로 에너지를 아끼기 마련인 내향인이
'아싸'가 되기 쉬운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다.
그러나 에너지를 쏟을 동기를 찾게 된 무리 속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50페이지도 넘어가기 전부터
이미 난 넉다운 ㅠㅠ
나를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언니가 이야기해주는 기분이다
p.133
고백하자면 나는 심심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다
어린 시절에 곧잘 백일몽에 사로잡히곤 했던 나는
차를 오래 타거나 혼자 먼 길을 걸어야 할 때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시장 초입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 살았을 때는 창가에 엎드린 채
밖을 내려다보며 서너시간씩 사람 구경을 했다.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세상은 꿈틀대며 흐르고 늘 나를 흥미롭게 했다
봐봐 또 나잖아 ㅠㅠ
어린시절부터 혼자있어도 심심하지 않았던 나
그래서 친구가 구~~~~우~~~우~~지 필요하지 않았는데ㅠㅠ
p. 178
생각에 자꾸 사로잡히는 내향인이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은 한가지 밖에 없다
움직이는 것. 행동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보호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제 알겠다 ㅠㅠ
행동을 안해서....
p. 179
사실 내향인이 행동하는 습관을 몸에 들일 수만 있다면
엄청난 우위에 서는 것이다
관계나 일, 자기 삶의 형태등 모든것을 장악할 수 있다
몸에 습관을 못들이는게 문제지 ㅠㅠ
나도 행동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겠어서 이방법 저방법
참 많이 시도해보는데 습관을 들일때까지 꾸준하게 반복하는것이 참 어렵다 ㅠㅠ
p. 188
무례함에 대한 최선의 복수는 최대한 빨리 그 사람에게서 도망치고
내 인생의 모든 장면에서 그를 조용히 제외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건 가장 세련된 복수법이기도 하다
나도 이런 불편한 관계에서는 그냥 고개를 돌리고 자리를 피하는편인데
그냥 내 성향이 참 비겁하다 생각했다
또 여러 심리책에서 방어기재 중에 하나인 '회피'라고 해서
그저 회피하려는 심리적 이유라는 방향으로만 봤는데
어쩌면 난 참 세련된 복수를 해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간만에 책의 마지막장까지 쉬지않고 읽었던 책
'사실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내 성향을 꼭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어려운 말들로 이해하는것이 아니라
그냥 나랑 성격맞는 동네 언니랑 이야기하며 깨닫는 기분의 책이었다
내성적인 인간에 대해서 무언가 시원한 정의가 내려지는것은 아니나
내가 이상한것은 아니구나
나와 같은 성향의 사람들도 많구나
공감하며 읽기에 참 좋았던 책이다
나 좀 내성적인데
어딘지 모르게 그렇지 않은것 같기도 하다 싶은 사람이라면
이책을 꼭 한번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