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수첩 : 사진 명작 수첩
발 윌리엄스 지음, 박우정 옮김 / 현암사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물적 본능에 의하면 녀인들은 대개 시각말고 분위기에 보다 홀린다고들 하지만 나님은 욕심쟁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시각에 분위기까지 더한 모둘 충족시켜주는 그런 숭고(?)한 대상이나 행위를 좇길 좋아(만)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예술 작품 감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그 장소로는 미술관이 제격 - 여기에 '(잘 다려진) 짙은 단풍색 면바지가 어울리는 고운 뒤태'를 가진 남자와 함께라면 더더욱 - 이겠으나,



딱히 데이트라는 뚜렷한 목적이 있지 않는 이상은 뭐, 술과 안주가 근사한 곳을 보다 찾게 되는지라, 풍요로운 문화 생활이란 곧잘 곤두박질만 칠뿌우우우우우우우웅 뿡!뿡! 망할 커플들 뿡!뿡! 이다!... 라는 방식으로 귀결되는 모자란 생각을 봐서라도 고상하게 예술작품을 보는 눈이라도 키워야할텐데... 라는 참에 들어온 명작수첩 시리즈는 정말 괜찮은 녀석들입니다, 여러분. ('나는 아니야'라고 애써 마음 먹는 그대의 얼골이 여기 모니터 위로 살며시 떠오르네. RUDE. RUDE)



궁상맞게 혼자 이 전시 저 전시 기웃거리다 커플 지옥에 멘붕오지 마시고 개당 15,000에 이 책 사보세요. 책 구경 좀 시켜드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로저발렌, <쌍둥이 드레지와 캐시>, 서트란스발, 1993
p.86,87/ 명작수첩-사진/ 현암사



쌍둥이 형제 드레지, 캐시의 완강하고 경계 가득한 시선. 연출된 것임에 분명하지만, 작가와 모델의 호흡이 굉장합니다. 빈곤층으로 보이는 이들에게서 '품격'이 느껴진다는 건 정말정말 기분좋은 충격입니다. 짝짝짝!


▲테오 판 두스뷔르흐, <부조화의 역구성XVI>, 1925
p.136,137/ 명작수첩-미술/ 현암사


대각선과 수직선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요. 테오 판 두스뷔르흐는 "각각의 불필요한 선, 잘못 자리잡은 선, 생각이나 조심성 없이 배치한 색은 모든 것, 즉 영혼을 망친다" 라고 말했다고 하지만 무지한 저는 작가의 고약한 강박 증상의 하나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베고 자야 딱 좋을 것만 같은 두껍고 어려운 예술사 교과서에 비해 책장이 시원하게 넘어갈 뿐더러, 작품의 종류, 주제 등으로 분류가 깔끔하고, 각기 달린 부연설명은 감상의 포인트를 명쾌하게 제시합니다. 액자로 걸어도 좋을만큼 인쇄의 질도 나쁘지 않습니다. 벼락치기로 걸작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딱 권합니다.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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