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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민정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평점 :
젊은작가수상집.
요즘의 세대들의 소설가들의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나와 같은 세대이기 때문일까? 소설 속 감정선이 나와 많이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의 소설집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그해 나타나는 소설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어서 종종 읽는다.
하지만 이번 젊은작가수상집은 그런 트렌트를 보는 것보다 나와 같은 세대의 소설가들은 어떤 소설을 쓰는지에 대함을 알 수
있었다.
가만한 나날과 그들만의 이해관계, 그리고 인간적인 말 이 내겐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각 소설마다
전부 사회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 사회문제는 보편적인 사회문제와 우리 세대가 느낄 수 있는 문제를 이야기한다.
덕분에 좋은 시간을 가질수 있어서 의미 있는 독서였다.
가만한 나날
작은 마케팅 화사에 출근하게 된 oo 는 블로그를 하나 개설하고 가짜 블로거 행세를 하며 제품 광고를 하게 된다.
이 일이 적성에 맞는지 아닌지는 모른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이 후기를 쓴 글을 보고 한 여자에게서 쪽지가 오게 된다.
자신은 뽀송이를 쓴 후로 아이가 아프다는 내용이다. 더불어 나는 어떤지 묻는 글이었다.
oo는 혼란스러웠다. 나에게 해코지 하려는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 여자는 내가 자주 쓴다고 하니 나의
안부를 묻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우리의 일상에 익명성이 얼마나 존재하는 것일까? 그 익명성으로 인한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소설이었다.
한밤의 손님들
한 식당에 엄마와 자매가 앉아있다.
이들의 대화는 차갑고 거칠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둘러싸여 서로에게 편리성만을 강조하는 듯한 대화가 이어진다.
엄마를 오리라 칭하고 동생을 돼지라 칭한다. 주인공은 불륜을 정당화하는 주장을 펼치고 엄마는 그런 딸이 못마땅하다.
더욱이 사위가 언제 돈을 줄지에 더 관심을 가진다. 동생은 사사건건 엄마에게 언니의 흉을 본다. 화자는 이러한 모든 상황이 익숙
한 듯하다. 이들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가족이 더 이상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의 필요에 의한 존재로 변화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더욱이 주인공의 불륜에 대한 생각은 결혼은 더 이상 사랑의 전유물이 아니며 결혼 역시 서로의 필요성에 결여시킨다는 씁쓸한 생각 든다.
화랑을 배회하는 양 떼와 그 포식자들
미술계의 부조리가 세상에 드러나자 주인공 자신도 몰락하게 된다.
미술과 돈의 관계 그리고 사람들의 허영심과 그 허영심을 채워주는 브로커들의 이야기이다.
소설 후반에 가면 한편의 공포소설을 읽는 듯했다.
주인공은 미술계의 브로커다. 적당한 작가를 찾아서 그 작가를 소개해주고. 가격을 올려놓고 중간에 그 수수료를 받으며 지내는
사람이다. 그러나 법을 어기는 사람은 아니다. 그저 예술의 허영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는 일을 할 뿐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아주 많다.
세실, 주희
세실,주희
화자인 주희는 어느 날 포르노 사이트에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것은 오래전 j를 믿고 미국에 갔을 때의 낯선 남자들 틈에 섞여 있는 모습이다.
이로부터 주희는 삶에 작은 균열이 일어난다. 여기서 재미난 것은 일본인 아르바이트생인 세실의 존재다. 그녀는 유노윤호의 팬으로써 한국에 온 것이다.
세실은 전쟁영웅의 자손이다. 그리고 위안부 시위의 거리를 지갈 때 주희는 그저 침묵하는 행동이다. 자신의 미국 생활과 j의
그러다 미술계가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로 인해 주인공도 함께 몰락해갔다. 마지막으로 미국으로 가서 자신의 일들을 돌아보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한 노신사. 그는 한 장의 명함을 주며 그곳에 가보길 권한다.
'회랑을 배회하는 양 떼와 그 포식자들'
주인공은 처음엔 무시했지만 그래도 하는 마음에 그곳에 가보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미술과 공포가 결합된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그는 새롭게 태어난다.
그들의 이해관계
이 부부는 심하지 않은 말다툼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었다. 아내 해주가 공기 좋은 곳으로 잠시 다녀오겠다고 했을 때 그는 내심 기쁜 마음으로 잘 다녀오라고 한다. 이때 아내가 탄 버스가 큰 사고를 당해 죽음을 통보받는다.
그는 그간의 아내와의 설전과 아내에게 모질게 대한 행동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한다.
그러다 어느 인터넷 기사에 아내가 죽은 날 버스 경로를 바꿔서 참사를 당하지 않게 한 버스 기사가 경로를 바꾼 이유로 해고를 당한
기사가 나왔다.
그는 분노를 느꼈다. 그 기적은 누구를 위한 기적이란 말인가?
그는 그 버스 기사를 찾아가서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 소설 내겐 남다른 의미로 들어왔다. 그가 지금은 없는 아내에 대한 후회의 독백이 가슴 아프다.
그러나 이 소설은 버스 사고 잃은 아내에 대한 추억에 대한 휴머니즘으로 끝나지 않는다. 버스 사고로 인한 인과 관계와 사회에 대한 부조리를 읊조리고 있다.
인간적인 말
각자의 말로 서로에게 상처 입히는 부부가 소통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으로 서로 멀어지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단순히 부부의 언어의 문제를 넘어 인간 존엄성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한다.
죽음에 대한 각자의 생각 그리고 그 죽음이 올바른지에 대한 숙연함이 이 들 부부에게 남다른 감정선을 제공했다.
"우리는 말이 너무 많아 문제였고 그것은 둘 중 하나가 입을 닫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는 것이었다.
우리에게 말이란 모든 문제의 원인임과 동시에 해법이었고 우리 관계에 있어 시작과 끝이었고 사실상 모든 것이었고 그것이 사라진다면 그녀와 나 둘로 이루어진 공동체의 의미를 상실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우리라는 공동체의 의의를 잃는 방식으로 공존하느냐, 우리의 구성 요소를 유지하면서 이 공동체가 회복 불가능한 형태로 부서져가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었던 셈이다."
"그런 그들에게 이모가 자신에게 남긴 유산과 이모가 스위스로 죽을 때까지 산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그들에게 작은 변화가 온다.
더 인간적인 말. 이 소설역시 인상 깊다. 말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이모가 들어가고 늙은 여자 의사가 들어간다."
"논리적 강박관념. 논리적인 것과는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