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나만 힘들어? - 10년 차 목회자 부부의 리얼 격동 스토리
장산하.이은미 지음 / 세움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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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환상을 품고, 누군가는 두려워하고, 또 어떤 이는 ‘나와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기도 한다. 나 역시 그런 경계선 어딘가에서 결혼을 바라보고 있었고,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도 어쩌면 그 막연함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싶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결혼생활, 나만 힘들어?』는 단지 결혼한 이들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예비 부부, 연애 중인 이들, 혹은 언젠가 결혼을 생각하는 이들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선과 이야기를 건네는 책이다.

이 책은 10년 차 목회자 부부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결혼의 현실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배우자’, ‘싸움’, ‘신앙’, ‘성(性)’, ‘육아’, ‘재정’이라는 여섯 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남편과 아내가 각자의 시선으로 교차 서술하고, 마지막에는 성경적 시각에서 다시 한 번 정리를 더한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점은 서로 다른 입장에서의 고백이 번갈아 나오는 구성이다. 부부 간 갈등이나 오해를 대면할 때, 한쪽의 목소리만 듣지 않고 양쪽을 오가며 읽는 구조 덕분에 나 또한 중립적인 거리에서 보다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책 속에서 반복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결혼은 행복을 자동으로 보장해주는 제도가 아니라, 함께 ‘행복해지려 애쓰는 과정’이라는 것. 저자들은 이 여정을 예수님과 동행하는 길이라 고백한다. 물론 이 말이 신앙적 언어에 머무르지 않도록, 저자들은 자신의 실패와 부끄러움까지 가감 없이 드러낸다. 예를 들어 성에 대한 오해, 재정 문제로 인한 갈등, 육아로 인한 신앙적 거리감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꽤나 솔직하게 묘사되며, 이들이 결혼이라는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 복음을 새롭게 발견했는지를 풀어낸다.

읽는 동안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연애와 결혼의 간극, 이상과 현실의 거리, 믿음이 있는 사람들도 흔들리는 이유. 결혼을 직접 경험하진 않았지만, 이 책은 그런 부분들을 미리 조심스럽게 비춰보게 해준다. 마치 등불을 들고 좁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느낌처럼.

결혼을 앞둔 이들이나, 막연히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미혼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아 물론, 결혼한 분들이 읽어도 무관하다고 하고 싶으나, 아직 내가 미혼이라 결혼하신 분들의 입장은 모르니, 패스..

SNS나 예능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겉모습 말고, ‘실제의 결혼’을 생각해보고 싶고, 하나님 안에서 건강한 관계를 꿈꾼다면 이 부부의 고백은 꽤 유용한 책이다. 그래서 한 번 더 천천히 읽어볼 생각이다.

결혼하고 살아가면서 더 깊이 느끼는 것은 ‘이 사람은 정말 나와는 다른 사람이구나.‘하는 것입니다. - P41

저는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먼저는...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 P140

"여보, 사실 나도 많이 힘들어."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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