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위의 권력 슈퍼리치 - 2천 년을 관통한 부의 공식
존 캠프너 지음, 김수안 옮김 / 모멘텀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대한민국엔 부자인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듯 하다. 주위에 세무직 공무원 친구가 몇 있는데 말을 들어보면 세금을 잘못 내서 환급받으러 온 사람들 중에는 억 소리 날만큼 환급받아가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얘길 들었다. 이뿐만 아니다. 세금을 억 이상 내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던가? 이런 걸 봤을 때 예전에 비해 부자들이 많이 생긴 건 사실이다. 대한민국에도 이렇게 부자들이 많은데 세계적으로 봤을 때 부자들은 얼마나 많을까? 부자들은 차치하고서라도 부자의 단계를 넘어서 권력 위에 존재한다는 슈퍼리치들이 얼마나 있을지 가늠이 되질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규모와 함께 경제활동도 늘어남에 따라 세상 속에 존재하는 슈퍼 리치들이 권력 위에 올라서서 자신의 신분을 철처히 숨긴 채 세계의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본인이 앞에서 언급한 슈퍼 리치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 이 책 《권력 위의 권력 슈퍼리치》에 모두 들어있다. 과거와 현재로 구분해서 과거 카이사르, 폼페이우스와 함께 로마 공화정 시대의 제1차 삼두정치를 이끈 크라수스 장군이 역사상 최초의 부동산 투자가였다는 사실부터 그리스 귀족을 지칭하던 말이던 ‘올리가르히’가 러시아의 신흥부호를 일컫는 말로 변하면서 세계의 슈퍼 리치 집단에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웃긴건 보리스 옐친의 비호를 받던 러시아 1세대 올리가르히(베레좁스키, 미하일 호도롭스키, 로만 블라디미르 구신스키)들이 옐친의 몰락과 푸틴의 등장으로 몰락되기에 이르고, 푸틴의 비호를 받는 2세대 올리가르히(푸틴의 지인들로 구성)들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러시아의 정계를 장악해서 러시아를 계속 통치하려는 푸틴의 움직임이 얼마나 발 빠른지를 알 수 있다. 여기에 지금의 실리콘밸리을 만들어낸 빌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등 IT계의 영웅들과 말 그대로 세계의 금융경제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베어스턴스의 ‘제임스 케인’, 리먼브러더스의 ‘리처드 펄드’,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파인’과 ‘워런 버핏’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CEO들까지 세계의 슈퍼 리치들이 이 책에 모조리 등장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부자들은 자신의 노력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지만, 세계의 슈퍼 리치들은 자신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권력의 도움 없이는 슈퍼 리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권력의 힘을 등에 업어야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슈퍼 리치들, 그렇다면 악의 근원처럼 보이는 슈퍼 리치들이 이 세상에 없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에서는 부호가 생겨나는 것은 경제적인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것이고, 슈퍼 리치들은 한 나라의 정부와 은행이 펼치는 정책과 철학에 따라 철새처럼 옮겨다니면서 생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런던과 싱가프로, 취리히에 슈퍼 리치들이 모여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자가 늘 승자가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동안의 역사를 살펴보면 부는 사라지고 왕조는 소멸되지만, 슈퍼 리치는 경제적.정치적 권력 보존과 평판 세탁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축재 방법에 관계없이, 분에 넘치는 업적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본문 35쪽 中)


2천 년 전부터 시작되온 부의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부의 역사 속에서 슈퍼 리치들이 탄생했고, 앞으로도 많은 부호들이 생겨날 거라고 본다. 하지만 권력을 좋아하고, 탈세를 즐기는 슈퍼 리치들의 탄생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슈퍼 리치들이 탄생하는 걸 막을 순 없겠지만 권력과 결탁해서 경제를 뒤흔들고, 세금을 탈세하기 위해 조세회피처로 옮겨다니는 슈퍼 리치들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슈퍼 리치들 스스로 자정능력을 강화해서 ‘노블레스 오블레주’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600페이지가 넘는 책이었지만 슈퍼 리치들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부의 평행이론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걸 새삼 알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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