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無 교회가 온다 - 십자가 없는 MZ교회의 등장
황인권 지음 / ikp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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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이었던 것 같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표지 하나로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책이 있었다. 제목도 파격적이었고, 표지도 강렬했다. <5無 교회가 온다>. 표지만 보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고, 기대감을 품고 책을 펼친 이들도 있었다. 나 역시 뒤늦게야 이 책을 읽었는데, 책이 던지는 물음은 여전히 유효했다.

"교회는 왜 다음 세대를 잃어가고 있는가? "



교회가 문턱이 되고 있는 시대

저자는 10년 이상 미국과 유럽의 성장하는 교회들을 연구하며, 한 가지 흥미로운 공통점을 발견한다. 그것은 전통적인 교회 구조에서 벗어난, 이른바 “5無 교회”의 등장이다. 로고에 십자가가 없고, 새벽예배가 없으며, 정형화된 성경공부와 구역모임, 장로직이 없는 교회들. 이 다섯 가지 부재는 단순한 해체가 아니라, 복음의 본질을 보존한 채 형식과 구조를 재해석하려는 시도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변화는 시대적 배경과 맞물린다. MZ세대와 그 이후 세대는 전통적 권위와 구조보다, 취향과 감성,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한다. 교회가 여전히 20세기 방식에 머물러 있다면, 청년들에게는 문턱일 수밖에 없다. 책은 “교회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며, 디자인 감각, 공간 경험, 공동체 방식 등 다양한 요소를 재구성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변화인가, 본질의 희석인가

물론 이 책은 교회의 정체성과 복음의 본질에 대한 치열한 질문을 유도한다. 하지만 동시에, 몇 가지 논쟁 지점도 분명하다. ‘5無’라는 제안은 강력하지만, 때로는 성경적 교회론과 충분히 연결되지 못한 채 표현 방식 중심으로 머물러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예컨대 ‘장로직의 부재’가 단순히 구조의 문제인지, 아니면 초대교회 전통에서 비롯된 본질적 요소인지를 놓고는 충분한 신학적 논의가 더 필요해 보인다. 변화가 ‘본질을 흐리는 방향’이 되어서는 안 되고, 복음을 더 또렷하게 드러내는 통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보다, '왜' 버리는가

책을 읽으며 많이 떠올랐던 질문은 이것이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가 아니라, “왜 버려야 하는가?”, 그리고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단순히 ‘없앤다’는 방식은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청년과 다음 세대가 교회에 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그들이 교회를 경험하도록 도울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재사유다.

책의 제안은 실험적이지만, 충분히 자극적이고, 목회자와 리더들에게 문제의식을 던지기에 적절하다. 단, 이를 수용할 때는 보다 신학적으로 균형 잡힌 시선과 공동체적 분별이 함께해야 할 것이다.



교회는 멈추지 않고, 계속 물어야 한다

<5無 교회가 온다>는 새로운 트렌드를 소개하는 책이라기보다, 오히려 교회가 반복해서 던져야 할 질문을 환기해준다. 복음의 본질은 지켜내되, 그것을 전하는 방식은 시대에 맞게 새로워질 수 있는가? 다음 세대를 품기 위한 교회의 공간과 구조, 언어와 문화는 어떻게 조정되어야 하는가?

그렇기에 이 책은 명확한 정답보다는 깊은 물음을 던진다. 그런 의미에서, 변화의 길목에서 서성이는 많은 교회와 리더들이 한 번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리고 그 물음 앞에서, 우리도 다시 고민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붙잡고 있는 것이 ‘복음’인지, 아니면 그저 익숙한 형식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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