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유가오카 베이크샵의 시크릿 레시피 - 도쿄 최고 베이커리의 인기 메뉴를 집에서!
지유가오카 베이크샵.아사모토 마코토 지음, 이소영 옮김 / 윌스타일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멋모를 땐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이 멋있어서 커피나 빵을 만드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조그마한 카페를 차려서 아침에 아라비카 원두로 커피를 내리면 그 커피향이 카페 구석구석에 퍼져서 오가는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오븐에서 갓 구워낸 빵과 함께 아침을 시작하는 그런 영화 같은 삶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빵을 배우게 되면서 내가 생각한 삶이 허울만 멀쩡했던 빈 껍데기란 사실을 아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빵을 만들기 위해 온종일 서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버터나 기름기 있는 믹싱볼을 닦는 것은 베이킹을 하는데 있어서 일상이었다. 계량하고, 믹싱하고, 팬닝한 후 굽기, 사용한 믹싱볼을 닦고 행주 빨고 구은 빵이나 쿠키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한두 종류의 빵이나 쿠기를 만드는데 4시간이 훌쩍 지나갔으니 베이킹이 얼마나 어렵고 고된 작업인지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짐작이 될 거라 생각한다.
‘자유의 언덕’이라는 뜻으로 고급 주택가와 숍들이 즐비한 도쿄 중심부에 가면 ‘지유가오카 베이크샵’이 있다. 일주일에 한번 카페의 테이블 플라워를 바꾸고, 빵 굽는 오븐의 스위치 소리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곳이자 사람들의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빵으로 구워내는 곳이 ‘지유가오카 베이크샵’이다. 이 빵집은 특이하게도 갓 구운 빵과 페스트리를 근처 커피숍이나 식료품점에 배달하고, 베이크샵이지만 단골 배전소에서 생두를 깐깐하게 고르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계절마다 바뀌는 베이크샵 메뉴(베이커리, 페스트리)와 어울리는 원두를 고르는 일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여기에 아침, 낮에는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빵이나 비스킷, 달걀을 이용한 메뉴들을 팔고 있었고, 저녁에는 주방 오븐의 불이 꺼지고 테이블에 촛불이 켜지면서 베이크샵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억을 파는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변신했다. 빵을 만드는 베이크샵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근사한 디너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으로 변신을 꽤한 ‘지유가오카 베이크샵’, 이것 또한 ‘지유가오카 베이크샵’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감동적으로 다가운 문구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매일 천전히 정성스럽게 가게를 돌보며 꾸려나가는 일. 이것이 베이크샵의 하루다. 오후 11시, 마지막 스태프가 퇴근하면, 오전 0시의 베이커리 스태프가 출근한다. 그리고 베이크샵의 하루가 또 시작된다. 이 버튼을 넘기는 순간이, 나는 너무 행복하다.(본문 126쪽 中) 이곳 ‘지유가오카 베이크샵’에는 각 메뉴를 담당하는 셰프들이 있다.(베이커리 셰프, 페스트리 셰프,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 이렇듯 여러 종류의 빵을 만드는 데 있어서 0시에 하루의 일과가 시작된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거의 24시간을 쉴 틈없이 움직이는 ‘지유가오카 베이크샵’이 있었기에 지금의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이 버튼을 넘기는 순간이 행복하다는 저자를 보면서 자신이 정말 좋아해서 하는 일에는 이렇듯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위의 문구 하나만으로도 느낄 수 있었고, 나 또한 이 책을 읽는 동안 행복했다고 그에게 말해주고 싶다.
아침, 점심(COFFEE TIME), 저녁(DINNER TIME)으로 나눠서 빵과 페스트리, 비스킷, 버거, 파스타에 대한 자세한 레시피가 담겨 있는《지유가오카 베이크샵의 시크릿 레시피》를 통해 내 스스로가 빵을 구워서 화창한 봄날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야외에서 봄소풍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계절이 바뀌고,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빵맛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유가오카 베이크샵’처럼 정성스런 빵을 구워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는다면 이 또한 ‘지유가오카 베이크샵’에 대한 예의가 될 수 있을테니까.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분들은 행복하기만을 기다릴지 말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행복 속에 베이커리가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