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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토피아 ㅣ 책고래청소년
박나경 지음 / 책고래 / 2026년 6월
평점 :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정체성'이라는 단어를 자주 떠올리게 됩니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무엇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배워가는 과정이 아이의 성장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기 때문입니다.
《깻잎토피아》는 그런 고민을 아주 친근하고 따뜻한 소재인 '깻잎' 하나에 담아낸 특별한 성장소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목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깻잎'과 '유토피아'를 합친 듯한 제목이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제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깻잎은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식재료이지만, 미국에서 살아가는 노아에게는 가족의 추억이자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소중한 연결고리였습니다.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 준 작품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계 소년 노아가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깻잎을 소개하고, 직접 키우기 위해 가족과 함께 텃밭을 가꾸는 과정은 무척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했습니다.
친구들이 깻잎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모습이나 처음 맛을 보고 낯설어하는 장면에서는 문화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뿌리를 다시 바라보게 되는 노아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전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작가가 문화적 차이를 무겁거나 어렵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깻잎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자연스럽게 문화와 다양성을 이해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억지스러운 교훈 없이도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남았던 부분은 노아 가족이 여러 번 실패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씨앗을 심고, 싹이 트기를 기다리고, 어렵게 키운 깻잎이 예상치 못한 날씨 때문에 상하기도 하지만 가족은 실망만 하지 않습니다.
다시 씨앗을 심고, 다시 도전하며 함께 웃고 이야기합니다.
그 과정은 단순히 깻잎을 키우는 일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결과를 빨리 얻는 것에 익숙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뜻대로 되지 않아도 쉽게 포기하거나 실망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는데, 《깻잎토피아》는 기다림과 인내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조용히 알려 주는 책이었습니다.
실패도 성장의 한 과정이며,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결국 가장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특히 공감했던 부분은 가족의 모습이었습니다.
부모가 모든 답을 알려주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고민하고, 함께 실패하고, 함께 다시 시작하는 모습이 참 따뜻하게 그려졌습니다.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부모의 모습이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저 역시 아이와 이런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깻잎 향이 나는 작은 텃밭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습니다.
흙을 만지고, 씨앗을 심고, 싹이 자라는 모습을 기다리는 평범한 일상이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식물을 키우는 과정과 아이를 키우는 과정이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눈에 띄는 변화는 더디지만,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주면 어느새 훌쩍 성장해 있는 모습이 참 비슷했습니다.
또한 이 책은 해외에서 살아가는 아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습니다.
비록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누구나 자신만의 문화와 추억, 그리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노아에게는 깻잎이 그 역할을 했듯이, 우리 아이에게는 어떤 것이 자신의 뿌리이자 힘이 되어 줄지 함께 이야기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책장을 덮고 나니 아이와 함께 텃밭을 가꾸거나 작은 화분 하나라도 키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물을 키우며 기다리는 시간을 배우고, 함께 실패도 경험하고, 다시 도전하는 과정이야말로 아이에게 오래 기억될 소중한 교육이 될 것 같았습니다.
《깻잎토피아》는 단순히 깻잎을 키우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자신의 뿌리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자세, 그리고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담아낸 따뜻한 성장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은 노아와 함께 웃고 응원하며 자연스럽게 성장의 의미를 배우고, 부모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온 가족이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기에 참 좋은 책이었으며, 읽고 난 뒤에도 오래도록 마음속에 잔잔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우리 가족만의 깻잎은 무엇일까?"를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꼭 가져보고 싶은, 따뜻하고 향기로운 성장 동화였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