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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임신기를 위한 슬기로운 남편생활 - 임신공감 에세이, 개정판
김진태 지음 / 박영스토리 / 2025년 6월
평점 :
1. 저는 아직 미혼이고, 아이도 없지만, 언젠가 가정을 꾸리고 남편이자 아빠가 되는 삶을 상상하곤 합니다. <반짝이는 임신기를 위한 슬기로운 남편생활>은 그런 제게 ‘임신’이라는 시간에 남편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 어떻게 그 시간을 함께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따뜻한 책이었습니다.
2. 처음에는 제목이 조금 유쾌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니, 유쾌함 뒤에 있는 깊고 진지한 고백들이 마음에 잔잔하게 다가왔습니다. 저자는 자신을 미화하거나 정답을 주려고 하지 않더군요. 오히려 자신이 지나온 시간의 모자람과 후회를 솔직하게 드러내며, 좋은 남편이 되는 길이 ‘완벽’이 아닌 ‘기꺼운 참여와 태도’라는 사실을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3. 각 주차별로 임신 중 어떤 일들이 벌어졌고, 남편으로서 어떤 역할과 마음이 필요했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구성이 인상적입니다. 입덧, 초음파, 태명, 부부싸움, 커피 전쟁, 태동 같은 주제들이 담백한 문장 속에서 생생하게 전해지면서도, 아내의 마음과 남편의 반응 사이에서 우리가 자주 놓치는 감정의 틈도 놓치지 않습니다. 저도 종종 기록을 하는 편이지만, 와우.. 틈틈히 썼을 저자의 모습을 떠올리다보면 그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4. 책을 읽으며, ‘남자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지기보다는, 아내 옆에서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진하게 남습니다. 사실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이런 말을 하는 게 조금 어색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조심히 추천하건데, 아내의 고통과 변화, 감정을 이해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남편들에게, 또는 이제 막 결혼을 앞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5.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결국 ‘좋은’이라는 수식어는 가꾸어지고 다듬어져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Long Run을 위해 Long Learn 해야한다는 말이 다시금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