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펭귄클래식 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마이클 헐스 작품해설, 김재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녕하십니까.

강북 펭클 독서모임의 지기 삽하나입니다.
벌써 수주가 흘렀군요. ㅠ- ㅠ
지난 10월 2일에 독서모임을 가졌는데 이제서야 후기 올리는 점 사죄 부탁드립니다.
(핑계 결코 아닌 진정한 이유 댈래면 댈수 있지만 구차하므로 패스ㅋㅋㅋㅋㅋㅋ)
행히 당일 자릴 빛내주신 매니저님께서 사진과 함께 정겨운 후기 올려주셔서 그걸로 위안삼은 듯 합니다 ㅠ- ㅠ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 없기를 약속드리며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 후기 작성하옵니다.



리를 빛내주신 참가자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민맘님 2. mkdocu님 3. 산타클로스님 4. 소공녀님 5. 삽하나(저임ㅋㅋ) +특별 게스트, 꼬꼬마 지민양♡

 

임의 선정 도서는 괴테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저는 왜 자꾸만 괴테라고 아니쓰고 '괴퇴'라고 썼다 지우길 반복하는 것일까요 ;;)



우선 예비 모임 때 거론되었던 주제를 토대로 토론의 물꼬를 터 보았습니다.

 

1. 베르테르, 단지 '현실도피'일 뿐이다?

 
'자살'이라는 두 단어에 관련된 모든 종교적 의미를 배제하고서, '자살'이라는 행위에 옳다, 그르다는 식의 잘잘못을 가리는, 자칫 살벌해질 수 있는 사견은 잠시 접어두고서 이야기해보기로 했습니다.

 

A 삽하나) 흔히 자살은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으로 치부되어 많은 이들에게 금기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베르테르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베르테르는 잔인하지만 강렬하고 오래가는 사랑의 표현 방식을 '자살'로 택했던 것은 아닐까요. 남겨진 그녀가 그를 향해 평생 안고 갈 연민과 상처, 후회, 눈물을 모두 포함해서 말입니다. 어쨌거나 베르테르가 자살을 통해 로테의 가슴에 존재감을 깊이 새겼다는 점, 또한 이는 그의 죽음이 결코 허무하지만은 않다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B mkdocu님) 베르테르에게 우선시 된 것은 육신보다는 마음이라고 봅니다. 더 이상 이 세상에 아무련 미련이 없고 잃은 것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마음이 허락하는 대로 행동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허울 뿐인 육신따위. 그에게 중요할 리 없죠.

 

C 산타클로스님) 복수적 측면에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저 같았으면 그 권총으로 알베르트를 사살했을 것 같은데 베르테르는 그렇지 않았죠. 이는 그의 순수하고 순결한 성향을 말해줍니다. 또한 베르테르는 스스로 로테를 손에 닿을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이상적 존재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그를 자살로 이끈 것이 아닐까요.

 

D 소공녀님) 사랑이란 개념이 행복으로 발화되지 못하고 오히려 아픔을 가져온다는 모순이 베르테르를 괴롭게 만들어 버린 것 같아요. 이에 따른 이런 저런 과정에서 감정 조절에 실패한 나머지 죽음을 선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E 지민맘님) 그런데 말입니다. 자살을 한다고 해서 로테 같은 여성에게 자신의 존재를 크게 각인시키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 아닐까요. (간접적 경험에 비추어 설명해주셨습니다.) 살아남은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의 삶을 이어나가기에도 바쁩니다. 복수를 하려 했든 그녀에게 영원한 존재로 남기를 바랬든, 냉철하게 본다면 죽은 사람만 억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VS '아내가 결혼했다'

 

역시 예비모임에서 거론된 바 있는 내용입니다. 아내가 결혼했다를 접하지 못한 저를 포함한 다른 분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던져 보았습니다. 지민맘님께서는 두 소설의 여 주인공이 어딘가 비슷하지만 또 다른 특색이 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로테(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는 권총을 직접 건네주며 상대를 제거(?)하지만, 인아(아내가 결혼했다)는 남주인공 셋 모두를 아우르며 알콩달콩 잘 사는 방식을 택합니다. 둘 모두 남성들의 로망이라는 점, 또 그만큼 잔인하고 못되 처먹은(?) 여성의 표본이라는 점이 공통점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흥미롭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지만 나, 삽하나는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므로 과감히 생략하겠습니다. (꺄우 근질거려 >ㅅ <)

 

3. 빌헬름, 누구냐 너!

 

우리 펭귄클래식 강북 독서모임 멤버들은 베르테르와 동성애적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수많은 량의 편질 주고 받은 '빌헬름'이라는 작자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빌헬름. 빌헬름. 입 안에 이름을 담아 보자니 왠지 또 다른 느낌으로 읽히는군요. 리을이 입천장에 닿는 느낌이 껄끄럽달까. 아무튼.)

 

언제나 베르테르에게 상당한 이성적 잣대를 제시하는 빌헬름은 정작 그의 앞에는 나타나지 않은 채 오로지 편지로만 그를 위합니다. 베르테르가 그렇게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직접 다가와 술 한 잔 기울여주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지민맘님께서는 개인적 경험을 빌려본다면 빌헬름은 베르테르가 지긋지긋했던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귀찮고 싫어서 알면서도 방관하는 것입니다. 이해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령, 그럴듯한 조언을 주고, 또주고, 자꾸만 주는데도 여전히 답을 못찾고 방황하면서 투덜대기만 하는 친구가 있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저 삽하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기에 "아, 나 그거 뭔지 알겠다." 라고 고개를 끄덕여 보였습니다.

 

4. 베르테르 효과, 하지만 괴테는 정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작품으로 급 부상하게 된 괴테. 또 이는 당시 '베르테르 효과'를 낳으며 수많은 젊은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을 낳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계속되고 있지만요.) 그런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서문에는 독자들이 자신의 책으로 위안을 삼았으면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당시 자살을 택한 많은 이들이 괴테가 의도한 바대로 진정 이 책을 위안으로 삼았는지, 아니면 베르테르의 심경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져 괴로움에 못 이긴 나머지 그리 되었는지는 알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말씀드리면 괴테 자신은 정작 '잘 먹고 잘 살았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는 괴테 자신의 짝사랑 이야기와 친구 예루살렘의 자살 사건 등 직간접 경험들이 녹아 있습니다. 괴테 본인은 자신의 작품을 써내려가면서 개인적으로 담고 있던 정신적 괴로움과 압박에서 벗어나 모든 것은 청산, 승화시키고 더 나아가 83세까지 장수하며 자유 연애를 즐기다 잘 죽었다고 합니다. 무려 74세엔 19세 소녀에게 푹 빠져버리기도 했다고. 허허.

 

5. 기타

_mkdocu님; 빌헬름, 나쁜친구입니다. 이야길 들어줄 좋은 친구 하나만 있어도 자살을 막을 수 있다던데.

_삽하나; 괴테를 스타덤에 오르게한 책인 듯 하지만 스토리 구성이 허접, 난잡한 건 사실이죠.

_산타클로스님; 자살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 '죽음'이라지요.

_지민맘님; 스콧니어링도 자기 의지로 굶어서 죽었다지요. 흐음.

_지민맘님, mkdocu님, 산타클로스님; 단테의 신곡과 함께 읽어보고 비교한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_삽하나, mkdocu, 지민맘, 소공녀; 산타클로스님 말씀을 너무 잘하세요 >ㅅ < (요런순수동안미소년같으니!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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