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 앤 구떼 스타일 - 스타일리시 카페 데코레이션 & 레시피
조정희.이진숙 지음, 문복애 사진 / 비타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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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시작

커피를 마시러 들어간 카페 테이블에서 몽실몽실하게 영근 꽃송이를 보게 된다면 기분은 하늘을 나는 것처럼 기쁠 거 같아요. 거기다 꽃에서 매혹적인 향까지 난다면 그건 커피를 마시지 말고 꽃과 소개팅을 하라는 하늘의 계시겠지요. 하지만 그런 카페를 아직까지 들어가본 적이 없다는 게 슬프네요. 어쩌다 발견한 꽃들은 거의 대부분이 조화 뿐이고, 생화를 발견한다고 해도 이미 시들어버려서 제게 눈길 한번 안 줄게 뻔하니까요. 꽃과 커피는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사랑하는 사이인데 자꾸 떼어놓으려고 하니 제 마음이 좋지 않아요. 카페 오너들은 테이블에 꾸민 꽃장식보다 커피 맛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는 게 어찌 보면 맞는 일일 테지요. 하지만 향기가 나는 꽃 주위엔 벌들이 꼬이듯이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집엔 아름다운 꽃들이 커피향을 맡으며 피어날 거라 생각해요. “하나의 씨앗은 여러 개의 숲을 낳는다.”는 작가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처럼 매일 예쁜 꽃을 통해 여러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 행복은 점점 여러 사람들에게 퍼져 나중엔 행복을 파는 카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아름다운 상상을 해보게 됩니다.(독백 끝)



일본의 카페에서 테이블 플라워는 이미 카페 데코레이션으로 자리 잡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몇몇 카페 말고는 테이블 위의 플라워를 찾아보기 힘들다. 꽃값이 비싼 것도 있지만 테이블의 꽃이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 얼마나 큰 매력을 갖는지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카페 테이블의 플라워는 그냥 플라워가 아니다. 한 카페의 시그니처가 될 수도 있고, 카페의 인테리어를 대신하는 멋진 장식품이 될 수도 있다. 또,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의 친구가 될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연인에게 불러주는 세레나데가 될 수 있는 게 테이블의 플라워라 생각한다. 이렇듯 우리에게 행복과 아름다움을 선물하는 테이블 플라워가 우리네 카페에서 좀처럼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이런 의미에서 서울 가로수길에 자리한 ‘블룸 앤 구떼’는 내가 좋아하는 케이크와 빵이 있고, 내가 원하는 꽃들이 가득한 카페였다. 지금처럼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게 일상이 아닌 시절이었던 2004년에 플라워 카페를 오픈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여성 2명이 동업의 형태로 가로수길 중간쯤에 차린 카페가 바로 ‘블룸 앤 구떼’다. 이진숙의 플라워 스튜디오 bloom과 조정희의 케이크 스튜디오인 goute‘를 콜라보해서 만든 카페라면 이해하기 쉬울 듯. 꽃과 빵이 만났으니 성공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겠지만 시작 후 1년 동안은 그리 손님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손을 놓을 수 없었기에 그들이 잘하는 베이킹클래스와 꽃 레슨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모았고, 이를 통해 지금의블룸 앤 구떼 스타일》이 만들어졌다.


어떤 콘텐츠로든 ‘이것이 블룸앤구떼 스타일이야’라고 자신 있게 제안하고, 돈을 내는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하는, 그런 내공으로 블룸앤구떼의 스타일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본문 11쪽 中)


두 여성이 ‘블룸 앤 구떼’ 란 카페를 하면서 호우시절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임차인이라는 이유로 2011년 10월엔 가게문을 닫아야 했고, 새롭게 생겨나는 카페들과 경쟁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했다. 거기에 갈수록 어려지는 고객들이 원하는 새로운 콘셉트에 맞추기 위한 결과물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았기에 소통할 방법을 찾느라 애먹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블룸 앤 구떼’는 포기하지 않고 변화를 모색한 끝에 본인들의 노력이 담긴 새로운 건물을 올릴 수 있었고, 지금의 ‘블룸 앤 구떼’ 는 젊은 엄마들을 타깃 삼아 오전엔 브런치 손님을, 오후엔 아틀리에 카페로, 그 이후엔 모임이나 레슨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런 ‘블룸 앤 구떼’를 보면서 가장 부럽게 다가온 건 그들의 재주를 한껏 끌어올린 카페라는 점이었다. 한 분은 케이크에 능통하고 다른 한 분은 꽃 장식에 일가견이 있었으니 케이크와 꽃의 조화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상적이었다고나 할까. 좋은 식재료를 통해 케이크와 빵을 만드는 건 기본이고, ‘블룸 앤 구떼’ 스타일만의 선물 포장을 통해 고객들을 만족시켰다. 계절별로 제철 과일이나 채소를 통해 기획상품을 만들고, 케이크 박스에 미니부케를 붙여서 케이크를 더욱 고급스럽게 만든 것도 ‘블룸 앤 구떼’가 내세우는 자랑이자 전략이었던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각 테이블엔 갈색병에 꽃을 담아 손님들에게 신선한 아름다움을 전했고, 여러 식물들과 꽃들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또한 ‘블룸 앤 구떼’ 만의 독특한 스타일이라 자부하고 싶다. 다양한 허브와 서양풍의 여름 식물들을 이용한 플라워 바스켓, 테라스 식물을 이용한 플라워 어레인지먼트, 빈티지풍을 이용한 꽃포장, 여기에 꽃을 이용해 만드는 플라워 케이크와 드라이플라워를 이용한 꽃장식까지, ‘블룸 앤 구떼’ 가 케이크와 꽃을 통해 내세울 만한 스타일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완벽하게 집중하는 시간은 명상과도 같다. 꽃수업을 할 때 가장 좋은 건,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그 순간은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본문 122쪽 中)


많은 카페가 생기고 사라지는 요즈음 ‘블룸 앤 구떼’의 13년 간의 기록들은 우리에게 많은 걸 알려준다. 우선은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고, 잘할 수 있는 일들을 서로 협업하게 된다면 하나일 때보다 훨씬 큰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케이크와 꽃을 통해 만난 파티시에 조정희 대표와 플로리스트 이진숙 대표를 보면서 이 두 사람의 콜라보야말로 신사동의《블룸 앤 구떼 스타일》을 만들어 냈으며 앞으로도 신사동 가로수길은 ‘블룸 앤 구떼’가 이끌어갈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블룸 앤 구떼 스타일》을 통해 많은 분들이 그들만의 성공적인 카페스토리를 알았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 이 책을 통해 카페 창업을 계획하는 많은 분들이 ‘블룸 앤 구떼’보다 더 나은 카페 스타일을 만들기를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블룸 앤 구떼’의 시즌4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방에서도 ‘블룸 앤 구떼’ 같은 카페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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