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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일기장과 카피캣
박그루 지음, 박서현 그림 / 한림출판사 / 2026년 6월
평점 :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예전보다 친구 이야기를 훨씬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누구와 친한지, 누가 서운하게 했는지, 또 누군가와 화해했다는 이야기까지 하루에도 여러 번 들려주곤 합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사소해 보이는 일도 아이들에게는 세상의 전부처럼 크게 다가온다는 것을 부모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비밀 일기장과 카피캣』은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지금 이 시기의 아이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친구 관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친구를 따라 하는 아이의 이야기 정도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단순히 누군가를 흉내 내는 행동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외로움과 불안, 인정받고 싶은 마음,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하와 진실, 은지, 다해 네 친구의 우정은 처음에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큼 단단해 보입니다.
하지만 작은 오해와 질투,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쌓여가는 감정들이 결국 큰 갈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너무나 현실적이었습니다.
특히 주하가 우연히 진실이의 비밀 공책을 보게 되고, 그 안에서 자신을 향한 속마음을 발견했을 때 느꼈을 배신감과 상처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이야기라면 '잘못한 친구'와 '상처받은 친구'를 나누어 보여줄 수도 있었겠지만, 『비밀 일기장과 카피캣』은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진실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마음속에는 어떤 외로움과 결핍이 숨어 있었는지를 천천히 보여주며 독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만듭니다.
분리수거장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한 찢어진 공책 속 이야기는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친구의 여행을 자신의 이야기처럼 적어 내려간 이유도, 다른 사람을 따라 하려 했던 행동도 단순한 허세가 아니라 자신이 가지지 못한 평범한 행복을 간절히 꿈꾸었던 아이의 슬픈 마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저 역시 진실이를 미워하기보다 안아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장 크게 와닿았던 부분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는 아이의 마음을 모두 알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밝게 웃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여도, 마음속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외로움과 불안이 자리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는 물론 교사와 친구들까지도 아이들의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살펴야 한다는 메시지가 깊은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또한 '카피캣'이라는 소재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따라 하는 행동은 흔히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작가는 그것이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모습임을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친구를 닮고 싶어 하고, 부러워하는 사람을 따라 하면서 조금씩 자신만의 모습을 만들어 갑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따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결국 '진짜 나'를 발견하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주하 역시 친구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합니다.
상처를 받았지만 상대를 미워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진실이의 아픔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은 어른인 저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진정한 우정은 완벽한 친구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부족함까지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배우게 되었습니다.
길고양이와 새끼 고양이를 돌보는 장면도 참 따뜻했습니다.
서로를 흉내 내며 세상을 배우는 새끼 고양이의 모습은 책의 제목인 '카피캣'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성장이란 혼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바라보고 배우는 과정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친구 관계로 고민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 꼭 권해 주고 싶은 작품입니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친구의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합니다.
『비밀 일기장과 카피캣』은 그런 아이들의 복잡한 감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서로를 이해하고 용기를 내어 진심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합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친구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를 이야기해 보는 시간도 참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부모 역시 아이의 성장 과정을 조금 더 깊이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밀 일기장과 카피캣』은 친구를 따라 하는 이야기에서 시작하지만, 결국에는 우정과 자존감, 공감과 용서,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법을 들려주는 따뜻한 성장 동화였습니다.
읽고 난 뒤에는 아이들의 우정을 응원하게 되고, 부모인 저 또한 우리 아이의 마음을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춘기의 문턱에 선 아이들, 그리고 그 곁에서 아이의 성장을 함께 지켜보는 부모님 모두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따뜻한 작품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