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

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 - 17명의 대표 인문학자가 꾸려낸 새로운 삶의 프레임
백성호 지음, 권혁재 사진 / 판미동 / 2014년 8월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를 거라고 본다. 맛있은 것을 먹을 때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원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었을 때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남에게 선행이나 자비를 베풀 때나 물질적으로 풍족할 떄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다. 이렇듯 사람마다 체감하는 행복의 종류가 다르다. 그래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한마디로 정의내리긴 상당히 애매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인생을 살다보면 행복은 잠깐이고 대부분이 불행한 삶을 사는 거라고 하는데 이 말에 동의하진 않는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광고의 카피 문구처럼 행복도 자기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기 떄문이다. 먼 곳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바로 내 옆에 숨어 있는 행복, 이 행복을 모두가 찾아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이 이렇게 다른데 인문학자들이 느끼는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이고,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인문학자 17명의 행복론이 담겨 있는 책이 바로 《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이다. 면면을 보니 익히 알고 있는 분도 계시고, 처음 뵙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자기 자신이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삶 속에 행복이 있다고 말을 한다.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면서 공부할 때 행복이 있고, 무엇이든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에 행복이 있다고 말한다. 지행합일을 실천했을 때 행복이 오고, 자유롭게 창조하고 자유롭게 소멸할 수 있을 때 행복이 온다고 그들은 말하고 있다. 거기에 이 책의 마지막에서 욕심 부리지 않고 감사한 마음으로 이 세상과 삶을 숙주로 삼아 기생하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단국대 기생충학 서민 교수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인간은 세상을, 삶을 숙주로 삼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지금 당신의 일상은 어떠한가. 여전히 고통스럽다면 숙주인들 온전할 리가 없을 터이다. 서민 교수의 책상에는 아마도 ‘과욕하지 않기’, ‘범사에 감사하기’라는 말이 붙어 있을 것만 같다. 그것이 행복한 숙주 만들기의 비결이 아니겠는가. (책 372쪽 中)

인문학자들에게 물어본 행복의 비결은 단순하면서도 명료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그리고 그 행복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성찰하고 공부하면서 내 행복은 내가 찾아가라는 진리 아닌 진리를 말해주고 있다. 맞는 말이다. 우리들은 지금까지 먼 곳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먼 곳에서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잠깐이라도 좋으니 지금 하는 모든 걸 내려 놓고 내 자신과 내 주위를 한번 둘러보기 바란다. 난 왜 이 곳에 와 있고,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가고 있는지를 말이다. 철학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바로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고, 그 답은 바로 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행복을 찾기 힘들다면 마지막에 부록으로 실린 17명의 인문학자가 뽑은 ‘내 인생을 바꾼 책’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을 대신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