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뉴욕 지금 시리즈
엄새아 지음 / 플래닝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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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뉴욕

 

 뉴욕은 미국 내에서도 경제적, 문화적 중심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트렌드를 좌우하는 영향력 있는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유럽의 유명한 도시인 프랑스의 파리, 이탈리아의 로마 등에 비해 어떤 곳들이 있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다. 뉴욕이 미국의 동부에 위치해 유럽보다도 거리가 더 멀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쩌면 너무 현대적인 곳이라 우리의 빌딩 숲과 크게 다르지 않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뉴욕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도시이고, 다양한 영역에서 많이 등장하는 장소이기에,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이 책을 통해 뉴욕을 여행하는 데 있어 많은 참고가 될 듯 하여 읽게 되었다.

 

  지금, 뉴욕은 기본적으로 사진과 인포그래픽을 이용해 뉴욕의 추천 장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최신 정보를 반영해 읽기 쉽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주며, 여행을 떠나기 전 도움을 될 수 있는 팁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각 구역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이나 핫 플레이스 소개까지 여행계획을 세우는 데 쓸모 있는 정보를 많이 얻어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 모든 내용을 읽을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테마별 코스를 참고해 빠르고 효율적인 여행 코스를 게획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작가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 책에서 접한 내용을 동영상을 통해 보다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뉴욕에 대해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책을 통해 뉴욕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된 내용이 많았는데, 우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뉴욕시티는 우리나라 전체 크기보다 넓은 뉴욕주의 일부로, 주의 남동쪽 끝부분에 위치하며 뉴욕시는 5개의 구로 나뉜다는 것이었다. 맨해튼, 브루클린, 스태튼 아일랜드, 킨스, 브롱크스로, 각 구에서 볼 수 있는 명소와 맛집, 특징들을 지도와 함께 상세히 소개해줘 보기 좋았고, 바라보고 있는 뉴욕의 모습이 무려 100년 전부터 형성되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웠다.

 

  본격적인 세세한 여행 장소에 대해 소개가 들어가기 전, 뉴욕의 축제, 쇼핑리스트, 우리와 다른 팁문화까지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는 부분이 흥미로웠고 흔히 익히 알고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제외하고도 뉴욕에서 가보고 싶게 만드는 곳들이 매우 많아서 여행하는 느낌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너무나도 멋진 브루클린 브릿지, 압도적인 규모의 자연사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스에서 접해본 월스트리트와 타임스퀘어, 뮤지컬의 브로드웨이 등 우리에게 정말 익숙했지만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살펴보며 읽는 내내 즐겁고 직접 가서 보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들게 하는 책이어서, 이미 뉴욕을 가보셨던 분, 지금 뉴욕이신 분, 뉴욕을 앞으로 다녀오실 분까지 모두가 책을 읽고 뉴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게 되고 다녀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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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팩토리 - 공장은 어떻게 인류의 역사를 바꿔왔는가
조슈아 B. 프리먼 지음, 이경남 옮김 / 시공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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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팩토리

 

 

 공장은 인류사에서 인간의 생활 양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던 산업사회로 나아갈 수 있게 한 상징적인 존재이다.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는 대부분의 물질은 바로 공장에서 생산된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공장의 발전과 역사에 관해서 그리 크게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그저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공자은 산업혁명 단계에서 등장해 근대로 나아가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정도로만 언급될 뿐, 공장 그 자체에 관해서 미시적으로 다루면서 공장이 우리 인류의 삶의 양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 지에 관해서는 사실 어디서도 알려주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의 책 소개에서도 우리가 공장에 많은 신세를 지고 살아가지만, 공장에서 일하는 이가 아니라면 사람들은 크게 공장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저 좋은 일자리 또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나 열악한 노동 처우 정도만 이슈가 될 뿐이다. 요즘의 우리에게 공장은 아무런 진기한 감정도 느끼지 않으며, 지극히 자연스러운 존재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공장 시대가 생겨난 지는 인류사에서 사실 최근의 일에 가깝다. 인류의 기원에서 공장이 문이 열 때까지, 인류의 경제생산량의 1인당 평균 증가율은 거의 제로에 수렴했다. 그러나 공장이 생겨나서부터 증가율은 가파르게 올라갔고, 계속 늘어난 재화와 서비스의 축적으로 인류는 예전과 달리 훨씬 오랫동안 살 수 있게 되고, 일부 부유층에게만 허락되던 깨끗한 물과 식량, 위생을 세계 많은 곳에서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가까이 우리나라를 보더라도 한 세대만에 일어난 급격한 경제발전으로 변화된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 차이를 보더라도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그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공장으로 대변되는 제조업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장은 발전의 도구이자, 현대성을 성취할 수 있는 마법의 수단이며, 인간에게 거대한 댐과 발전소와 철도와 운하를 선물하여 우리가 사는 지구의 표면을 바꾸어놓는 프로메테우스의 불이었다.’

 

공장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구성하는 모든 체제의 배경이다. 거대 공장의 거대한 혜택뿐만 아니라 그것이 생산해내고 소비하는 거대한 비용을 고려할 때, 그것의 실상을 파악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다.’ 

 

 책은 크게 최초의 근대적 공장이라 볼 수 있는 영국의 면직공장의 출현에서부터 다루어지는 자이언트 공장의 탄생과 배경, 공장을 통해 산업을 꽃피운 미국의 사례와 이를 통해 발전하는 문명의 모습과 이를 통해 대립하게 사회적 담론, 공장을 바라보는 예술적 측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에 이르러서 중국과 베트남의 거대 공장에 이르기까지 공장의 탄생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공장의 변모와 공장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의 변화, 공장이 우리 인류사에 끼친 영향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보여주는 양질의 책이라 생각한다.

 

  주석만 해도 50페이지가 넘을 만큼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저술된 어쩌면 논문과 같이 상세한 책이지만, 우선 표지가 굉장히 예쁘고, 상세한 통계와 예시들로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돕고 있으며 공장의 변화 모습을 따라가다보면,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공장에 대한 역사와 발전, 그리고 그를 둘러싼 우리의 생각 등 많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신기했다. 여전히 공장에서 만들어낸 물건이 여전히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요즘의 우리에게도 어쩌면 꼭 알아야할 교양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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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흔든 스페인의 다섯 가지 힘 - 스페인어, 활력, 유산, 제국주의, 욕망
김훈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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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사를 뒤흔든 스페인의 다섯 가지 힘

 

 

 스페인은 세계사를 공부할 때, 대항해 시대에 다른 유럽 국가보다 한 발 앞서 아메리카 정복에 나서며 국력의 정점을 찍고 중남미에 수많은 식민지를 만들며 화려하게 세계 무대에 등장했다. 그러나 영국과 달리, 그들은 그 힘을 오래 유지하지 못하며 이후 세계사에서 지배적인 국가의 위치에 다시 오르지 못한다. 오히려 10여년 전, 세계경제금융위기 당시 그리스 등과 함께 유럽의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는 불안요소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재에도 스페인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스페인어는 영어에 이어,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중남미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매력적인 언어로 각광받고 있으며, 유럽 프로축구, 건축과 미술,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서유럽 국가와 달리, 스페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저 대학생 때, 바르셀로나를 잠깐 여행하면서 영국, 프랑스 등의 문화와 많이 다르게 여유롭고 기후가 좋다는 인상을 받았고, 영어와는 또 다른 스페인어의 매력에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을 통해 관심은 있었지만 잘 알지 못했던 스페인의 전반적인 모습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이 스페인에 더욱 더 많은 관심을 두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한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스페인어를 통해 형성된 문화에 대해 영미권 문화보다 확실히 낯설고 덜 친숙할 것이다. 그렇지만 문화적으로 세계에 이미 떠오르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스페인에 대해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다. 저자는 스페인의 힘을 다섯 가지로 구분해 스페인을 소개한다. 스페인어, 현재 스페인을 움직이는 원동력, 관광, 역사, 위인이다. 모든 챕터가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스페인어와 역사를 설명해주는 챕터가 인상적이었다. 스페인어는 언어사용자 수에서 영어보다 앞선 2위로 4억 3700여명이 사용하며,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의 수도 21개국으로 2위이다.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대부분의 국가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데, 생각보다 더 많은 수여서 놀랐다. 아시아의 인구가 중남미보다 훨씬 많지만,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반면 남미는 하나의 언어, 스페인어를 사용하기에 엄청난 규모의 단일 언어권 시장으로, 엄청난 가능성을 가졌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스페인어는 영어에 비해 너무 낯설기에, ‘올라’정도의 인사말만 아는 나로서는, 스페인어를 잘하는 저자의 친절한 설명에도 스페인어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는 데 확실히 어려웠지만, 어떤 특징이 있는 지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스페인의 역사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슬람과 가톨릭 문화가 혼재될 수밖에 없었던 내력과 가톨릭 왕국의로서의 정체성이 그들의 문화를 이루는 큰 요소가 되었으며, 제국주의 침략과정에서 잔혹하게 원주민을 학살하고 피해를 끼친 그들의 정복 과정을 다시 살펴볼 수 있었고, 잘 알지 못했던 2차 세계대전 전과 후 스페인의 현대사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물론 복잡한 스페인의 왕가를 위시한 역사 전체를 자세히 조망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대략적인 흐름이 어떤 것이 있었는 지 정도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생각보다 우리 일상에 많이 스며있는 스페인의 하몽, 타파스. 샹그리아와 같은 요리, 토마토를 던지는 라 토마티나 축제, 텔레포니카, 츄파춥스 등 브랜드로 알아가는 경제, 사그라다 파말리아 대성당을 필두로 하는 건축예술과 같은 문화유산, 여행지, 프랑코와같은 역사적 인물 등 스페인에 대해 알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가 압축적으로 간단명료하게 설명되어 있어 즐거웠다.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스페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독자에게는 호기심을 유발하고 더 자세히 알고 싶도록 만들 것이다. 어쩌면 스페인이 가장 화려했을 시기지만, 원주민에게는 가장 끔찍했을 시기를 읽다 보면 불편한 감정도 느껴지고, 당시 스페인 침략자에게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을 중남미에서 강제로 사용하게 된 스페인어 덕분에 또다시 스페인이 그 영향력의 이점을 누리게 되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이지만, 스페인어를 비롯한 스페인 문화에 대해 알아가는 건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일이 되었다. 앞으로도 스페인을 알려주는 많은 책들이 나왔으면 하는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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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 - 이재운 역사소설
이재운 지음 / 시그널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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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

 

 

 

 장영실은 유교 국가 조선에서 흔치 않은 위대한 과학자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과학 분야를 잘 모르고, 크게 관심을 가지지 못해 어릴 적 위인전에서 접하는 정도로만 장영실에 대해 알고 있었던 듯하다. 그래서 장영실의 일대기를 다룬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장영실의 업적과 삶에 대해 찬찬히 알아보고 싶었다. 책을 읽는 동안 장영실을 다룬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를 감상했는데, 영화에서는 장영실의 이야기 중 세종과 장영실 두 사람의 믿음과 우정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면, 책 ‘장영실’은 역사적 사료에 기반해 태어날 때부터 안여 사건 이후 사료에서 사라지기까지를 일대기 형식으로 이야기를 진행되어 사실 스토리 상으로 두 작품은 큰 관계는 없는 듯 하다. 다만, 생몰년도에 관한 기록이 거의 없고, 어린 시절의 이야기, 결혼, 장을 맞고 파직당한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워낙 짧은 글로만 등장하는 장영실이기에, 스토리 상 인물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기 위함인 듯하다. 다만, 이야기의 심도가 깊지는 않아서 소설처럼 인물의 세심한 정서나 심리 묘사를 기대하긴 어렵고 전반적인 인물에 대한 묘사가 많지 않아 스토리 자체만으로 매력을 가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중국유학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몇 줄로 생략되어 있는 등 기록된 사료의 한계로 인해 다소 두루뭉술하게 설명되는 단락들이 있지만,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 있어 인물이 살고 있던 배경에 대한 이해는 쉽게 되있다.

 


  분명한 건, 장영실은 관청에 속해있는 노비, 즉 관노의 신분에서 자신의 능력으로 정3품의 관직에 진출해 왕을 도와 자신의 뜻을 펼친 입지적인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 세종 또한 물론 대단하지만 사농공상의 시대였던 조선에서, 과학자이자 지금 생각해보면 위대한 공학자이기도 한 장영실의 발명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의 제후국을 자처한 조선에서 자신만의 기술로 천문 관측기구를 만든다는 게 요즘에도 쉬이 가능하지 않은 일이 아닌가.


 

  워낙 유명한 역사적 인물이기에,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도 많아 읽으면서 위인전으로 접한 장영실의 삶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도 하면서도 의외로 자세히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새로이 알게 된 사실도 많았다. 자격루, 앙부일구 등의 과학 기구를 만든 일은 익히 들어왔지만, 채방별감이라 하여 광물을 채굴하고 알아보는 일에 파견되었던 사실, 갑인자를 만드는 데 참여한 사실 등은 알지 못해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다양한 일에 뛰어났던 인물임을 새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많이 접해 그저 대단하다고만 생각하고 넘겨 지금도 잘 몰랐던 장영실이 발명한 과학 기구들의 원리에 대해 탐구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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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백철 그림, 김진명 원작 / 새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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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책의 제목이 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라는 표현은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로, 일제 강점기 시인이었던 김기림 시인의 작품 새나라 송()’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한 것이라고 한다. ‘용광로에 불을 켜라 새 나라의 심장에/ 철선을 뽑고 철근을 늘이고 철판을 피리자/ 세멘과 철과 희망 위에 /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 나라 세워 가자라는 표현처럼 지금의 우리 대한민국은 작가의 바람대로 일제 강점기 시절의 어둠을 걷어내고 눈부신 성장을 통해 시인이 바라던 새 나라의 모습을 갖추었다. 책 제목부터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우리 나라의 역사적 순간에 대해 상상력을 극대화해 흡입력 있는 이야기로 탈바꿈하는 김진명 작가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원작으로 했기에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에 나온 책이기에, 책 서문에서도 밝히다시피,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의 대립과 긴장 관계가 심화된 시대를 반영해 이야기하면서, 설령 그들이 내세운 강제징용에 대한 판결이라는 명분 이외에도 일본은 끊임없이 독도에 대한 도발을 해왔으며, 러시아 군용기 영공 침범 사건 때 자신들의 영공을 침범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는 여전히 일본은 자신들이 다시 한반도에 개입할 명분을 쌓는 중이며 아직도 제국주의 시절의 일본 세대와 단절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작가의 바람대로 우리나라는 IMF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경제적으로 큰 성장을 해냈으나 100년 전과 비슷하게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국제정세로 인해 아직 우리는 대한민국을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한 상황에서 국제 관계를 냉정하게 살펴보자는 취지에서 나오게 된 이야기를 통해 한 번은 경각심을 갖고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들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원작과 달리 만화 형식을 채택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그만큼 독자들이 보다 읽기 쉽고 경각심을 준다는 측면에서는 좋았지만 얇아진 책과 만화 형태로 인해 원작을 떠올린 독자에게는 아쉬움을 줄 수 있겠다. 그리고 시대적 배경을 2019년으로 해두었기 때문에 다소 스토리를 진행함에 있어 개연성이 떨어지는 대목들이 많고 내용 이 깊지 않다. 핵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가장 큰 역할을 해주는 이휘소 박사에 관한 비약이 많고, 일본의 한국에 대한 공격 동기와 핵개발 과정에 대해선 짜임새 있는 내용이 부족하다. 더불어 남북합작을 통해 만든 핵을 한반도를 위한 방어용으로 만들었다는 표현은 실제 북한의 핵개발 명분이기도 하며 따라서 이 표현은 북한의 핵개발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오판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여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목표는 이야기 그 자체로서의 매력보다 이 책을 읽고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국제 정세와 일본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보게끔 한다는 것이다.

 

'일본이 독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의한 점령지 권리, 나아가서는 과거 식민지 영토권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의 완전한 해방과 독립을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독도는 단순히 조그만 섬에 대한 영유권 문제가 아니라 일본과의 관계에서 잘못된 역사의 청산과 완전한 주권확립을 상징하는 문제입니다.‘ 독도 문제에 대한 대응방침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강경하게 연설하는 대통령에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도 무조건 일본을 배척하자는 것이 아니라 과거사의 올바른 청산과 주권의 상호 존중을 통해 함께 협력해나가고 번영해나가야할 관계임을 명확히 한다는 점이 좋았다.

 

 또한 일본과의 전쟁을 묘사하는 부분에서 국제 관계가 예전과 달리,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예전처럼 우리나라를 위해 대신 참전해줄 나라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라는 것. 우리는 막연하게 도움을 기다릴 수 있겠지만 예전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모두가 군사력이 발달한 요즘 쉽게 다른 나라의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우리의 가장 큰 우방인 미국의 경우에도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에서 갈등이 벌어질 경우, 어떤 액션을 취할 지는 예상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야기와 달리, 우리에게는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핵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우호적으로 묘사되는 북한과도 실제로는 전혀 도움을 기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강한 힘을 가져야 진정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될 수 있다. 쉽게 읽을 수 있고, 가상의 시나리오이지만 실제로 책에서 묘사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하며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외교적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읽어볼 만한 이유가 있다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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