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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팩토리 - 공장은 어떻게 인류의 역사를 바꿔왔는가
조슈아 B. 프리먼 지음, 이경남 옮김 / 시공사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공장은 인류사에서 인간의 생활 양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던 산업사회로 나아갈 수 있게 한 상징적인 존재이다.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는 대부분의 물질은 바로 공장에서 생산된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공장의 발전과 역사에 관해서 그리 크게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그저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공자은 산업혁명 단계에서 등장해 근대로 나아가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정도로만 언급될 뿐, 공장 그 자체에 관해서 미시적으로 다루면서 공장이 우리 인류의 삶의 양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 지에 관해서는 사실 어디서도 알려주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의 책 소개에서도 우리가 공장에 많은 신세를 지고 살아가지만, 공장에서 일하는 이가 아니라면 사람들은 크게 공장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저 좋은 일자리 또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나 열악한 노동 처우 정도만 이슈가 될 뿐이다. 요즘의 우리에게 공장은 아무런 진기한 감정도 느끼지 않으며, 지극히 자연스러운 존재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공장 시대가 생겨난 지는 인류사에서 사실 최근의 일에 가깝다. 인류의 기원에서 공장이 문이 열 때까지, 인류의 경제생산량의 1인당 평균 증가율은 거의 제로에 수렴했다. 그러나 공장이 생겨나서부터 증가율은 가파르게 올라갔고, 계속 늘어난 재화와 서비스의 축적으로 인류는 예전과 달리 훨씬 오랫동안 살 수 있게 되고, 일부 부유층에게만 허락되던 깨끗한 물과 식량, 위생을 세계 많은 곳에서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가까이 우리나라를 보더라도 한 세대만에 일어난 급격한 경제발전으로 변화된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 차이를 보더라도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그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공장으로 대변되는 제조업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장은 발전의 도구이자, 현대성을 성취할 수 있는 마법의 수단이며, 인간에게 거대한 댐과 발전소와 철도와 운하를 선물하여 우리가 사는 지구의 표면을 바꾸어놓는 ’프로메테우스의 불‘ 이었다.’
‘공장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구성하는 모든 체제의 배경이다. 거대 공장의 거대한 혜택뿐만 아니라 그것이 생산해내고 소비하는 거대한 비용을 고려할 때, 그것의 실상을 파악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다.’
책은 크게 최초의 근대적 공장이라 볼 수 있는 영국의 면직공장의 출현에서부터 다루어지는 자이언트 공장의 탄생과 배경, 공장을 통해 산업을 꽃피운 미국의 사례와 이를 통해 발전하는 문명의 모습과 이를 통해 대립하게 사회적 담론, 공장을 바라보는 예술적 측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에 이르러서 중국과 베트남의 거대 공장에 이르기까지 공장의 탄생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공장의 변모와 공장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의 변화, 공장이 우리 인류사에 끼친 영향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보여주는 양질의 책이라 생각한다.
주석만 해도 50페이지가 넘을 만큼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저술된 어쩌면 논문과 같이 상세한 책이지만, 우선 표지가 굉장히 예쁘고, 상세한 통계와 예시들로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돕고 있으며 공장의 변화 모습을 따라가다보면,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공장에 대한 역사와 발전, 그리고 그를 둘러싼 우리의 생각 등 많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신기했다. 여전히 공장에서 만들어낸 물건이 여전히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요즘의 우리에게도 어쩌면 꼭 알아야할 교양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