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ire 2008-07-07  

어젯밤, 아니 오늘 새벽, 하니케어 님 꿈을 꾸었어요. 꿈을 꾸면서도, 앗, 하니 언니가 드디어 내 꿈에 나왔다, 하고 놀랐지 뭐예요. 그런데, 실은, 그 꿈에 나온 하니 언니 이미지가 실제랑은 많이 다른 것 같다고 판단하면서 그 꿈을 꾸었어요. 어쨌거나 그래도 꿈 얘긴 해드려야 할 것 같아서..

자세한 기억이 나지는 않아요. 남아 있는 건 장면 몇 개뿐.
굉장히 높은 곳이었던 것 같아요. 이를테면 올드보이에서 유지태가 살던 그런 고층 고급 맨션 같은 데, 계셨어요. 제가 무턱대고 찾아갔나봐요. 선약이 있던 하니 언니는 어떤 손님들과 미팅을 하고 있었죠. 마치 바이어들과 만나 네고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외국의 학자와 담소를 나누는 것 같기도 하고, 작은 세미나를 열고 있는 것 같기도 했죠.

통유리창 너머로 그들 앞에서, 뭐랄까 조금은 버지니아 울프 같은 깡다구 있는 분위기로 말씀하시는, 모습은 마치 얼마전 서재 대문에서 제가 이미지를 빌려 온 것 같기도 했고... 암튼, 부드럽지만
날카로운 이미지였답니다. ㅎㅎ.

그리고, 우리는 만났던가요? 아마 못 만났던 것 같아요. 저는 계속 통유리 너머로 하니 언니를 지긋이 경이로운 시선으로 넘겨다 보기만 했던 것 같아요. 그런 제게 하니 언니가 슬쩍 눈짓을 하셨죠. 음. 거기 있군요, 아직? 하는 눈빛으로.. 아마 조금만 더 꿈을 길게 꾸었더라면, 우리는 만났을 텐데. 꿈이란 늘, 완성을 싫어하는 법이니까요. ㅋㅋ.

 

 
 
hanicare 2008-07-09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몹시 더웠지요.
어떻게 지내시는지.
저도 만나뵙지 못한 서재의 주인들을 떠올린답니다. 인간이란 참 묘해요.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육체적으로 실감나게 그리워하니 말입니다.

실은, 3월말부터 시작된 아이의 학교폭력 피해를 해결하려고
마음과 뇌를 쥐어짜고 있답니다.
그 과정에서 부딪히게 되는 뻔뻔한 인간들,말바꾸는 인간들,
책임회피하는 인간들을 상대하다보니
제가 너무 피폐해져서 카이레님의 꿈에 나타난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늘 적확한 글솜씨에 감탄하는 카이레님의 꿈에 출연했다니
고맙고 영광이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고 하루하루 생기와 기쁨이 함께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