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 - 다시 뛰는 생명의 북소리
고진하 지음, 연세대학교 의료원 원목실 엮음 / 넥서스CROSS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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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어머니가 심하게 아프셔서 종합병원 응급실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 봤는데 그 광경이 머리에서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응급 환자들의 괴성에 가까운 고통소리와 의사와 간호사들의 일사분란한 움직임들이 뒤섞인 혼란함 속에서 의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운명하신 분들과 울분으로 망자의 한을 달래는 가족들의 모습까지...나에겐 이런 모습들은 충격! 그 자체였다. 꼭 다른 나라에 온 것만 같고, 이런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었다. 그때 응급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올라와 창문 밖을 내려다 보면서 느낀 감정이 “저렇게 읏으면서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였다. 아무 근심없이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들이 많은 요즈음이다.

삶이 지루하거나 권태를 느낄 땐 시장이나 병원을 가보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치열함 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삶의 활력소를 얻으란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쿵쿵》도 삶의 활력을 느끼기엔 충분한 책이다. ‘세브란스 감동스토리’란 부제답게 세브란스 병원에서 일어났던 기적 같은 일들을 다루고 있는 책이 바로 심장이 뛰는 소리《쿵쿵》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과거에 아픈 사람들이었다. 병명도 어려운 ‘B세포 미만성 악성림프종양’에 걸린 차인태 전 아나운서의 이야기,  생존 가능성 1%의 기적을 뚫고 의식불명에서 깨어난 조민성 간호사의 이야기, 인두암 3기 선고를 받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암세포와 싸워서 승리한 박종화 목사의 이야기 등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 대부분은 악성 종양 환자들이나 큰 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맨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결론은 거의 사망선고를 받았던 사람들이 믿음이라는 신앙을 가지고 주님을 통해 기적적으로 병을 이겨냈다는 사실에 있다. 어디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이 책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 기적처럼 일어난 일들을 주님과 그 기도를 통해 병을 나았다는 걸로 귀결해버리는 이 책의 구성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결국엔 병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예전의 건강했던 나로 돌아온 사람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쳐주지 않을 순 없었다.

<아프기 전에는>

아프기 전에는 인생이 뭔지 몰랐어.
아프기 전에는 먹고 마시고 말하고 보고 듣고 걷고 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
몸이 아파 응급실에 실려 가고 나서야
몸이 아파 덜컥 중환자실에 눕고 나서야
산다는 것이 뭔지 조금 어렴풋해지더군.
숨을 쉴 수 없어 호흡기를 메달고 나서야
죽는다는 것이 환한 실감으로 다가오더군. (본문 에필로그 中에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암과 싸우고 있고, 여기 저기서 큰 사고들이 끊이질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고, 그 환자를 돌보기 위해 가족들은 오늘도 눈물로 밤을 지샐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 위로가 무슨 소용이 있고, 희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기적이 있기에, 1%의 기적이라도 일어났기에 희망을 잃지 마시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 이 책<쿵쿵>에는 30명의 기적같은 스토리가 들어 있다. 거의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판정을 받았음에도 ‘희망’이라는 끈을 잃지 않고 ‘기적’이라는 생명끈을 거머쥔 이 기적같은 리얼 스토리를 병원에서 아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환우 분들께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기적은 멀리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기적은 바로 당신이 이뤄내야 할 임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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