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평민열전 - 평민의 눈으로 바라본 또다른 조선
허경진 지음 / 알마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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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경제가 건실하고 튼튼하려면 중산층이 살아야 된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경제적 수준이나 사회문화적 수준이 중간 정도의 위치에 있으면서 위의 상류층과 아래의 빈곤층 사이에서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주는 사람들이 바로 중산층인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이 중산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모 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사용하는 중산층 지표를 통해 우리나라 인구의 65프로 이상이 중산층이라고 발표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자료일 뿐이고, 대한민국 어디엘 가도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다. 소득과 노후의 불안정으로 인해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는 게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조선시대에도 중산층과 비슷한 부류가 있었는데 양반과 천민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바로 평민들이다. 위로는 왕족이나 양반들을 모시고 아래로는 천민들을 두었던 사람들, 그 평민들의 삶이 한시를 연구하는 국문과 교수의 눈을 통해 책으로 나왔으니 바로《조선평민열전》이란 책이다. 조선시대엔 평민(농민, 상인, 수공업자)들의 노는 물이 달랐기에 이 책에 수록된 100명이 넘는 인물들의 이력도 다양했다. 시인부터 화가, 서예, 의원, 천문학자에 효자, 효녀, 열녀에 기생까지 그 면면이 대한민국의 그들보다 화려하기까지 했다.

유명한 인물이나 위인의 전기는 읽어봤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전기를 읽어보기는 처음이다. 각 인물들의 특징들만 뽑아서 잘 간추려 놓았기에 다른 전기에 비해 읽기도 편하고, 시간의 순서가 아닌 인물 본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책이란 느낌이다. 대신 한 사람 한 사람의 분량은 짧기에 깊이있는 독서를 하는 사람들에겐 약간의 실망감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분량이 아닌 평민들의 삶을 기록한 전기가 대한민국 한문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리 문제될 건 아니다. 조선시대 민화가 그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조선평민열전》 또한 대한민국 문학사에 남긴 의미 또한 크기에 이 책을 통해 조선시대 평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평민들이 쓴 한문학을 통해 그 당시의 문화나 사회상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본다.

이처럼 수많은 평민시인들이 자기 삶을 한문학의 형식으로 표출하는 한편으로, 남다르게 살았던 평민들의 삶을 전傳 ​형식으로 서술해 남기는 움직임 또한 일어났다.(중략) 그렇게 해서 평민전기의 시대가 시작되었다.(본문 9~10쪽 中)

​지금의 대한민국도 과거 조선시대의 평민들처럼 다양한 직업들이 존재하지만 지금의 중산층들은 자신들이 조선시대 평민들보다 훨씬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책할 사람들이 많다. 조선시대 평민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저 지하에서 얼마나 비웃겠는가? 밥을 먹기 위해 양반들의 온갖 핏박을 받아가며 남의 땅에 농사짓고 살아야했던 그들의 애환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삶에 안분지족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때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이 책 《조선평민열전》을 읽는다면 조선시대 평민들의 삶을 한층 더 이해할 수 있는 뜻깊은 공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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