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로 보는 범죄의 흔적
유영규 지음 / 알마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대한민국 과학수사의 현주소

 

화성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을 영화로 재구성한 <살인의 추억>을 재밌게 본 기억이 있다.

힘없는 부녀자를 상대로 강제로 성폭행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서 엽기적인 살인을 저지른 범인은 아직도 잡히지 않은 채

공소시효 만료라는 숙제를 우리에게 안긴 채 영구미제사건으로 남게 된 화성연쇄살인사건, 그리고 심증만으론 범인을 잡을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상의 증명에 관한 명제인  ‘in dubio pro reo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를 여실하게 보여준 영화가 <살인의 추억>이 아니었다 싶다. 아무리 심증이 간다 하더라도 백 사람의 범인을 잡는 것보다 한 사람의 억울한 죄인을 만들어선 안된다는 것을 강조함과 동시에 범죄가 날로 발전해가는 상황에서 증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본다.

 

“이렇게나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이 발전했어?”

이 책을 읽으면서 대한민국 국과수의 기술발전에 얼마나 많은 감탄사를 연발했는지 모르겠다.

2009년에 발생한 천안 모녀 살인사건을 통해 범인이 남긴 것으로 추정된 대변에서 범인의 DNA를 추출해낸 국과수의 성과를 통해 100억분의 1그램이라는 극미세한 물질에서도 DNA를 검출해 주인을 가려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국과수가 얻었음은 물론이거니와 처참하게 살해된 천안 모녀의 원혼을 풀어줬다는 사실에 큰 점수를 주고 싶은 사건이었다. 또, 몸의 70퍼센트가 부패해서 지문채취는 물론 DNA 검출도 힘든 상황에서 피해자의 어금니가 없다는 상황만으로 범인을 밝혀낸 국과수와 경찰의 공조수사를 보면서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거기에 완전범죄를 꿈꾸며 살해한 시신들을 물속에 던져 그 속에서 영원히 잠들기를 바랐지만 시신이 물속에 가라 앉으면 부패된 시신에게서 발생되는 가스로 인해 떠오를 수밖에 없다는 진실 아닌 진실로 범죄사실이 발각된 사건들을 보면서 정말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라는 명제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됐다.

 

하지만 그들이 머릿속에서 살인의 악몽을 지울 수 없듯, 물에 숨긴 사신을 떠오르기 마련이다. 시신이 부상浮上하는 것은 신체조직을 이루는 기초물질들이 부패하면서 가스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물속에서 공기를 불어넣은 튜브가 물 밖으로 떠오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본문 203~204쪽 中)

 

연일 매스컴에서는 강력 범죄들의 범죄 기사들로 도배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어제는 사이코패스, 오늘은 소시오패스, 그리고 미래엔 또 다른 새로운 용어로 사회의 반사회적 부작용들을 쏟아낼 거라고 본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범죄의 지능화, 다양화, 흉포화에 맞서 대한민국 경찰들의 범죄수사와 국립과학수사 연구소의 과학기술은 더욱 더 발전하는 상황이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나와 내 가족에게도 생길 수 있는 일이기에 마냥 안심만 할 수는 없다. 이런 불안함 속에서 지금 범행을 계획하려는 범죄자들이 이 책 『과학수사로 보는 범죄의 흔적』을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고,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기고, 꼭 잡힌다’ 라는 진리를 그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마지막은 완전범죄를 저질렀다는 쾌락과 즐거움이 아닌 언젠가는 꼭 잡히고야 만다는 국과수와 대한민국 경찰의 강력한 힘이라는 것을!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