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는 혼자 진화하지 않는다 - 인류의 삶을 뒤바꾼 공진화의 힘
피터 J. 리처슨.로버트 보이드 지음, 김준홍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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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부족과 함께 자란 백인 아이는 인디언처럼 행동할까?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자녀를 많이 낳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유를 소화할 수 있는 사람과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이 흥미로운 질문들에 이끌려 꺼내든 책이다

문화와 유전자는 완전히 분리시킬 수도, 일치시킬 수도 없는 관계다. 그 관계들 속에서 문화와 유전자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다양한 예시와 실험이 나타나는데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고,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들이라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다.

“사회적 학습 과정을 유전자의 승계와 같은 독립적인 전달 체계로 바라본다면, 우리는 유전자의 진화와 문화의 진화가 상호 간에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과학 분야라 비전공자인 내게 아주 쉽지만은 않다. 훅훅 페이비를 넘길 수는 없었지만 머리를 쥐어뜯을 만큼 어려운 부분 또한 없었다. 천천히 꼭꼭 씹어 삼키듯이 이해했고, 그 과정에서 얻는 정보와 지식들이 흥미로웠다. 교양과학 분야의 매력을 정말 크게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세상을,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책이다. 과학 책을 읽으며 약간의 위로를 얻기도 했다. 이게 가능한가? 가능하다. 이 흥미로운 경험을 겪어보길 바란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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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
김헌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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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고대 그리스의 난리법석 신들과 괴물 이야기>를 읽으며 기초를 탄탄히 다졌으니 이번엔 난도를 조금 높여서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보았다!

 

<벌거벗은 세계사>, <차이나는 클라스> 등에 출연했던 김헌 교수님의 신간이 나왔다기에 또 냉큼 홀렸다. 조금 어렵거나 헷갈릴 수 있는 내용을 이야기 들려주듯이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었던 만큼 기대되었다. 등장인물이 목차에서 직관적으로 보여서 골라 읽을 수도 있고, 흐름에 따라 읽을 수도 있어서 좋았다.

 

각각의 장마다 이야기를 쉽게 풀면서도 분량이 길지 않아서 좋았다. 후룩후룩 읽을 수 있었기에 책 자체의 분량이 꽤 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하다거나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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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도 다녀왔다. 총 4회 진행하는 거였는데, 나는 일정이 잘 맞지 않아서 마지막 강연만 갔다. 앞부분을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울까봐 걱정했는데 교수님께서 너무 재미있고 쉽게 설명해주셔서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즐기면서 듣고 왔다.

 

강연은 <테베 신화와 오이디푸스 이야기>였는데, 대학 때 교양 강의에서 들었던 내용이라 반가웠다. 엄청 자세하게 풀어주셔서 강의로만 들었던 내용에 살을 붙여나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 방송으로만 보던 사람이 내 눈앞에..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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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여성의 텍스트다, 또한 애가이기도 하다. 장송곡이자 노동요, 찬양을 위한 송가, 노래이자 통곡, 애도이자 메아리, 합창이자 성가다. 함께하라.

14쪽

 

<목구멍 속의 유령>은 시인이자 가정주부로 살아가던 ‘데리언 니 그리파’의 산문집이다. 시인으로서 글을 쓰고 번역하는 과정과 가정주부로서 가정을 돌보고 아이들을 앙육하고 출산하는 과정이 뒤엉키며 한 여성의 삶을 그려낸다. 니 그리파는 17세기 시인 ‘아일린 더브’에게 이끌려 그녀의 흔적을 뒤쫓는다.

 

청소를 할 때면 내 노동은 스스로를 지워 간다. 만약 하루하루가 글자들로 가득한 페이지라면 나는 거기 적힌 글자들을 문질러 닦으며 시간을 보내는 셈이다. 그 속에서 내 노동은 내 존재를 지우는 행위가 된다.

51쪽

 

논픽션과 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와 삶, 여성을 탐구하는 과정은 혼란스럽다. 가사노동이 어떤 부담감을 안겨주는지와 동시에 그럼에도 그 가사노동이 주는 기쁨이 함께 담겨있다. 아이를 낳는 고통과 함께 아이와 함께 하는 일상의 행복이 함께 담겨있다. 이 혼란스러움은 무언가로 규정지어지지 않는다. 그 대신, ‘아일린 더브’와의 연결점을 찾아가며 하나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기의 움직임에 어떤 변화가 아주 조금이라도 생기면 곧바로 달려와야 한다고. 대기실로 가지 말고, 접수처에서 확인도 하지 말고, “그냥 보안 요원을 지나쳐서 조산사 구역으로 곧장 달려오라”고. “하지만 사람들이 못 들어오게 할 텐데요.” 내가 웃으며 말한다. 그들은 함께 웃어주지 않는다.

“아뇨,, 안 그래요. 거기서도 알 겁니다.”

“제 파일을 보여 줘야 하나요?”

“아뇨, 산모분 얼굴을 보면 알 겁니다.”

66쪽

 

이 장면이 책을 읽는 내내 맴돌았다. 일상생활을 하다 문득 생각이 나서 찾아보기도 했다. 이보다 몇 페이지를 더 넘기면 달려가는 산모를 위해 보안요원을 포함한 모두가 비켜서는 장면이 나온다.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가 이해하는 상황에 대해 생각했다. 어쩌면 이 책도 그런 책 아닐까? 장면들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이 책을 읽는 여성들이라면 모두 알 것이라 생각했다. 작가가 어딜 향해 서 있는지.

 

해당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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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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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삶이 다정하지 않을 때 우리는 타인에게 가혹해지는 존재들이니까. 하지만 가능하다면, 매일매일이 내게 다정하지 않더라도, 나는 내가 매일매일 다정해지려 노력하는 사람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정하다’는 것은 어쩌면 ‘상태’로서 내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도’로서 내가 실천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 새로 쓰는 작가의 말


다정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날들이 있다. 세상이 시끄러울 때. 뉴스를 듣다 마음을 쓸어내릴 때. 그럴 때면 다정한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서로에게 웃어주고, 웃게 하고, 눈물을 닦아주고, 안아주는 그런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면 조금은 더 버틸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것들에 대해 말한다. 


<다정한 매일매일>에는 백수린 작가의 일상 한 스푼, 책에 대한 이야기 한 스푼, 빵 이야기 한 스푼을 넣어 빚은 책이다. 각 꼭지마다 빵 한 조각, 책 한 권을 소개하며 작가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프로이트가 절친한 친구에게 쓴 편지에는 우리가 무엇을 하든 상실의 고통은 계속 그 자리에 있고, 고통은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사랑을 지속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도 지속된다고 쓰여 있다. // 그러므로 우리가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매번 처음처럼 절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죽음은 하나의 세계가 문을 닫는 일이고, 아무리 목 놓아 소리 질러도 열리지 않는 문의 이쪽 편에서 무력함을 확인하는 일이니까.

- p.214


요 며칠 동안 마음을 자주 쓸어내렸다. 세상이 뒤집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저런 소란한 마음을 갖고 읽은 책에서 위로를 받았다. 백수린 작가가 가진 예민함과 다정함이 또렷하게 보였고, 그 점이 좋았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이런 마음도 있구나. 


“어떤 언어로 소설을 쓰는 것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흉내”내거나 그 언어의 모국어 화자들이 “아름답다고 여기는 언어의 모습을 베끼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에 잠재하지만 아직 누구도 보지 못한 모습을 끌어내 보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짧은 꼭지로 구성되어 있어 지하철 안에서, 버스 안에서 조금씩 읽었다. 술술 읽히는 문장들인데도, 이해되지 않는 말들은 하나도 없는데도 읽는 데에 꽤 걸렸다. 좋은 문장들을 자꾸만 읽었다. 마음이 선뜩해지는 날이면 빵 한 조각을 먹어야지. 이 책을 읽어야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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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바다 ㅣ 암실문고
파스칼 키냐르 지음, 백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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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한줄평: 혼란 속의 사랑, 바다, 음악, 죽음.
어둡고 습하고 비오는 요즘.. 과몰입하기 좋은 책이었다.

혼란스럽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 들었던 생각이다. 누가 누구인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가 계속해서 흘러간다. 흘러가는 소설을 믿고 따라가다보면 등장인물들의 정보를 하나둘씩 조합할 수 있다. 그렇게 등장인물들을 조합하다보면 사랑과 바다, 음악과 죽음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된다. 나는 이 혼란 속의 이야기가 좋았다.

“사랑은 얼마나 무시무시한 불가사의인가. 왜냐하면 소유-됨은 결코 멀리 있은 일이 아니며, 그로 인해 우리는 우리의 매일을 위협하는 기이한 꿈을, 감금을 꿈꾸게 되는 것이다.“
- p.112

17세기 예술가들의 삶을 따라가며 마주하는 사랑은 강렬하다. 사랑은 육체와 정신을 넘나들며 차갑게 타오른다. 서로를 욕망하기도 하고, 사랑을 지나쳐 이별하기도 하는 과정이 예술가들을 통해 음악으로 발현한다. 결국 나는 책을 모두 덮고 나서야 사랑, 바다, 음악, 죽음이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알았다. 사실은 모두 하나의 의미로 통하는구나.

"애도는 시간이 흐르면 약해지는 고통이 아니다. 애도는 죽음을 대하는 담대하고 능동적인 초탈이다. 죽음에 동조하지 말고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 사라진 존재와 이어 주는 각별한 끈을 끊어야 한다.”
- p. 269

파스칼 키냐르가 펼쳐낸 이야기 속에는 철학적인 사유가 들어있다. 그래서 쉽게 후루룩 읽을 수 없다. 한줄한줄 뜯어 읽게 된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내 삶을 발견하고 고민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등장인물이 누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 채 정보를 수집하며 이야기를 쫓아가고, 그 속에서 여러 일들을 겪고,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하는 과정이 한 사람의 ‘삶’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끝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사랑했던 문장을 소개해야지!

“내가 얼마나 당신 품속에서 비틀거리고 싶은지”
- p.429

-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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