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바다 ㅣ 암실문고
파스칼 키냐르 지음, 백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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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한줄평: 혼란 속의 사랑, 바다, 음악, 죽음.
어둡고 습하고 비오는 요즘.. 과몰입하기 좋은 책이었다.

혼란스럽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 들었던 생각이다. 누가 누구인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가 계속해서 흘러간다. 흘러가는 소설을 믿고 따라가다보면 등장인물들의 정보를 하나둘씩 조합할 수 있다. 그렇게 등장인물들을 조합하다보면 사랑과 바다, 음악과 죽음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된다. 나는 이 혼란 속의 이야기가 좋았다.

“사랑은 얼마나 무시무시한 불가사의인가. 왜냐하면 소유-됨은 결코 멀리 있은 일이 아니며, 그로 인해 우리는 우리의 매일을 위협하는 기이한 꿈을, 감금을 꿈꾸게 되는 것이다.“
- p.112

17세기 예술가들의 삶을 따라가며 마주하는 사랑은 강렬하다. 사랑은 육체와 정신을 넘나들며 차갑게 타오른다. 서로를 욕망하기도 하고, 사랑을 지나쳐 이별하기도 하는 과정이 예술가들을 통해 음악으로 발현한다. 결국 나는 책을 모두 덮고 나서야 사랑, 바다, 음악, 죽음이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알았다. 사실은 모두 하나의 의미로 통하는구나.

"애도는 시간이 흐르면 약해지는 고통이 아니다. 애도는 죽음을 대하는 담대하고 능동적인 초탈이다. 죽음에 동조하지 말고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 사라진 존재와 이어 주는 각별한 끈을 끊어야 한다.”
- p. 269

파스칼 키냐르가 펼쳐낸 이야기 속에는 철학적인 사유가 들어있다. 그래서 쉽게 후루룩 읽을 수 없다. 한줄한줄 뜯어 읽게 된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내 삶을 발견하고 고민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등장인물이 누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 채 정보를 수집하며 이야기를 쫓아가고, 그 속에서 여러 일들을 겪고,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하는 과정이 한 사람의 ‘삶’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끝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사랑했던 문장을 소개해야지!

“내가 얼마나 당신 품속에서 비틀거리고 싶은지”
- p.429

-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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