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에덴 2 - 추앙으로 시작된 사랑의 붕괴
잭 런던 지음, 오수연 옮김 / 녹색광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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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짓을 왜 전에는 저지르지 않았어?" 그는 거칠게 물었다. "내가 일자리가 없을 때는? 내가 굶고 있을 때는? 남자로서 또 예술가로서, 내가 지금과 똑같은 마틴 에덴이었던 그때, 당신은 왜 그런 짓을 하지 않았어? 숱한 날을 나는 그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해 왔어...
당신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 관해서. 당신도 보다시피 나는 달라지지 않았어. 나에 대한 평가가 급상승하는 바람에 나 스스로도 내가 달라지지 않았는지를 끊임없이 확인해야 하지만 말이야.
"나는 예전과 똑같은 살을 뼈에 붙이고 있고, 예전처럼 열 개의 손가락과 열 개의 발가락을 달고 있어. 나는 똑같아. 없던 능력과 장점을새로 개발하지도 않았어. 내 뇌는 예전의 그 뇌야. 그 이후로는 문학이나 철학에 새로 덧붙인 말조차 없어. 나라는 개인의 가치는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던 예전과 똑같아.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이제 왜나를 원하는지 영문을 모르겠어. 그들이 나 자체 때문에 나를 원하는 건 분명히 아니야. 왜냐하면 나 자체는 그들이 원하지 않던 예전의 나와 똑같으니까. 그들은 뭔가 다른 것, 내 외면의 어떤 것 때문에 나를 원하는 게 틀림없어! - P226

그런 얘기는 하지 않겠어. 물론, 이 모든 게 나는 기쁘지 않아. 가장나쁜 건, 사랑을, 성스러운 사랑을 내가 의심하게 되었다는 거야. 사랑이 출판과 대중의 주목을 먹여서 살려내야 할 만큼 천한 것인가?
나는 앉아서 머리가 빙빙 돌 때까지 그 생각을 하곤 했어."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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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욕망을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자본에 맞세우는 움직임을 거부하는 편입니다. 한편에 평등과 연대가있고 다른 한편에 욕망과 오락이 있어 이 둘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자본주의 리얼리즘 자체의 한 단면에 속합니다. 가령 자본주의 리얼리즘은 욕망이 오직 자본주의와만 어울리는 것이며 결국엔 모든 비자본주의체계를 파괴하고 말 뱀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어 합니다. 이 점이 바로 제가 후기 자본주의 문화의 음울함을계속 역설하려는 이유고 자본주의 리얼리즘에 대한 미학적 비판이 그토록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자본주의 리얼리즘에서 우리는 대중적이지 않은 포퓰리즘과 더불어정말로 즐겁지는 않은 오락을 만나게 되죠.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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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의 순환을 따라 소소한 즐거움에서 다른 즐거움으로, 이슈에서 이슈로, 트렌드에서 트렌드로, 프로그램에서 프로그램으로 떠돌아다니는 것은 공통의 의미, 공통의 목표, 공통의 자원, 공통의 기획 차원에서 집합성이 부재한 결과입니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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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은 ‘속지 않는 자가 길을 잃는다’les non-dupes errent라는 경구로 이러한 역설을 겨냥하고 있다. 즉 상징적 기만/허구에 사로잡히지 않으려 하고 고집스레 자신의 눈을 믿으려는 자들이 가장 먼저 길을 잃는다. ‘오직 자신의 눈만을 믿는냉소주의자는 상징적 허구의 효력을, 이 허구가 우리의 현실경험을 구조화하는 방식을 놓치고 만다. - P84

개인의 윤리적 책임을 호소하는 지금―주디스 버틀러는 『전쟁의 프레임들』이라는 책에서 이런 현상을 가리키기 위해 ‘책임화’responsibilization"라는 용어를 사용한다―오히려 가장 전체적인 차원의 구조에 내기를 걸어야 한다.
각 개인 모두가 기후 변화에 책임이 있으며 우리가 각자의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는 대신에 아무도 책임이 없으며 그것이 바로 문제라고 말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생태 재앙의 원인은 어떤 비인격적인 구조다. 그 구조는 온갖방식의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정확히 말해 책임을 질수 있는 주체는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주체, 즉 집합적인 주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직면해 있는 전 지구적인 다른 모든 위기와 마찬가지로, 생태 위기에대응하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주체가 구축되어야 한다. - P113

후기 자본주의를 지배하는 정서는 공포와 냉소주의다. 이런 감정은 대담한 사유나 기업가적 도약에 필요한 영감을 주지 못하고, 순응이나 변화 없는 상태에 대한 추종을 불러오며, 이미 성공을 거둔 상품과 아주유사한 상품들만 제작하도록 유도한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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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은 분리할 수 없게 되었다. 자본은 우리가 꿈꿀때 우리를 쫓는다. 시간은 더 이상 선형적이지 않으며, 무질서해지고 점 형태로 분할되었다. 생산과 분배가 재구조화됨에 따라 신경계도 재구조화되고 있다. 적기 생산의 한요소가 되어 효율적으로 기능하려면 우리는 예견할 수 없는 사건에 대응하는 능력을 발달시켜야 하고 전면적인 불안정성 혹은 기괴한 신조어인 ‘프리캐러티‘precarity 상황에서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취업 상태와 실업 상태가 번갈아 이어진다. 대체로 우리는 일련의 단기 일자리에 고용되어 있어 미래를 계획할 수 없는 처지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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