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 인간 파란 이야기 3
방미진 지음, 조원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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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방미진이 안내하는 세계는 항상 기묘하다. 전작 ‘인형의 냄새’에서는 기묘한 저택과 그 안의 사람들을 보여주며 과연 그들이 감춘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했다.
‘비누 인간’에서는 수수께끼 같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언젠가부터 마을에 등장한 그들은 각자가 맡은 일을 잘 해내며 공동체 속으로 스며든다. 그러나 어딘가 이질감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은 경계하고 자신들과 다른 모습에 바로 혐오감을 드러낸다.
주인공 상남은 그런 마을 사람들 속에 있는 남자아이다. 옆집 여자아이 가일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상남은 비누 인간들의 정체에 다가서게 된다. 비누 인간들을 무턱대고 경계하는 마을 사람들과 달리 상남은 그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
그리고 결국 그들에 대해 제대로 안 사람은 상남 뿐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비누 인간들을 멸시한 마을 사람들 역시 외부와 소통할 곳 없는 외딴 섬 같은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자신들과 다른 존재들을 몰아내려 애쓴다.
이렇듯 아이러니한 상황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생각할 여지를 남기게 하는 것이 방미진 작품의 특징이다. 그녀의 작품은 가벼운 흥미 위주의 공포물이 아니다. 읽고 나면 무섭기보다 가슴 한구석이 쓸쓸하고 서늘해진다.
거리를 나가면 누구나 마스크를 쓰고 있는 세상이다. 어쩌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눈총을 받는다. 잠재적인 감염체로 취급받는 것이다. 서로 피해를 주면 안 되는 이 세상 속에서 비누 인간으로 따가운 눈초리를 받는 이들이 꽤나 많이 존재한다. 아니, 누가 비누 인간이고 누가 비누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 그 경계는 누가 정했을까.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그런 의문을 가져보면서 자신만의 건강한 사유를 기를 수 있기를 바라 본다. 꼭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이 보아도 좋을 그런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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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 맞은 리코더 그래 책이야 28
류미정 지음, 정경아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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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강렬하다.

리코더가 벼락을 맞았다니...

그저 재미있는 동화인 줄 알았더니 내용도 가볍지 않다.

읽다 보니 초등학교 3학년 시절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리코더 시험에 불합격해서 수업이 모두 끝나고 남아서도 퐁당퐁당을 연습해야 했던 시절...

입술에 와닿던 리코더의 촉감까지 생생하게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작가가 음악학원을 운영하고 있다는데 그래서인지 이 작가만의 저력이 느껴졌다.

음악이 주는 의미와 악기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절로 생각하게 한다.

군데 군데 재미있고 위트있는 문장들도 웃음을 자아낸다.

처음에는 주눅 들어 있던 주인공 우진이가 리코더와 함께 차츰 성장해가는 모습도

따뜻하고 흐뭇하다.

 

이렇게 친근하고 다양한 소재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동화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 소재들을 이용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의미를 담아 전달하는 책들이 계속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으면서 마음이 쑥쑥 자랄 수 있을 테니까.

주변의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하고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이 작가의 다음 책은 어떤 책일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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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마음을 다스리는 법 - 불안, 걱정, 두려움으로 내 삶이 흔들릴 때
마츠모토 쇼케이.미우라 요시타카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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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에 관심을 갖다가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서 경제 발전을 하고 경제공황을 먼저 겪었기 때문일까. 이런 류의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저자는 두 사람인데 한 사람은 서른 살 청년, 한 사람은 40대 승려이다.

나는 특히 두 사람의 대담 부분이 좋았다. 가장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우리가 하는 생각이 우리의 의도대로 떠오른 생각이 아니라는 부분이었다. 생각 그 자체는 우리의 것이 아니라 다양한 조건에 따라 마음속에 문득 떠오른 것에 불과하다.

무척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하고 싶은 생각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늘 좋은 생각만 하고 나쁜 생각은 피하면서 아주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퍽 다르다. 우리는 머릿속에 제멋대로 떠오르는 괴로운 생각들을 제어하지 못해 힘들어한다. 나의 머릿속에서 떠오른 생각인데 이미 내 것이 아닌 듯하다.

하지만 이 생각들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괴로워할 게 아니라, 그저 문득 떠오른 것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고 놓아 보낼 수 있다면 어떨까. , 또 이런 생각이 떠올랐구나. 하면서 말이다. 벚꽃이 한창인 봄날, 작고 여린 꽃잎 하나가 내 머리 위에 살포시 앉은 것처럼 생각은 그저 우리의 머리 위에 내려앉은 것이다. 꽃잎을 떼어내 잠시 바라보다 털어내듯이 생각도 가볍게 털어낼 수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결국 우리의 마음을 가장 괴롭히는 주체는 타인이 아닌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꽃잎이 왜 하필 내 머리 위에 떨어진 거나며 화를 내고 그 꽃잎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은 없다.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므로 그걸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만드는 게 중요한 듯하다.

그 외에도 우리가 타인에게 느끼는 감정을 바다와 파도에 비유한 것 등 생각해볼 만한 부분들이 꽤 있었다. 마음이 소란해질 때마다 또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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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언더팬츠 6 - 코찔찔이 로봇 소년과의 격투 Wow 그래픽노블
대브 필키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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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에 이어 또 유쾌한 이야기가 돌아왔다.
이번 편에서 조지와 해럴드를 곤혹스럽게 하는 상대는 바로 같은 반 친구 멜빈이다.
멜빈은 학교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아이다.
‘연결연결해 2000’이라는 기계를 스스로 개발할 정도로 말이다.
그 기계가 멜빈을 코찔찔이 로봇 소년으로 만든다.
어떻게 멜빈이 로봇 소년이 되는지, 그리고 그 뒤에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로봇 소년에 맞서는 교장선생님 캡틴언더팬츠의 활약도 어김없이 나온다.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다.
저자 대브 필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장난꾸러기 소년처럼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자, 우리 또 같이 신나게 놀아볼까.’라고 외치면서 말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보는 순간만큼은 아무 걱정 없이 신나게 웃을 것 같다.
우리나라는 일반 동화책에 비해 이런 그래픽 노블이 많지 않다. 책을 사주는 학부모들의 눈이 깐깐하고 출판사도 그만큼 신중하게 책을 내기 때문일 것이다.
감동과 교훈이 있는 책도 좋지만, 책은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는 아이라면 이런 그래픽 노블부터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도 게임만큼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기 때문이다.
저자 대브 필키는 어릴 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증후군과 난독증이 있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이런 인기있는 책을 시리즈로 내며 전세계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누군가에게 단점으로 보일 수 있는 것도 잘 계발하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한다.
대브 필키의 끝없이 무궁무진한 상상력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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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언더팬츠 5 - 똥꼬 아줌마는 무시무시해 Wow 그래픽노블
대브 필키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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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마디로 정말 유쾌한 책이다. 표지만 보면 완전히 만화인 것 같지만,
글밥도 꽤 있는 ‘그래픽 노블’이다. 이 시리즈가 세계적으로 8천만 부 팔렸다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정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심각한 생각이 많은 어른이 봐도 절로 웃음이 나오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특히 주인공 아이들의 아이디어 넘치고 재기발랄한 행동들은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다.
상상력을 금지시키는 학교에서 조지와 해럴드는 항상 상상력 넘치는 사건을 일으킨다.
게다가 주인공은 둘 뿐만이 아니다. 교장 선생님과 리블 선생님이 공동 주인공이다.
아이들과 선생님이 대립하는 모습으로만 나오지 않는 게 더 좋았다.
흔히 동화책에서는 나쁜 선생님과 주인공 아이가 대립하는
전형적인 구도가 등장하곤 하는데 이 책은 좀 달랐다.
조지와 해럴드는 캡틴 언더팬츠로 변한 교장 선생님을 위해 그야말로 멋진 활약을 한다.
그 부분은 읽으면서 마음이 찡할 정도였다.
그냥 생각 없이 웃으며 볼 수 있는 책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거다.
조지와 해럴드를 보면서 나 역시 배우는 점이 있었다.
이 책이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강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오랜만에 어린이가 된 마음으로 책 한 권을 신나게 즐겼다.
조지와 해럴드의 활약이 계속되기를, 그 아이들이 상상력을 영원히 잃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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