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로부터의 수기 펭귄클래식 16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조혜경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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녕하세요.

강북 펭귄클래식 독서모임의 독서지기, 삽하나입니다.

지난 모임을 가진 후 즉각 올렸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ㅠ- ㅠ

이번 시학 모임 때 절 보시면 한 번 씩 옆구리 꼬집어주세요! (>ㅅ + 캬앜 정말ㅋ)

 

리를 빛내주신 참가자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민맘님 2. 특별한범인님 3. 소공녀님 4. 저기요님 5. 삽하나(나임ㅋㅋ)




이번 6차 펭귄클래식 독서모임 선정 도서는 도스토옙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입니다.

이 날 지민맘님께서 '도끼'라는 애칭을 자주 쓰셔서 저희도 옮고 말았지 뭡니까.

 

도끼. 요 두 글자는 한 없이 높아만 보이던 도스토옙스키를 깜찍이로 만드는 묘한 재주가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저희 강북 모임만의 나름의 술책(?)이기도 했지요. 난해하고 난해하고 소문이 자자한 도스토옙스키를 옆집 오빠 수준으로 끌어내려 보다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함이었다고나 할까요. 제멋대로이긴 하지만 이 날 만큼이나 도끼가 친근 했던 적은 진정 없었던 것 같습니다.

 

1. 한 밤이여 안녕 VS 지하로부터의 수기

 

아무래도 지난 모임 선정도서였던 진 리스의 <한 밤이여 안녕>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더군요. <한 밤이여 안녕>의 사샤와 <지하로부터의 수기>의 익명의 주인공은 여와 남. 분명 각기 성별은 달랐지만 공통점이 상당했습니다. 가난과 유산, 공상과 망상, 쉼없는 독백, 그리고 밤과 지하라는 각각의 혼자만의 밀실을 인정한 점. 소설 속에는 극대화 되어 나타나긴 했지만 사실상 우리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거침없이 적나라하게 자신을 드러낸 이 수기에서 우리는 또다른 자아를 마주하고 자신을 구원하라는 도끼로부터의 메시지를 하달 받았답니다.

 

2. 제 2의 주인공, 창녀 리자.

 

주인공의 심적 갈등과 모순이 가장 격렬하게 반응하는 데는 창녀 리자의 공이 큽니다. 리자를 마구 짓밟고 나서 느낀 우월감은 곧 뒤돌아서 후회하고 말지요. 익명의 주인공이 지하로 들어가 살게 된 결정적인 계기도 창녀 리자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에서는 책 제목에 '리자에게 쓰는 편지'라는 부제를 달아주고 싶을 정도로 리자를 제 2의 주인공으로 치켜주고픈 마음이 있네요.

 

3. 익명의 저자, 혹시 히코모리?

 

인간과의 접촉은 거의 차단한 채 지하에서 홀로 독백하는 익명의 저자를 두고 지민맘님은 '히코모리'와 비슷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실 사회성이 지독히 없으면서 대인관계마저 꽝. 게다가 책과의 관계가 가장 친밀하다는 점에서 주인공은 그들과 유사성이 짙었고요. 또 "실제 주변 인물 중 히코모리가 있다."는 발언과 함께 슬쩍 비춰주신 이야기도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만.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므로 여기서 그만 두겠습니다. (아우 입간지러 >ㅅ <)

 

4. 그들의 존재감을 인정하세요.

 

익명의 주인공에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점은 썩은 우월감입니다. 누군가는 이를 비난하기도 하지만 사실, 우린 모두 나름의 우월감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처럼 이리저리 치여 방황을 하고 애먼 창녀에게 욕보이지 않으려면 우리들 모두, 내면의 우월감을 인정해줍시다. 그리고 적절할 때 마구 발산해버립시다. 다만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만요. (요기서 노래 하나 떠오르시는 분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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