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 - 하루 60끼, 몸무게 27kg 희귀병을 앓고 있는 그녀가 전해 주는 삶의 메시지!
리지 벨라스케스 지음, 김정우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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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인간의 육체가 금지와 억압, 은폐의 대상이었다면 현재는 자신의 몸매를 감추려기 보다는 부러움과 추앙, 과시의 모습으로 변해버린 듯합니다. 인간의 육체가 다시금 인간들에게 평가받는 시대가 되버린 것이죠. 이런 영향으로 인해 외모는 현대인들이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외모는 학점이나 토익보다 더 관리해야 하고, 더 우선시해야 하는 스펙이 된 거 같습니다. 이런 외모지상주의로 인해 외모가 개인 간의 우열과 성패를 좌지우지한다고 믿어서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루키즘(Lookism)이라는 단어까지 생긴 걸 보면 씁쓸함을 넘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마음이 예뻐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를 외치는 오래된 노래의 가사처럼 외모만 가지고 그 사람의 됨됨이나 다른 내적인 부분까지 평가해버리는 누를 범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게 됩니다.


여러 수식어 중에서 리지 벨라스케스를 괴롭히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라는 것입니다. 선천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는 희귀병을 안고 태어난 리지 벨라스케스, 다른 여성들이 들으면 행복한 고민이라고 말할 테지만 아파본 사람 아니면 그 사람이 받는 고통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하루에 60끼를 먹어야 하는 리지의 고통은 경험 안 해본 사람은 모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에 3명만이 앓고 있는 희귀병이라고 하니, 그 두 사람 말고는 리지의 고통을 알 순 없겠지만 몸무게 27kg의 여자가 하루에 60끼를 먹는다고 상상해 본다면 그 고통은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일 테지요.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리지의 오른 쪽 눈은 완전히 시력을 잃은 상태고, 듣는 것(청력)과 뼈 건강에도 이상이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몸이 이런 상태인데도 그녀는 즐거운 마음으로 이곳 저곳을 오가며 사랑과 희망을 주제로 한 강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는 그녀의 말이 제 자신을 숙연하게 만드네요.


친구들(Friends), 가족(Family), 믿음(Faith)이 리지 그녀를 살게 하는 이유라고 말을 합니다. 나를 사랑하고 지지하는 친구들로 인해 용기를 얻고,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내 가족들이 있기에 행복하며, 하느님의 사랑 속에서 리지 자신을 지탱해주는 믿음을 통해 힘이 솟는다는 그녀죠. 주변 사람들에게 천사 같은 존재가 돼주길 원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주는 전령사가 되길 원하며, 강연을 통해 희망을 주는 그녀의 모습을 볼 때마다 그녀가 진정으로 되고 싶은 천사의 모습이 기시감(旣視感)처럼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겁니다.




죄책감과 분노, 열등감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나는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인생의 목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본문 123쪽 中)


고등학교 때 리지가 만들었던 나만의 수칙에는 다음과 같은 목표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삶의 의욕을 돋을 수 있는 동기부여 강연가가 되는 것이고, 둘째로는 자신의 인생에 관한 책을 책을 쓰고, 셋째로 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마지막으로 사랑스런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목표 말입니다. 첫 번째부터 세 번째까지는 리지가 지금까지 훌륭히 이뤄냈고, 이제 마지막으로 한 남자와 가정을 이루는 일만 남았네요.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기적이었던 리지가 이제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와 동화 같은 결혼을 꿈꾸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리지가 저 연약한 몸으로 결혼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리지는 지금까지 자신의 임무를 훌륭히 소화해냈고, 앞으로도 해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기에 자신을 사랑해줄 남자만 만난다면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가톨릭이라는 종교까지 가지고 있으니 가톨릭에서 바라는 작은 교회를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통해 ‘성가정’을 이룬다면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한 가정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지금까지 잘해왔듯이 리지를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성프란체스코 기도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희귀병을 가지고 태어난 리지 벨라스케스에게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라고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어도 리지는 그 사람들을 사랑으로 이해했고, 시력을 잃고 합병증에 시달리는 고통 속에서도 남을 먼저 생각하고 위로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의 힘을 설파하면서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그녀가 바로 이 시대의 천사라고 생각합니다. 희망이 없다고 좌절하거나 실의에 빠져 절망적인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리지가 선물하는 이 책을 통해 세상에서 마음이 가장 아름다운 여자의 천사 같은 날갯짓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리지 벨라스케스, 그녀는 이제 누가 뭐라 해도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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