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ire 2009-06-23  

7월 아침이라는 그림을 보자니 눈이 부시고 아찔해집니다. 현실을 모방한 것일 텐데, 저 자연은 어째 현실의 그것보다도 더 현실적으로 압도해 오는 걸까요. 게다가 옆의 저 뒷모습은 또 어떻구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뒷모습인데 색감이 너무 깊어서 사람 속에 빠질 것 같아요. 저 뭉개진 목덜미 주변이 이상하리만치 견고하군요. 어디서 이렇게 듣보잡의 훈늉한 그림들을 가져오시는 걸까요. 저는 하니언니의 그림책이 참 좋아요. 

평온하게 지내시는지요? 
외롭지만 평온하게 살아가야지 생각하는 나날입니다.
별수없지 않느냐, 하며 대수롭지 않은 듯 살아가고 있습니다. 

 
 
hanicare 2009-06-23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이레님.
바다며 햇빛이며 비현실적으로 밝고 눈부십니다.
그런데 어찌 이렇게 말 한마디, 자판 하나 두들기기가 힘들지요?
오늘 고장난 채 6개월 이상 방치된 로봇 청소기 2대를 맡긴다고 외출했습니다.
꼭같은 세상인데 왜 이렇게 초현실파 그림같은지......

*guy rose와 hammershoi는 제가 좋아하는 화가에요.
비결은 검색의 생활화.
좋아하는 화가의 이름을 넣어서 검색하다보면 그물에 고기 걸리듯 다른 화가들의 이름도 어획됩니다.
그렇게 이어진 그물을 타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거죠.
그러나,화질이 좋고 보기드문 그림을 소유(?)하신 블로거들은 그림에 스크랩금지를 걸어놓은 경우가 많아요.자기 거실에 걸린 그림도 아닌데 좀 퍼가면 닳나?
인색함도 악덕이고 소액사기나 얌체족들같은 사소한 악덕은 가끔씩 거대한 악덕보다 더 추하게 느껴져요.

시간이 허락하면 한 번 이들의 이름으로 검색해보세요.
인간은 추한데 인간이 만든 것들은 때때로 아름다와요.

chaire 2009-06-27 21:45   좋아요 0 | URL
함메르쇼이라는 분 검색해서 그림 구경했어요.
노르웨이 분인가요, 이 분.... 주로 누이를 그렸나 보던데 그게 대체로 뒷모습이거나
옆모습이거나 사선이거나 그랬던 게 인상적이더라구요. 게다가 그 누이는 늘 검정색 옷만 입고 있고.
거무튀튀한 빛으로 가득한 그림을 보며, 역시 검은색이 최고의 색이다 싶었다는.

저도 그분을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hanicare 2009-06-29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덴마크의 화가에요.

그래서인지 그림을 보다보면 덴마크의 도자기 로얄코펜하겐처럼 보이는 그릇들도 종종 출연합니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가 떠올라요.

간결하고 서늘하고 말할 수 없이 고독한 냄새.

두 사람 다, 참 외로왔겠다.

세상하고는 안 맞았겠다.

외로움이 그들의 끊임없는 일용할 양식이었겠다. 그렇게 중얼거리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